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경제대국으로 '우뚝' 서게 만든 역사적 인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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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11-11-16 08:24|본문
1978년 덩샤오핑의 자유개방 노선의 채택으로 경제 전환점을 마련
중국의 성장이 무섭다. 중국은 2001년 이후 매년 9% 이상의 고도성장을 해 2010년 국내총생산(GDP) 5조8,800억달러를 달성, 2위였던 일본(5조4,700억달러)을 추월했다. 또한 3조 달러인 외환보유고는 세계 1위다. 이같은 중국의 성장 근원은 무엇일까?
최근 '먼나라 이웃나라 중국 현대편' 책을 낸 이원복 교수를 만나 이유를 물었다. '먼나라 이웃나라 중국 현대편'은 중화민국 수립부터 중국공산당 창당, 국공합작과 결렬, 일본의 중국침략, 중화인민공화국의 탄생, 문화대혁명을 거쳐 세계 경제대국으로 우뚝 서기까지 파란만장한 중국의 현대사를 담았다.
▲ 이원복 교수·만화가
이원복 교수는 "책을 쓰기 전까지 중국을 자유와 인권이 억눌린 공산국가라고 생각했지만, 책을 쓰면서 생각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현재 중국은 굶어 죽는 사람이 없는 역사상 가장 풍요로운 시대가 왔다"며 "2030년이 되면 미국을 초월해서 세계 1위 경제대국이 되어 경제 뿐 아니라 문화, 정치적인 부분에서도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의 경제성장이 눈부시지만, 이를 회의적으로 보는 시선도 적지 않다. 인권과 자유가 없기 때문에 경제가 발전할수록 내부 갈등의 골이 깊어질 것이고 결국에는 폭발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중국은 역사상 서구적인 인권과 자유를 누려본 역사가 없기 때문에 내란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중국의 고도 경제 성장의 배경에 대해 "국가의 권력을 나누지 않았던 것도 일조했다"며 "제국시대는 천자에게, 그 후 쑨원부터 덩샤오핑까지는 개인에게 권력이 이양됐고 그 후 공산당이 권력을 집권해 고도성장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1949년 10월 마오쩌둥이 이끄는 중국 공산당은 국민당과의 내전에서 승리하여 중국을 통일했다. '농민은 물이고 군대는 물고기다'라는 이념 아래 마오쩌둥의 공산당은 소련식 사회주의를 버리고 농민 중심의 중국식 공산주의를 만들었다.
하지만 마오쩌둥의 공산당은 대약진운동과 문화대혁명의 추진으로 5000만명을 죽이는 결과를 나았다. 그 후 마오쩌둥식 공산주의를 대폭 수정한 인물은 덩샤오핑이다. 그는 사회주의 국가들이 몰락했던 1980대 후반부터 중국을 더욱 강력한 대국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이 교수는 '1978년 12월18일 공산당 회의에서 자유개방 노선의 채택'을 중국 경제 발전의 신호탄으로 꼽았다. 이날 덩샤오핑은 계급투쟁 노선을 포기하고 자유개방 노선을 표방해 사회주의 시스템의 체질개선을 천명했기 때문이다.
덩샤오핑은 '흑묘백묘론(쥐를 잡을 수 있다면 흰 고양이든 검은 고양이든 상관없다)'을 내세워 이데올로기보다 실리를 추구했다. 공산당의 집권이 보장된다면 나라와 인민을 위해 정책을 수정하고 보완할 수도 있다는 논리였다. 이 교수는 "중국의 공산주의는 사회주의적 자본주의"라고 표현하면서 "공동체의 행복에 최고의 가치를 두기 때문에 사회주의냐 자본주의냐가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이러한 중국의 사회주의 시스템은 북한과는 달랐다. 중국이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도약하는 동안 북한은 먹을 것이 없어 굶어죽는 나라가 됐다. 지난달 13일 세계식량정책연구소(IFPRI)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에서 굶주려 영양부족 상태에 빠진 주민의 수는 840만명으로, 이는 전체 주민의 35%에 달하는 수치이다.
이 교수는 북한 주민이 굶주리는 원인에 대해 "북한은 분단국가이고 1인 독재와 체제유지가 목표이기 때문에 무리하게 높은 군사비를 사용한다"며 "최근 화폐개혁의 실패 또한 더욱 주민들이 나락으로 빠지게 하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결국 "북한은 개혁개방을 하는 순간 체제가 붕괴될 수밖에 없어 폐쇄적 경제정책만 쓰게 되는 것"이라고 정리했다.
'먼나라 이웃나라 중국 현대편'은 1987년 단행본으로 출간된 이후 현재까지 1400여만부가 팔린 '먼나라 이웃나라'의 14번째 작품이다. 1981년 프랑스, 스위스 등 유럽 6개국 연재를 시작으로 일본(2000년), 한국(2002년), 미국(2004-2005년)편, 2010년 '중국 근대'편에 이어 올해 9월 '중국 현대 편'이 나오면서 10개국 시리즈가 완성됐다.
이원복 교수는 "전쟁통(한국전쟁)에 유일하게 할 수 있던 놀이가 낙서였다"며 "중학교 때 학교신문에 만화를 연재했고, 고등학교 때는 만화를 베끼는 아르바이트를 한 것이 만화가가 된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바람이 있다면 앞으로 5~7년 정도 일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민감한 문제라 자신은 없지만 꼭 남북한의 현대사를 만화로 만들어 보고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