16년 만에 3대 부자 된 마화텅의 통 큰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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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16-05-23 08:04|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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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화텅(马化腾) 텐센트(중국명 腾讯) 창업 CEO는 최근 보유 주식 1억 주를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선언했다. 165.7억 홍콩 달러(인민폐 138억 위안) 정도 되니까 약 2조 3480억 원을 기부한 셈이다. 중국에서 보기 드물게 통 큰 기부를 한 마화텅은 포춘 선정 ‘2016 중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부자 50인’ 명단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마화텅의 재산은 현재 206억 달러다. 부동산 재벌인 왕젠린(王健林) 완다 회장의 318억 달러나 292억 달러인 알리바바 창업주 마윈(马云)에는 못 미치지만 140억 달러인 리옌훙(李彦宏) 바이두 회장보다는 많은 3위다. 138억 위안을 기부한 이후에도 마화텅의 부자 순위에는 변함이 없다.
QQ라는 인터넷 메신저를 개발한 마화텅의 성공 스토리는 마윈과 닮았다. 마씨 2인방이 초창기 무일푼으로 시작해 당시 인터넷업계에 넘지 못할 산으로 통하던 시나(新浪)닷컴이나 소후(搜狐) 왕이(网易)를 제치고 최후의 승자가 됐기 때문이다.
마화텅은 불과 16년 전만해도 100만 위안도 못 구해 발을 동동 구르던 가난한 인터넷 개발자였다. 컴퓨터를 만지고 놀던 마화텅이 선전(深圳)대학 컴퓨터학과 동기인 장즈둥(张志东)과 텅쉰을 창업한 것은 1998년 11월의 일이다. 얼마 후 쩡리칭(曾李青) 쉬천화(许晨晔) 천이단(陈一丹)이 가세하면서 창업 5인방 체제를 갖춘다.
당시 텅쉰은 장기 계획도 없고 핵심 제품도 없었다. 가장 중요한 자금은 더 더욱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증시에 상장한다는 것은 꿈도 꿀 수 없었다. 게다가 당시 중국에는 텅쉰 같은 인터넷 업체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난다.
수익모델은 선전전신(深圳电信)이나 선전롄퉁(深圳联通)과 같은 몇 몇 이동통신 업체로부터 외주를 받는 게 전부였다. 조금 씩 돈을 벌어 생활이나 하다가 외부 상황이 좋아지면 사업을 키워야겠다는 희망이 그들이 가진 전 재산이었던 셈이다.
첫 사업은 선전톈신(深圳电信) 납품용으로 개발한 메신저 소프트웨어다. 절반은 베끼고 절반은 창작을 가미했다. 이 때 만든 소프트웨어가 바로 나중에 QQ로 이름을 바꾼 ‘OICQ’다. 엄격히 따지면 ‘OICQ’는 복제품이다. 원본은 이스라엘 기술자 3인이 개발한 ‘ICQ’다. 인터넷 상에서 메신저를 보내거나 채팅을 하기에 편리하게 만들어진 소프트웨어다. 한 마디로
세계에서 첫 번째로 나온 메신저 소프트웨어를 텅쉰이 한자로 사용할 수 있게 개조한 것이다. 나중에 아메리카온라인(AOL)에 4억700만 달러를 받고 팔았으니 개발 가치가 그 정도 되는 셈이다.
OICQ가 나오자 시장의 반응은 뜨거웠다. 고객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덕분에 텅쉰과 마화텅도 업계에서 한 발 앞서 나간다. 그런데도 마화텅은 아주 난감해졌다. 인터넷 상에서 노는 프로그램을 만드는데 많은 돈을 투자했지만 막상 수익과는 연결이 안 됐기 때문이다.
공짜 프로그램이라서 고객만 눈덩이 처럼 늘고 애프터 서비스 수요로 인해 운영 부담도 만만치 않았다.
당시 시장에서는 고객의 상업 가치를 인정하지 않았다. 마화텅은 늘어나는 운영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사방으로 돈을 빌리러 다닌다.
그러나 돈을 벌지 못하는 프로그램에 투자를 할 사람은 나타나지 않았다. 프로그램을 개발한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자금이 바닥났다. 위탁 관리하는 서비스 컴퓨터를 관리할 비용도 대기 힘들었다.
눈에 불을 밝히고 밤낮으로 투자자를 물색했으나 허사였다. 메신저 프로그램을 만든 것은 텅쉰 만은 아니었다. 다른 업체들이 텅쉰 보다 오히려 잘나가던 시절이다. 이들 기업의 생존 방식은 텅쉰의 초창기와 똑 같았다. 제품을 개발해서 통신 대기업에 판매하는 방식이다.
투자자를 찾지 못해 돈이 궁한 마화텅도 과거의 하청업체 방식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OICQ을 한 단계 더 개량하면 충분히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낙찰을 받기 위해 제품이 완전히 개발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응찰 원서를 내면서 입찰에 참여했으나 결과는 낙방이었다.
낙찰 받은 회사들은 자기의 기술을 통신 대기업에 팔아버리고 영업을 접었다. 반면 낙방을 거듭하던 텅쉰은 다행히 QQ를 끝까지 보유하게 된다.
경쟁사들이 하나 둘 씩 사라지면서 QQ는 유아독존의 기회를 잡았지만 늘 자금이 부족했다. 마화텅은 사방으로 돈을 구하러 다녔지만 가는 곳마다 벽에 부딪쳤다고 당시를 회고한다. 텅쉰의 주주인 선전싸이거(深圳赛格)그룹이나 광둥뎬신(广东电信)을 찾아가 “OICQ”를 300만 위안에 팔겠다고 해도 아무도 그의 말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협력 업체였던 중베이쉰후(中北寻呼)그룹에 가서는 100만 위안 깎아서 “OICQ”를 팔겠다고 제안했다. 중베이 측은 “200만 위안짜리 컴퓨터 프로그램을 사라는 말이냐”며 놀려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