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누구에게 뭘 팔아야하나, 이것 알면 중국 사업 절반 성공
2018-11-30
고난과 가난, 수치의 기억이 그들 머릿속엔 없습니다. 폭발적인 경제성장, 번영과 굴기의 시대에 자란 그들의 마음속엔 오직 자부심만이 충만하지요. ‘반항’ ‘어디로 튈지 모르는 불가측성’ ‘나태함’ ‘창의’ ‘쿨(냉정)’ ‘이기심’ ‘카르페디엠’ ’이성’ ‘인터넷’ ‘스마트폰’ ‘SNS’ 이들을 규정짓는 키워드입니다.
미래 중국의 주인 주링허우(90後, 90년대 출생자)가 바로 그들이지요. 주링허우는 1990년에서 1999년사이에 태어난 세대라는 뜻입니다.
2019년 그들은 모두 20줄에 들어섭니다. 공자는 관례(冠禮)를 한다 해서 나이 스물을 약관이라고 했습니다. 관례란 벼슬(직장)을 얻고 혼례(장가)를 올린다는 뜻입니다. 청소년기에서 벗어나 어엿한 사회인이 되는 것이지요.
중국의 주링허우는 2016년 기준 약 2억3천만 명에 달합니다. 전체 인구의 약 17% 정도 됩니다. 이들은 경제활동 중심세대인 바링허우(80년대생)나 치링허우(70년대생) 이상으로 구매력이 왕성합니다.
70년대생과 80년대생은 각각 안정된 삶과 사업성공(출세)에 목을 매지만 주링허우들은 ‘내가 하고 싶은 일’ 하는 것을 최고의 가치로 여깁니다.
주링허우가 출생의 울음을 터트릴 무렵 중국은 계획경제와 결별, 빠르게 시장경제로 진입합니다. 체제개혁에 따라 정부가 직장을 배정하는 관행이 바뀌고, 집집마다 주택을 분배해주던 제도도 1998년 중단됩니다. 주링허우 부모들은 아파트를 사고 주링허우 ‘소황제’ 자녀를 양육하기 위해 밤낮없이 죽어라 일을 해야했지요.
중국에 인터넷이 도입된 게 1994년 무렵이었으니 인터넷과 휴대폰은 그들의 죽마고우인 셈입니다. 서방 소비문화의 아이콘들도 그들의 출생과 함께 중국에 물밀 듯 들어옵니다.
주링허우 맏형 1990년생이 태어날 때 맥도날드가 중국 선전에 1호 매장을 냈고, 막내들이 태어난 1999년에는 스타벅스가 베이징에 1호점을 개설합니다. 이에 비해 전세대인 바링허우 출생시엔 후반(1987년)에 들어 KFC가 베이징에 첫 입성했을 정도였죠.
주링허우는 10년 윗세대인 80년대생을 보고 ‘인생 낙(樂)을 모르는 불쌍한 세대’라고 말합니다. 이에 대해 80년대생은 ‘우리도 다 경험해본 것들’이라며 가소롭다고 합니다.
문화대혁명 시기에 태어난 아버지뻘 류링 허우 (60년대생) 세대들이 ‘우리에겐 신(神, 종교)이 없었다’고 말하면 주링허우들은 ‘이 시대엔 우리가 곧 신입니다’고 대꾸한다고 하네요. 누구보다 재기발랄하고 창의력이 풍부한 세대로서 그들 중에 제2, 제3의 또 어떤 마윈이 나올지 모릅니다.
주링허우의 생활철학은 한마디로 현재의 삶을 가장 중시하는 ‘카르페디엠’입니다. 미래 걱정을 아예 접어두고 사는 데다 부모들이 어느정도 뒤를 봐주니 중국에서 가장 복 받은 세대라고 할 수 있지요.
하지만 그들 역시 현대 사회가 직면한 보편적 고민, 즉 성장둔화 환경오염 부패와 범죄 식품안전 등의 문제로부터 완전 자유로울 수는 없겠지요.
그들은 철저히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 즐기며 삽니다. 그들 눈에 출세와 안정만을 희구하는 80년대생과 70년대생은 고리타분한 세대이며 인생의 참된 의미를 모르는 불쌍한 사람들입니다.
주링허우 직장인들가운데 10명 중 4명은 월급을 타자마자 그달로 다 써버리는 웨광주(月光族)들입니다. 심지어 3.6명꼴은 월급보다 지출이 더 많은 적자인생을 삽니다. 내일을 위해 저축을 하는 사람은 10명에 고작 2.6명꼴입니다.
직전세대인 바링허우가 실용적인 소비에 관심이 많다면 주링허우는 패션이나 화장품 소비에 있어 한껏 멋을 내고 폼을 잡는데 더 신경을 쓴다고 볼 수 있지요. 주링허우의 해외 선호 여행지는 홍콩과 서울, 싱가포르 방콕 대만입니다.
물론 2017년 한국의 사드 사태 이후에는 순위에 다소 변화가 있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아무리 좋아하던 스타라도 도덕적 스캔들이 한번 터지면 그 즉시 추종을 거부한다는 겁니다. 또한 이들은 국내외 기업 막론하고 사회 공헌도가 높은 기업 브랜드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주링허우가 직업선택 시 젤 먼저 고려하는 것은 적성과 직장분위기, 장래성 등이며 월급은 후순위라고 합니다. 이기적이고 독선적이고 반항적이기까지 하지만 그래도 나라가 외부로부터 모욕을 당할 때에는 언제냐 싶게 똘똘 뭉쳐 콘크리트 애국심을 발휘합니다.
중국 주링허우들의 이런 의식구조 및 행동방식을 면밀히 살피는 것이야말로 외국기업들이 중국 현지 경영에서 성공하는 첩경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