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의 중국이 걷는 길 25] 중국은 이제 시진핑 경제학인 시코노믹스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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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16-03-07 15:26|본문
유상철 기자는 1994년부터 98년까지 홍콩특파원, 98년부터 2004년까지 베이징특파원을 역임했고, 2007년부터 2012년까지 5년 간 중국연구소 소장을 지낸 중국통입니다.
중국은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초강대국으로 성장했습니다. 앞으로 중국은 어떻게 변모해나갈까요. 그에 맞춰 우리는 또 어떻게 적응하고 도전해나가야 할까요.
유상철 기자의 '시진핑의 중국이 걷는 길'은 이같은 질문의 실마리를 찾기 위한 칼럼입니다.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 '시진핑의 중국이 걷는 길'을 업로드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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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리커창 중국 총리는 전국인민대표대회 개막식에서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 목표를 6.5~7%로 제시했다. 중국이 7%나 8%와 같이 특정 수치가 아닌 ‘6.5%에서 7%까지’라는 구간으로 성장률 목표를 제시한 것은 1995년 이후 즉 21년 만에 처음이란다.
경제를 운용하는 데 변수가 많아 딱 부러지게 하나의 수치로 말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그만큼 걱정이 많다는 말이기도 하다. 우리가 눈 여겨 봐야 할 건 리커창이 ‘공급측면의 구조적인 개혁’을 강조했다는 점이다.
리커창은 “공급체계의 질과 효율을 향상시켜 시장의 활력과 사회의 창조력을 불러일으키겠다”고 했다. 이 말은 중국 경제가 이제 거대 전환을 시작했다는 선언에 다름 아니다. 공급측 개혁이란 무슨 말인가.
우리나 중국 모두 보통 경제성장의 삼두마차로 투자와 소비, 수출을 꼽는다. 그런데 이것은 수요 측면에서 본 것이다. 투자를 확대하고 소비를 늘리며 수출을 증가시키는 건 모두 수요 측면의 경제성장 방식이다.
문제는 중국 경제의 경우 수출과 소비가 모두 부진해 정부 투자에 의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반해 공급 측면의 경제성장 방식이란 제품을 공급하는 측면에서의 개혁을 통해 경제를 성장시키겠다는 것이다.
즉 기업의 혁신을 격려하고 낙후 산업을 도태시키며 세금 부담을 낮춰 경제발전을 이끄는 것을 말한다. 산업과 기업의 각도에서 문제를 인식해 경제를 장기적으로 업그레이드하고자 한다.
중국은 왜 지금 이 시점에 공급측 개혁을 강조하는 걸까. 미국 경제에서 힌트를 얻었다고 봐야 할 것이다. 2008년 뉴욕발(發) 금융위기 이후 2009년까지 미국은 물론 중국 모두 경제가 어려웠다. 그러나 2010년 이후 미·중 경제는 완연히 다른 길을 걷고 있다.
미국 경제가 신속하게 회복하고 있는 데 반해 중국은 2010년 이후 계속 내리막 길을 걷고 있다. 왜 그런가. 미국의 경우 애플의 아이폰으로 대표되는 새로운 상품 공급에 의해 수요가 새롭게 창출되고 이것이 미국 경제 발전의 새 원동력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중국은 2008년에 푼 4조 위안 덕분에 2009년 경기가 반짝 회복됐을 뿐 2010년 이후엔 하강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무엇이 문제인가. 리커창이 토해 내는 불만 가득한 목소리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리커창은 지난해 3월 “중국인들이 일본 여행을 가서 비데를 사재기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또 한국에선 화장품을, 독일과 호주 등에선 분유를 싹쓸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워낙 싹쓸이가 심하다 보니 그 나라 사람들이 사용할 것마저 부족 현상이 일어날 정도란다.
리커창은 또 “중국 기업들은 왜 볼펜 하나도 제대로 못 만드냐”는 불만도 토로했다. 중국이 매년 380억 개의 볼펜을 생산하지만 그 볼펜 잉크의 90%를 일본이나 독일 등에서 수입하고 있는 현실을 지적한 것이다.
중국이 세계의 공장이 된 지 오래건만 정작 중국인이 원하는 것을 중국은 만들지 못하고 있으며, 생산한다 해도 제품의 질이 조악해 소비자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재고가 쌓이는 건 당연하다. 그래서 과잉 생산의 문제를 풀지 못하고 있다는 논리다.
그렇다면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 스티브 잡스의 애플과 같이 새로운 공급을 일으켜야 한다고 본다. 현재 다섯 개의 소프트 부문이 주목을 받는다. 지식산업, 정보산업, 문화산업, 금융산업, 서비스업 등이다.
중국 일각에선 바로 이와 같은 공급측면의 개혁을 시진핑 경제학(Xiconomics)이라 부른다. 시진핑이 지난해 11월 당 중앙재경영도소조 회의에서 이 공급측 개혁을 강조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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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시진핑이 이끄는 중국 경제가 나아갈 방향은 분명하다. 다섯 개 소프트 부문의 산업 발전을 최대한 지원하는 것이다. 이는 중국 정부가 강조해 온 혁신(創新)과 연결된다.
그리고 낙후 산업 도태와 관련해선 정부의 지원으로 간신히 생명을 유지하면서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제품만 양산하는 이른바 좀비기업에 대한 대대적인 퇴출 작업이 진행될 전망이다. 기업하기 좋게 세(稅) 부담도 낮출 것으로 보인다.
‘장강의 뒷 물결이 앞 물결을 밀어내는 건(長江後浪推前浪)’ 자연의 이치다. 중국은 이제 경제의 수요측면 강조에서 공급측면 강조로 거시경제정책의 대전환을 이루고 있다.
시코노믹스가 추구하는 중국의 길을 면밀히 따져 우리의 나아갈 바를 계획해야 하겠다.
중국은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초강대국으로 성장했습니다. 앞으로 중국은 어떻게 변모해나갈까요. 그에 맞춰 우리는 또 어떻게 적응하고 도전해나가야 할까요.
유상철 기자의 '시진핑의 중국이 걷는 길'은 이같은 질문의 실마리를 찾기 위한 칼럼입니다.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 '시진핑의 중국이 걷는 길'을 업로드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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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리커창 중국 총리는 전국인민대표대회 개막식에서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 목표를 6.5~7%로 제시했다. 중국이 7%나 8%와 같이 특정 수치가 아닌 ‘6.5%에서 7%까지’라는 구간으로 성장률 목표를 제시한 것은 1995년 이후 즉 21년 만에 처음이란다.
경제를 운용하는 데 변수가 많아 딱 부러지게 하나의 수치로 말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그만큼 걱정이 많다는 말이기도 하다. 우리가 눈 여겨 봐야 할 건 리커창이 ‘공급측면의 구조적인 개혁’을 강조했다는 점이다.
리커창은 “공급체계의 질과 효율을 향상시켜 시장의 활력과 사회의 창조력을 불러일으키겠다”고 했다. 이 말은 중국 경제가 이제 거대 전환을 시작했다는 선언에 다름 아니다. 공급측 개혁이란 무슨 말인가.
우리나 중국 모두 보통 경제성장의 삼두마차로 투자와 소비, 수출을 꼽는다. 그런데 이것은 수요 측면에서 본 것이다. 투자를 확대하고 소비를 늘리며 수출을 증가시키는 건 모두 수요 측면의 경제성장 방식이다.
문제는 중국 경제의 경우 수출과 소비가 모두 부진해 정부 투자에 의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반해 공급 측면의 경제성장 방식이란 제품을 공급하는 측면에서의 개혁을 통해 경제를 성장시키겠다는 것이다.
즉 기업의 혁신을 격려하고 낙후 산업을 도태시키며 세금 부담을 낮춰 경제발전을 이끄는 것을 말한다. 산업과 기업의 각도에서 문제를 인식해 경제를 장기적으로 업그레이드하고자 한다.
중국은 왜 지금 이 시점에 공급측 개혁을 강조하는 걸까. 미국 경제에서 힌트를 얻었다고 봐야 할 것이다. 2008년 뉴욕발(發) 금융위기 이후 2009년까지 미국은 물론 중국 모두 경제가 어려웠다. 그러나 2010년 이후 미·중 경제는 완연히 다른 길을 걷고 있다.
미국 경제가 신속하게 회복하고 있는 데 반해 중국은 2010년 이후 계속 내리막 길을 걷고 있다. 왜 그런가. 미국의 경우 애플의 아이폰으로 대표되는 새로운 상품 공급에 의해 수요가 새롭게 창출되고 이것이 미국 경제 발전의 새 원동력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중국은 2008년에 푼 4조 위안 덕분에 2009년 경기가 반짝 회복됐을 뿐 2010년 이후엔 하강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무엇이 문제인가. 리커창이 토해 내는 불만 가득한 목소리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리커창은 지난해 3월 “중국인들이 일본 여행을 가서 비데를 사재기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또 한국에선 화장품을, 독일과 호주 등에선 분유를 싹쓸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워낙 싹쓸이가 심하다 보니 그 나라 사람들이 사용할 것마저 부족 현상이 일어날 정도란다.
리커창은 또 “중국 기업들은 왜 볼펜 하나도 제대로 못 만드냐”는 불만도 토로했다. 중국이 매년 380억 개의 볼펜을 생산하지만 그 볼펜 잉크의 90%를 일본이나 독일 등에서 수입하고 있는 현실을 지적한 것이다.
중국이 세계의 공장이 된 지 오래건만 정작 중국인이 원하는 것을 중국은 만들지 못하고 있으며, 생산한다 해도 제품의 질이 조악해 소비자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재고가 쌓이는 건 당연하다. 그래서 과잉 생산의 문제를 풀지 못하고 있다는 논리다.
그렇다면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 스티브 잡스의 애플과 같이 새로운 공급을 일으켜야 한다고 본다. 현재 다섯 개의 소프트 부문이 주목을 받는다. 지식산업, 정보산업, 문화산업, 금융산업, 서비스업 등이다.
중국 일각에선 바로 이와 같은 공급측면의 개혁을 시진핑 경제학(Xiconomics)이라 부른다. 시진핑이 지난해 11월 당 중앙재경영도소조 회의에서 이 공급측 개혁을 강조했기 때문이다.
DA 300
이제 시진핑이 이끄는 중국 경제가 나아갈 방향은 분명하다. 다섯 개 소프트 부문의 산업 발전을 최대한 지원하는 것이다. 이는 중국 정부가 강조해 온 혁신(創新)과 연결된다.
그리고 낙후 산업 도태와 관련해선 정부의 지원으로 간신히 생명을 유지하면서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제품만 양산하는 이른바 좀비기업에 대한 대대적인 퇴출 작업이 진행될 전망이다. 기업하기 좋게 세(稅) 부담도 낮출 것으로 보인다.
‘장강의 뒷 물결이 앞 물결을 밀어내는 건(長江後浪推前浪)’ 자연의 이치다. 중국은 이제 경제의 수요측면 강조에서 공급측면 강조로 거시경제정책의 대전환을 이루고 있다.
시코노믹스가 추구하는 중국의 길을 면밀히 따져 우리의 나아갈 바를 계획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