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와 복무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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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 :11-01-17 10:35|본문
한국 대구의 대구백화점 건너편 골목길의 삼락식당. 장찌개로 유명한 곳이다. 역사가 오랜 음식점 대부분이 그러하듯 국물 맛에 그 집 특유의 맛깔이 배어있는 곳이다.
동성프라자 건물이 들어서기 전에는 약간의 공터를 끼고 있어 수더분한 입구의 모양새마저 좋았는데, 아쉽게도 지금은 빌딩 한 구석에 콕 처박혀 있다. 입지가 다소 안쓰러워 보이긴 하나 ‘맛자랑 멋자랑' 프로에 등장하지 않아서 그런지 쓰잘 데 없이 요란한 입간판 따위가 없어서 더욱 마음 편한 곳이다.
어느 날 혼자서 늦은 점심을 먹게 되었는데, 밑반찬 무언가가 부족하여 가까이 있던 종업원 아줌마에게 조금 더 달라고 하였더니, 40대 중반쯤으로 보이는 그분이 주방 가까이에 있던 다른 종업원 아줌마에게 하는 말은 뜻밖에도 “저기 시계 밑의 탁자 손님께 ○○ 좀 더 갖다 드리세요"였다.
참 도대체 얼마만이었던가, ‘○번 손님', ‘○번 테이블 손님'으로 불려지지 않은지가…. 익명의 호칭이긴 하였으나 분명 ‘○번 손님'이 아닌 ‘시계 밑의 탁자 손님'이라는 내 식탁의 구체적 위치가 드러났고, 나는 순간적이나마 음식점 수익의 한 부분이 아닌 ‘사람 대접'을 받은 듯 하였다. 그날은 왼종일 괜히 기분이 좋았다.
온돌문화에서 살아 온 우리네는 아랫목에 정성으로 넣어둔 ‘더운 밥'을 ‘찬밥'과 구분짓고 있으며, 이 더운 밥을 누릴 처지나 자격이 못 되는 경우를 ‘찬밥 신세'라 부르고 있다. 그러니 크고 정갈한 일류 음식점에서 예삿 손님이 아닌 바에야 물리적으로 ‘더운 밥'을 먹기야 하지만 실제로는 ‘찬밥 신세'를 면하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단체 손님의 옆자리에 끼어든 ‘나 홀로' 손님인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 수적 열세를 만회할 방법이 전혀 없기에 심리적 위축을 받기 꼭 알맞다.
반면 이곳 사람들의 음식점에서의 처신은 우리네 눈으로는 꽤 이상할 정도로 너무 당당하다. 종업원의 ‘서비스'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당장의 맞대응보다는 다음에 그집을 이용하지 않는 것으로 마무리하는 우리네 처신과는 달리 이네들은 다음은 다음이고 당장의 ‘복무'에 대해 일갈하기 일쑤이다. ‘서비스'와 ‘복무'사이의 개념차이라고나 해야 할지. 게다가 주변상황에 전혀 개의치 않고 큰 소리로 떠들기를 서슴지 않는다. 옆 좌석을 의식하며 가급적 불편을 끼치지 않으려는 우리네와는 무척 대조적이다.
하긴 음식점에서의 매너야 어찌되었건 가장 기본적인 ‘먹는 일'에 있어 ‘사람 대접'을 받아가며‘사람답게' 먹기를 원하는 마음이야 어딜 가나 매양 한가지일 것이다. 그나저나 이곳의 밥집들도 규모나 설비 외에 여러모로 참 빠르게 바뀌고 있음을 피부로 느끼는 요즘이다.
동성프라자 건물이 들어서기 전에는 약간의 공터를 끼고 있어 수더분한 입구의 모양새마저 좋았는데, 아쉽게도 지금은 빌딩 한 구석에 콕 처박혀 있다. 입지가 다소 안쓰러워 보이긴 하나 ‘맛자랑 멋자랑' 프로에 등장하지 않아서 그런지 쓰잘 데 없이 요란한 입간판 따위가 없어서 더욱 마음 편한 곳이다.
어느 날 혼자서 늦은 점심을 먹게 되었는데, 밑반찬 무언가가 부족하여 가까이 있던 종업원 아줌마에게 조금 더 달라고 하였더니, 40대 중반쯤으로 보이는 그분이 주방 가까이에 있던 다른 종업원 아줌마에게 하는 말은 뜻밖에도 “저기 시계 밑의 탁자 손님께 ○○ 좀 더 갖다 드리세요"였다.
참 도대체 얼마만이었던가, ‘○번 손님', ‘○번 테이블 손님'으로 불려지지 않은지가…. 익명의 호칭이긴 하였으나 분명 ‘○번 손님'이 아닌 ‘시계 밑의 탁자 손님'이라는 내 식탁의 구체적 위치가 드러났고, 나는 순간적이나마 음식점 수익의 한 부분이 아닌 ‘사람 대접'을 받은 듯 하였다. 그날은 왼종일 괜히 기분이 좋았다.
온돌문화에서 살아 온 우리네는 아랫목에 정성으로 넣어둔 ‘더운 밥'을 ‘찬밥'과 구분짓고 있으며, 이 더운 밥을 누릴 처지나 자격이 못 되는 경우를 ‘찬밥 신세'라 부르고 있다. 그러니 크고 정갈한 일류 음식점에서 예삿 손님이 아닌 바에야 물리적으로 ‘더운 밥'을 먹기야 하지만 실제로는 ‘찬밥 신세'를 면하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단체 손님의 옆자리에 끼어든 ‘나 홀로' 손님인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 수적 열세를 만회할 방법이 전혀 없기에 심리적 위축을 받기 꼭 알맞다.
반면 이곳 사람들의 음식점에서의 처신은 우리네 눈으로는 꽤 이상할 정도로 너무 당당하다. 종업원의 ‘서비스'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당장의 맞대응보다는 다음에 그집을 이용하지 않는 것으로 마무리하는 우리네 처신과는 달리 이네들은 다음은 다음이고 당장의 ‘복무'에 대해 일갈하기 일쑤이다. ‘서비스'와 ‘복무'사이의 개념차이라고나 해야 할지. 게다가 주변상황에 전혀 개의치 않고 큰 소리로 떠들기를 서슴지 않는다. 옆 좌석을 의식하며 가급적 불편을 끼치지 않으려는 우리네와는 무척 대조적이다.
하긴 음식점에서의 매너야 어찌되었건 가장 기본적인 ‘먹는 일'에 있어 ‘사람 대접'을 받아가며‘사람답게' 먹기를 원하는 마음이야 어딜 가나 매양 한가지일 것이다. 그나저나 이곳의 밥집들도 규모나 설비 외에 여러모로 참 빠르게 바뀌고 있음을 피부로 느끼는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