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차, 중국 판매 급감…일본에 밀리고 중국에 쫓기고
한국산 자동차의 올해 들어 중국 시장에서 판매 급감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에 따른 후폭풍 뿐 만 아니라 일본과 중국 현지 업체 등과 비교해 경쟁력 자체가 떨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산업연구원(KIET)이 내놓은 '사드 문제가 자동차업계에 미친 영향과 향후 대응전략 - 2012년 중·일 영토분쟁과 비교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월, 4월, 5월 한국 자동차의 중국 내 판매는 각각 52.7%와 65.1%, 65.1% 떨어졌다. 이 중 5월은 2009년 이후 월별 판매 최저 수준이다.
2014년 9%에 달했던 한국 차의 중국 시장 점유율도 올해 1월 5%로 떨어졌고, 3월에는 3.4%, 4월과 5월에는 3.0%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KIET는 한국 차의 중국 시장 판매 급감 원인에 대해 브랜드 이미지에서 일본 차에 밀리는 데다 중국 차의 품질과 안전도가 급격히 상승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한국과 유사한 정치적 갈등을 겪은 바 있는 일본은 2012년 중국과 영토분쟁에 따라 불매 운동이 벌어져 9월, 10월, 11월 중국 내 일
본 차 판매는 각각 41.1%, 58.0%, 37.0% 감소했지만, 현지 전략차, 신차 할인 등을 앞세워 빠르게 감소율을 만회해나갔다.
아울러 올해 한국차가 부진을 겪을 당시 일본 차 브랜드들은 일제히 판매 상승세를 나타내며 반사효과를 누렸다.
중국 현지 기업이 올해 내수 점유율을 44.7%까지 끌어올리며 세계 100대 자동차 브랜드에 15개씩이나 이름을 올리는 등 최근 가격 인하에도 품질과 안전도를 크게 높아진 점 역시 한국 차에게는 위협 요소로 꼽혔다.
KIET는 한국차 업체들이 고품질·저가격, SUV(스포츠유틸리티차)를 중심으로 한 중국 현지에 맞는 차량 개발, 디자인 및 성능 차별화, 새 거래처 확보 등에 나설 것을 제안했다.
김양혁기자 mj@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