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강돈의 중국마케팅(31) 중국 본토기업의 브랜드 전략<3>
한국 기업들은 중국 시장에서 막강한 글로벌 브랜드들과 겨루어야 할 뿐만 아니라, 마케팅에 눈을 뜬 중국 본토 브랜드들과도 맞붙어야 한다.
이렇게 된 데에는 중국 본토 기업의 경쟁력이 강해진 측면이 있고, 본토 기업에 대한 중국 당국의 직간접 지원도 효과를 낸 것으로 보인다.
한국을 비롯한 외국 기업이 중국 소비자에게 마케팅을 제대로 하려면 반드시 중문 브랜드가 있어야 한다고 계속 강조해 왔다.
반면 중국 본토 기업들은 외국어 브랜드를 내놓으며 시장에 나서고 있다.
중국 본토 기업들도 글로벌 시장에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을 하려면 외국어 브랜드가 필수적인데다가, 중국 소비자에게 ‘서양 이미지’를 내는 것도 필요한 상황으로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Sino를 활용하여’ 명명한 브랜드 전략을 연구해 보고자 한다.
‘중국 석유화공 집단공사(中国石油化工集团公司)’의 약칭은 ‘중국석화(中国石化)’이고, 외국어 브랜드는 ‘Sinopec’이다.
중국의 도로에서 운전할 때 주유소로 자주 접할 수 있다.한국의 이름이 외국에서 ‘코리아’이듯이, 외국인들이 중국을 부르는 명칭도 있을텐데 ‘캐세이(Cathay)’가 그 중의 하나이다.
캐세이는 키탄(Khitan)에서 유래했다. 10세기초 북방에서 요나라를 세웠던 거란(契丹∙치단)을 서양에서는 키탄이라 부른다.
러시아어로 중국이 차이나가 아니라 ‘키타이(Китай)’인 것을 보면 역사와 언어의 흐름을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다.
‘시노(Sino)’도 서양에서 중국을 지칭하는 말이다. 다만 결합사이기 때문에 일부에서 사용하듯이 단독으로 써서는 안되고 Sinology(중국학), Sino-Japanese War(중일전쟁)처럼 써야 한다. 이 시노를 기업의 외국어 브랜드로 활용하는 중국 회사가 제법 있다.
‘중국 석유화공 집단공사(中国石油化工集团公司)’를 약칭 ‘중국석화(中国石化)’라고 하는데, 중국의 도로에서 운전하다 보면 주유소로 많이 접하게 된다.
이 회사의 외국어 브랜드가 ‘Sinopec’이다. 석유, 가스, 석탄의 채굴, 가공, 운수, 저장, 판매와 석유화학 사업을 영위하는 국유 기업이고, 이미 서양 굴지의 회사들을 제치고 세계 최대 기업의 반열에 오르고 있다.
‘중국 저비량 관리 총공사(中国储备粮管理总公司)’는 약칭으로 ‘중저량(中储粮)’이라고 한다.
양식을 저축 비축한다는 의미의 ‘저비량’이라는 말이 회사의 이름에 들어가 있는 데서 알 수 있듯이, 민생과 국가 안보의 중요한 부분 중의 하나인 식량안보를 책임 관리하는 국유 기업이다.
기근에 대비(备荒∙비황)하고 전쟁에 대비(备战∙비전)함을 전략적 목표로 하며, 외국어 브랜드는 ‘Sinograin’이다.
▲ ‘중국 의약 집단 총공사(中国医药集团总公司)’의 약칭은 ‘중국 의약집단(中国医药集团)’이고, 외국어 브랜드는 ‘Sinopharm’이다.
‘중국 중화 집단공사(中国中化集团公司)’는 약칭으로 ‘중화집단(中化集团)’이라 하고, 외국어 브랜드는 ‘Sinochem’이다. 역시 포춘지가 선정하는 세계 500대 기업에 들어 있다. 화공, 농업, 에너지, 부동산, 금융 산업을 운영하는 국유 기업이다. 특히 화학비료, 농약, 종자 분야를 선도한다.
‘중국 수리수전 건설 주식유한공사(中国水利水电建设股份有限公司)’는 약칭 ‘중국수전(中国水电)’으로 부르며, 외국어 브랜드는 ‘Sinohydro’이다. 수력 발전 시설과 도로, 항만, 공항 관련 설계, 엔지니어링, 시공, 감리 등의 사업분야를 주로 담당한다.
‘중국 의약 집단 총공사(中国医药集团总公司)’는 약칭으로 ‘중국 의약집단(中国医药集团)’이라 하고, 외국어 브랜드는 ‘Sinopharm’이다.
예방, 치료, 보건의학 분야의 의약품을 생산, 유통, 관리하는 국유 기업이다.
11개의 100% 자회사 및 5개의 관련 상장회사를 두고 있다. 특히 백신, 마취약물, 향정신성 의약품 등 중점 대상 의약품은 대부분 이 회사가 관리한다.
‘중국 외운 장항 집단유한공사(中国外运长航集团有限公司)’는 약칭 ‘중국 외운장항(中国外运长航)’으로 부르며, 외국어 브랜드는 ‘Sinotrans & CSC’이다. ‘중국 대외무역 운수집단’과 ‘중국 장강 운항집단’이 2009년에 합병하며 만들어진 국유 기업이다. 종합물류와 국내외 항운 해운을 주 업무로 한다.
‘중국 중형기차 집단유한공사(中国重型汽车集团有限公司)’는 약칭으로 ‘중국중기(中国重汽)’라고 하고, 외국어 브랜드는 ‘Sinotruck’이다.
전신은 1956년 산동성의 ‘제남 기차 제조총창’이다. 1960년에 중국 최초로 대형 트럭을 생산했으며, 2009년부터는 독일의 유명한 트럭 버스회사 만(MAN)과 전략합작 관계를 맺고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고 있다.‘중국 기계공업 집단유한공사(中国机械工业集团有限公司)’는 약칭 ‘국기집단(国机集团)’으로 부르며, 외국어 브랜드는 ‘Sinomach’이다. 역시 포춘이 선정한 세계 500대 기업에 속한다. 50여개 자회사 중에서 10개사가 상장사이다. ▲ ‘중국 외운 집단유한공사(中国外运集团有限公司)’의 약칭은 ‘중국 외운(中国外运)’이고, 외국어 브랜드는 ‘Sinotrans’이다.‘중국 중재 수출입 유한공사(中国中材进出口有限公司)’는 약칭으로 ‘중국중재(中国中材)’라 하고, 외국어 브랜드는 ‘Sinoma’이다.
여기서 ma는 material을 일컫는다. 금속, 비철금속 광산과 그 제품 그리고 에너지, 화공, 농산품, 건자재, 신소재 등의 무역이 주 사업분야이다.
‘중국 수출신용 보험공사(中国出口信用保险公司)’는 약칭 ‘중국신보(中国信保)’로 부르며, 외국어 브랜드는 ‘Sinosure’이다. 정부가 보증하는 정책성 수출보험을 담당한다.
이 밖에 ‘Sinomould’는 금형을 만드는 ‘중국 주형(中国模具)’ 회사, ‘Sinoocean’은 부동산 건설을 영위하는 ‘원양 집단(远洋集团)’ 회사, ‘Sinoplast’는 ‘중국 플라스틱 신재료 유한공사(中塑新材料有限公司)’, ‘Sinoextruder’는 금속 부품을 생산하는 ‘중장 과기(重装科技)’ 회사, ‘Sinozt’는 변압기를 만드는 ‘중국 중태(中国中泰)’ 회사, ‘Sinoweaving’은 ‘중국 직조(中国织造)’ 회사, ‘Sinoliquor’는 ‘중국 백주(中国白酒)’ 회사, ‘Sinorides’는 하남성의 놀이기구(世奇游乐) 회사, ‘Sinoer’는 의류(希努尔男装) 회사, ‘SinoBAB’는 성형미용(悦好医学美容医院) 병원의 외국어 브랜드이다.
또한 중국의 각종 단체나 전시회 이름에도 Sino를 활용하는데, ‘국제 중국어 교사 연합회(国际汉语教师联合会)’는 ‘SinoIMTA’이고, 미국 소비자 가전 박람회 CES의 중국판인 ‘중국 국제 소비 전자 박람회(中国国际消费电子博览会)’는 ‘SinoCES’이며, ‘중국 모의 비행 포럼(中国模拟飞行论坛)’과 그것의 공항 시뮬레이션은 각각 ‘SinoFSX’와 ‘SinoSIM’으로 이름 지었다.
지금까지 중국 본토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마케팅을 전개하기 위해, 또한 자국내 소비자에게 ‘서양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외국어 브랜드를 작명한 방법 중에서 ‘Sino를 활용하여’ 브랜딩한 경우를 찾아 보았다. 다음에는 중국 본토 기업의 또 다른 글로벌 브랜드 전략이 있는지 알아본다.
◆ 필자 오강돈은…
《중국시장과 소비자》(쌤앤파커스, 2013) 저자. (주)제일기획에 입사하여 하이트맥주, GM, CJ 국내마케팅 등 다수의 성공사례를 만들었다.
이후 디자인회사, IT투자회사 경영의 경력을 거쳐 제일기획에 재입사하여 삼성휴대폰 글로벌마케팅 프로젝트 등을 집행했고, 상하이/키예프 법인장을 지냈다.
화장품 기업의 중국 생산 거점을 만들고 판매, 사업을 총괄했다. 한중마케팅(주)를 창립했다.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졸업, 노스웨스턴대 연수, 상하이외대 매체전파학 석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