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적 모방의 대표주자 샤오미(小米)가 애플을 따라 잡는다
샤오미(小米)가 갖고 있는 별명을 왜 '대륙의 실수'라고 하는지?
우리가 흔히 인식하는 중국 물건의 이미지는 선진국의 제품을 모방하여 낮은 퀄리티의 제품을 싸게 만들어 잘 망가지고 별로인 제품들로 생각하는데 샤오미는 일반적인 중국산 제품들과는 다르게 퀄리티가 우수해서 중국이 왠일로 고퀄리티 제품을 만들었나!
중국이 저런 퀄리티를 뽑아낼 리가 없는데 실수한거다!
해서 '대륙의 실수'라고 부르지 않았나 싶다.
오늘 뉴스에 인도에서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이 샤오미가 25%로 1위업체가 되면서 삼성 스마트폰 점유율 23%를 눌렀다고 야단들이다.
그러면서 삼성 스마트폰이 현재까지는 세계 시장점유율이 1위이지만 애플과 샤오미 등살에 끼여 언제 1위 자리를 내줄지 모른다고 우려와 걱정 섞인 논평들이 나온다.
어떤 영화가 공전의 히트를 하는 경우를 보는데 자세히 살펴보면 원래 히트했던 원작을 리메이크한 경우가 있다.
영화 산업에서 공을 들인 작품도 관객 수를 보장할 수 없기 때문에 흥행과 스토리가 이미 검증된 기존 작품을 활용하는 것이 성공율을 높힐 것이라는 기대가 많은 게 사실이다.
그러나 리메이크 영화들은 대중의 관심을 끌지만 원작과 비교되는 리스크도 있는게 사실이다.
기업 경영도 마찬가지이다. 성공적인 다른 기업을 모방하는 것은 경영자들의 흔한 선택 중 하나이다.
모방의 이면에는 다른 기업의 성공을 따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깔려있다.
기업들이 모방을 하는데는 정보 기반의 동기와 경쟁 기반의 동기,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기업들은 선도 기업이 보다 우월한 정보를 갖고 있다고 믿기 때문에 모방한다.
이들의 비즈니스 모델 및 제품은 이미 시장에서 검증된 것이므로 이를 벤치마킹하는 것이 비용도 적게 들고, 위험성도 낮다.
이런 경우는 선두 기업이 아니라 차위 기업을 추구하는 모양새다. 둘째, 경쟁 기반의 모방은 선도 기업과 유사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고자 하는 동기에서 비롯된다.
이런 경우는 선도 기업 제품들 중 시장에서 반응이 좋은 제품을 조금씩 변형하여 가격을 차별화하여 따라만 가는 모양새다.
그런데 다른 기업을 단순히 따라하는 미투(me-too) 전략은 분명한 한계가 있다. 맹목적 모방만으로는 경쟁 등위를 이룰 수 있을지는 몰라도 경쟁 우위에 이르게 할 수는 없다.
지속적 경쟁 우위는 근본적으로 경쟁자들이 쉽게 모방할 수 없는 차별화된 것으로부터 나오기 때문이다. 일반 제조업종에 회자되는 이야기에 '절대 선두에 나서서 제품을 개발하고 시장 개척하는 일은 안한다.
오로지 뒤따라 가며 카피해서 검증된 시장에서만 몸빠르게 운신한다'라는 금과옥조가 있다.
과연 금과옥조인지 되새겨 봐야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최근 중국 기업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철강, 조선, 통신기기,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산업에서 중국은 한국을 추격해 왔다. 일부 영역에서는 이미 추월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중국 기업들은 지난 20~30년간 해외 선진 기업들을 모방하며 습득한 기술을 바탕으로 혁신을 이루어 냈다고 평가 받는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 샤오미와 화웨이는 어떻게 모방을 통해 성장하고, 더 나아가 혁신을 이끌어냈는 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이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매년 세계 주요 기업의 혁신 담당 임원들을 조사해 가장 혁신적인 기업 50개 순위를 발표한다. 2016년 순위에서 샤오미는 35위, 화웨이는 46위로 중국 기업 중 가장 혁신적인 기업으로 나란히 꼽혔다.
샤오미는 초기부터 애플의 아이디어나 콘셉트를 당당히 가져왔고, 회장 레이쥔은 스티브 잡스 개인까지 모방했다고 알려져 있다.
화웨이 역시 '중국의 삼성전자'로 불릴만큼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모방함으로써 성장해왔다.
화웨이는 삼성 출신의 인재를 적극적으로 영입했고, 심지어 연구개발(R&D)센터에는 '삼성전자 전담 연구팀'이 있을 정도다.
그러나 두 기업 모두 맹목적으로 애플과 삼성전자를 따라 한 것은 아니다.
샤오미는 초기부터 온라인 판매를 중심으로 유통비용을 절감해 가격경쟁력을 갖추었으며, 사용자들이 운영체제 개선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고객에게 제품뿐만 아니라 '참여 경험'을 판매한 것이다.
최근에는 주춤해진 성장세를 회복하기 위해 웨어러블 기기 등은 물론 온갖 사물인터넷(IoT) 제품으로 샤오미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애플도 시도하지 않은 전략이다.
화웨이도 다르지 않다. 화웨이는 지식재산 창출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데, 본사 직원의 45%가 R&D 인력으로 이는 삼성전자의 R&D 직원 수를 뛰어 넘는다. 작년 R&D 투자도 매출 대비 15% 수준으로, 이는 애플의 5%, 삼성의 7% 보다 훨씬 높다.
세계지식재산권기구의 발표에 따르면 화웨이는 작년 국제 특허 신청건수에서 1위를 차지하며, 그리고 오히려 화훼이가 삼성전자에 특허침해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실정이 되면서, 이제는 오히려 삼성을 위협하고 있다.
똑똑한 후발 기업이 선도 기업을 모방하면서 차별화를 통해 결국 승자가 되는 경우가 많다.
최초로 신용카드를 선보인 것은 비자, 마스터카드가 아니라 다이너스클럽이었고, 패스트푸드 체인의 원조는 맥도널드, 버거킹이 아니라 화이트캐슬이라는 우리에게는 생소한 브랜드이다.
모방과 혁신을 흑백논리로 구분 짓지 말고 상호 보완하여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모방을 통해 배우고 점진적 혁신을 통해 차별화된 경쟁 우위를 갖추는 것이 진정한 '창조적 모방'이다.
샤오미가 애플을 따라 잡고, 화웨이가 삼성을 따라 잡지 말라는 법칙은 이 세상 어디에도 없다.
오늘 뉴스에 인도시장에서 샤오미가 삼성을 제치고 앞으로 치고 나가기 시작했다는 뉴스를 접하고 창조적 모방도 쓸만한 가치가 있는 그래서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살아 남을 수 있다는 교훈을 남겨 준다.
이동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