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VS취업’ 중국 대학생들의 선택은?
[2017-12-08]
창업VS취업 변론대회 “창업이냐, 취업이냐.” 몇 년 전부터 계속된 중국 대학생들의 고민이다.
중국의 피수수쥐쿠(皮书数据库)에서 발표한 2017년 <중국 대학교 졸업생 취업 보고서>에 따르면 대학 졸업생들 중 77.3%가 취업, 10.3%가 대학원 진학을 선택했고 3%의 학생들만이 창업의 길을 걸었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창업 정책이 잇따라 발표되면서 창업을 선택하는 대학생들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또한 취업에 성공한 대학생들의 평균 월급은 4000위안(65만원)인 반면, 창업을 선택한 대학생들의 월 평균 수입은 5400위안(한화 약 88만원) 가량으로 집계됐다.
취업이 창업보다 안정적인 수익을 가져다 줄 것이라는 기대가 뿌리째 흔들리며 중국 대학생들의 고민은 날로 깊어지고 있다.
이 고민을 조금이나마 해소하기 위해 지난달 24일 중국 저장대학교에서 <창업VS취업>을 주제로 중국 대학생들 사이에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창업을 지지하는 난징대학팀과 취업을 옹호하는 저장대학팀은 각자의 논리와 이유를 들고 그들만의 생각을 공유했다. 중국 대학생들이 생각하는 창업과 취업은 무엇인지,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대학시절은 창업이 적합한 시기
VS
선택의 복잡성이 난무한 시기
▴난징대학(창업 지지): 대학시절은 창업을 하기에 가장 적합한 시기입니다. 대학생들은 대부분 젊고, 이런저런 아이디어들로 가득해 창의성이 풍부하고, 무엇이든 시도하려는 무한한 도전정신이 있습니다.
밤에 잠을 설치거나 평소 다른 일을 하다 문득 자신의 인생에 대해 계획을 다져본 시간이 있을 것입니다.
이럴 때 저희는 가슴속으로 뜨거운 열정을 느끼고, 마치 세상이라도 바꿀 듯 무엇이든 해보자는 다짐을 해보곤 하죠. 소위 대학기간은 이렇듯 열정적이고, 개방적이며, 자신의 이상(理想)을 추구할 가장 좋은 ‘골든타임’입니다.
저희는 창업을 통해 저희의 포부를 실현할 수 있고, 대학생은 창업하기에 가장 좋은 환경을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장대학(취업 지지): 세상의 모든 사람들은 자신의 인생에서 마주친 다양한 선택지를 앞두고 고민합니다.
하지만 선택의 자유가 보장되는 현대의 세상 속에서도 선택을 포기하고 도망가려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이런 경향은 선택지가 많을수록, 복잡할수록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현대의 대학생들이 선택을 주저하는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저희는 이런 환경 속에서 최선의 선택을 하려면 시간을 두고 천천히 자신의 목표와 이상을 실현할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런 환경을 조성하려면 우선 ‘경제적 독립’이 만족되어야 합니다.
결국 저희 팀은 만약 대학생들의 계획이 뚜렷하지 않다면, 경제적 독립(취업)을 선행해 자신의 이상과 포부가 무엇인지 탐색해보고, 이러한 과정 중 자신의 생각에 변화가 생기면 그에 따라 실천을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도전(창업)은 젊음의 특권
VS
취업 또한 도전의 일환
▴난징대학: 우리는 대부분의 대학생들이 목표가 뚜렷하지 않다고 가정합니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요? 이상은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심지어 초등학생에게 물어봐도 자기만의 꿈이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누구는 노벨상을 받는 과학자가 되고 싶고, 누구는 축구선수가 꿈입니다. 대학생의 경우 더욱 구체적입니다. 어느 학술지에 논문을 발표하고 싶다든지, 어느 과학 분야를 연구해 성과를 낸다든지 등 말입니다.
하지 만약 중장년층의 어른들에게 물어보면 어떤가요? 알리바바의 회장 마윈은 “내가 너무 젊을 때 알리바바를 창립한 것을 후회한다”며 젊을 때 더 많은 시도를 하지 못해 아쉽다고 허심탄회 합니다.
저장대학팀의 논리대로라면 우선 취업을 해 선택의 여지를 남겨두고 나중에 다시 돌아와 선택하자는 건데, 중년이 되어서 자신의 포부를 실현할 수 있을까요?
▴저장대학: 문제를 조금 바꾸어 대답하겠습니다. 정치인이 되기 위해서 도전이 필요할까요? 역시 필요합니다. 아르바이트로 과외를 해보는 건 어떤가요? 마찬가지로 도전해야 합니다.
나이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의 포부를 실현할 방법은 항상 있습니다. 같은 맥락으로 취업을 통해 자신의 포부와 이상을 실현할 수도 있지요.
이력서에 공백으로 가득 차 있고 경력 또한 부족하다면, 먼저 몇 년 간 취업을 통해 업무 경력을 쌓고, 인맥을 넓히고, 시장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한 이후에 자기가 창업자의 자격을 갖췄는지 재고해보고, 다시 결정을 내려도 늦지 않습니다.
아이디어․기술 확보 어려움
VS
실패 고려 시 합리적 판단
▴난징대학: 취업을 통해 얻는 이러한 경력과 정보가 창업을 통해 얻는 그것보다 더욱 많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또한 만약 취업을 통해 창업의 기회를 기다린다면,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냐는 문제가 남아있습니다. 창업을 할 때, 자신의 독창적인 아이디어와 기술은 시간이 지나면 다른 창업자에게 선점 당할 위험이 있습니다.
▴저장대학: 집계를 살펴보면 2015년 중국에서 새로 등록된 회사만 430만 채 입니다. 하루 평균 1.2만 채의 회사가 설립되는 것이지요.
이렇듯 수많은 회사가 등록되지만 결국 1년간 도산하지 않고 지속될 확률은 70% 미만입니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이 수치는 더욱 낮아지죠. 또한 이 중 회사 설립 후 가장 중요한 단계인 융자에 성공한 회사는 1000채도 되지 않습니다. 즉 창업에 성공할 확률은 1/1000도 채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같은 양의 정보와 경험을 구할 수 있다고 가정할 때, 취업을 선택해 그 정보를 얻는 것이 더욱 합리적인 이유입니다.
학생기자 위재현(저장대학 경제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