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머니 세계시장 “싹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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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13-06-09 06:46|본문
“발 넓히는” 기업사냥군
차, 가전, PC, 와인, 영화관 업종, 국가 불문 “꿀꺽”
중국 최대 육류가공업체 쌍회가 지난달 29일 미국 최대 돼지고기가공업체 스미스필드푸드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인수금액은 71억딸라. 현금 41억딸라를 주고 부채를 떠안는 조건이다. 미국정부의 승인절차 등이 남았지만 성사될 경우 중국 민간기업의 미국기업 인수사상 최대규모다.
세계 최대 리조트 체인인 프랑스 “클럽메드”도 지난달 27일 중국 푸싱그룹품으로 들어갔다. 푸싱그룹은 프랑스 악사보험산하 사모펀드와 공동으로 클럽메드를 인수하기로 했다. 총 인수금액은 5억4,130만유로다.
“차이나머니”가 세계기업을 상대로 식탐을 과시하고있다. 외환보유액 세계 1위를 내세워 해외기업 사냥에 적극 나서고있는것.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해외투자는 총 772억딸라. 전년보다 8.6% 늘어 세계 5위의 해외직접투자(ODI) 국가로 올라섰다. 이중 인수합병(M&A)에 들인 돈은 652억딸라다. 2008년 103억딸라에 불과했던 M&A 비용이 5년새 5배 늘어난것이다. 지난해 세계 국가간 직접투자규모는 1조3,000억딸라로 전년보다 18.3% 줄어든것과 크게 대비된다.
로빈 뷰 이코노미스트인텔리전스유닛(EIU)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017년 중국의 ODI는 1,720억딸라를 넘어설 전망”이라며 “5년내 글로벌경제에서 중국의 역할은 세계 최대 제조업공장이 아닌 세계 최대 투자자가 될것”이라고 말했다.
○ 년간 620억딸라 해외기업 사냥
중국이 “기업사냥군”이 된건 2000년대 들어서다. 1978년 개혁개방이후 중국경제는 눈부신 성장을 이뤘다. 2000년대 들어 안정적인 성장단계에 접어들면서 중국기업은 구매력이 높아졌고 해외기업 M&A에 눈을 돌렸다. 중국의 10차 5개년계획(2001~2005) 때도 이미 외국인 직접투자(FDI)와 련계한 ODI 활성화 방안이 등장했다.
때마침 2008년 금융위기직후 유럽과 미국 기업이 매물로 나오기 시작했다. 중국은 야금야금 이 기업들을 사들였다. 최근에는 유럽과 미국, 일본 등 각국의 량적완화로 시중에 돈이 풀리면서 막대한 현금을 보유한 중국기업들이 저금리를 리용해 기업매수에 나서고있다.
중국의 M&A 트렌드는 최근 두가지가 달라졌다. 국영기업이 아닌 민간기업이 늘었다는것과 자원사냥에서 벗어나 서비스업 등 다양한 업종을 겨냥하고있다는것이다.
중국 민영기업의 해외 M&A 투자는 지난해 255억딸라를 기록했다. 이는 5년새 600%나 증가한 수치다. 스미스필드와 클럽메드외에도 최근 중국기업의 M&A 행보는 변화무쌍하다. 중국 최대 극장체인인 대련만달은 미국 2위 영화관 체인인 AMC엔터테인먼트홀딩스를 최근 26억딸라에 인수한데 이어 영국의 오데온앤UCI시네마홀딩스와 뷰엔터테인먼트 등 유럽 영화 체인에도 눈독을 들이고있다.
영국의 시리얼브랜드 위타빅스를 비롯해 뉴질랜드 락농업체 신라이트밀크, 오스트랄리아 식품회사 미나센, 오스트랄리아 와인업체도 중국에 넘어갔다. 자동차, 전자 업종도 마찬가지다. 레노보그룹은 2005년 IBM의 PC사업부문을 22억딸라에 인수했고 하이얼그룹도 2011년 100억엔을 투자해 일본 산요 백색가전부문을 인수했다. 중국 길리는 2010년 자동차회사 볼보를 18억딸라에 사들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정부가 올해부터 3차산업을 새 성장동력으로 키우겠다고 한 이후 민간기업의 M&A 사냥이 더 활기를 띠고있다”고 설명했다.
○ 아프리카~오스트랄리아 세계자원 싹쓸이
중국의 전형적인 자원사냥도 아프리카를 넘어 세계로 번지고있는 추세다. 미국 헤리티지재단은 지난 1월 중국의 해외투자분석보고서에서 지난해 중국의 해외투자중 북미지역이 가장 많았고 미국 투자액도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밝혔다. 지난 2월말 중국 국영석유기업 해양석유총공사(CNOOC)는 카나다 석유업체 넥센을 인수했다. 인수금액만 151억딸라로 중국기업사상 최대규모였다. 시노펙도 지난 2월 미국 체서피크에너지의 라임가수 광고지분 50%를 10억2,000만딸라에 사들였다. 중국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CIC)는 영국 히드로공항의 지분 일부와 런던 상하수도관리 민간위탁업체 템스워터의 지분 일부를 사들였다. 국영기업 중국장강삼협공사(CTGC)는 뽀루뚜갈 전력업체 EDP의 지분 21%도 인수했다.
중남미와 오세아니아 자원투자도 크게 늘었다. 중남미 투자비중은 2005~2007년 7%에서 2008~2012년 17%로, 오세아니아도 같은 기간 8%에서 14%로 높아졌다.
브라질은 2008년 이후 5년간 외자유치액중 12%가 중국이였다. 에꽈도르, 아르헨띠나, 베네수엘라 등도 총 외자유치액중 중국의 직접투자비중이 20%를 웃돌았다.
중국은 2년새 오스트랄리아 아이스톤탄광 지분 30%, 오스트랄리아광산압체 칼레돈, 세계 최대 광산업체인 오스트랄리아 BHP빌리턴의 액화천연가스(LNG) 사업부문 등을 사들였다.
○ 중국 M&A 실패률 10% 웃돌아
중국의 자원, 기업 사냥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높다. 세계 곳곳에서 중국기업의 M&A가 무산되는 사례도 속출하고있다. 중국의 M&A 실패률은 10%를 웃돈다. 지난해 10월 중국 항공기 제조업체인 북경줘웨항공은 17억9,000만딸라에 미국 중소형비행기제조업체 호커비치크래프트를 인수하려고 했으나 미국 국방기술 류출우려에 부딪쳐 실패했다. 2005년 CNOOC가 미국 석유업체 유노콜을 인수하려 할 때도 미국은 국가안보가 위협당할수 있다는 리유로 승인을 거절했다.
쌍회의 스미스필드 인수도 미국정부가 허용할지는 미지수다. 미 재무부 산하 외국인투자위원회(CFIUS) 승인이 남아있는데다 중국의 식품안전에 대한 우려로 고객들의 반발이 거세기때문이다. WSJ는 “돼지고기가 식량안보와 관련돼있고 타이기업 등 다른 투자자들이 속속 등장하고있기때문에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전했다.
국내 언론들도 일본의 사례를 들며 M&A 행보에 좀 더 신중한 태도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1980년대 엔화가치가 올라 일본기업이 부를 얻게 됐지만 경영능력을 과대평가해 맹목적으로 M&A에 나섰다가 난관에 부딪쳤다는것이다. 신화통신은 “미국의 시장경제력사가 오래됐기 때문에 기업 대부분이 브랜드관리와 기술력, 경영능력 모두 세계 최고수준”이라며 “중국기업은 M&A 이후 어떻게 운영할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해외 투자붐은 계속될 전망이다. 지난 4월 박오포럼에 참석한 습근평주석은 앞으로 5년간 5,000억딸라를 해외에 투자하겠다고 공언했다. 리극강총리도 최근 국무원상무회의에서 개인의 해외 직접투자 허용방안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료녕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