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알아야 한국의 미래가 보인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09-03-23 15:52|본문
한국에 와서 몇 년 살면서 느낀 점은 한국사람들이 이웃나라인 중국에 대해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생각이다. 제대로 된 중국 전문가의 부재와 중국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가 미흡한데 대한 개인적인 평가다. 막연하게 ‘중국이 올림픽을 개최하면 우리에게도 좋겠지’라고 생각하는 한국인이 허다하다. 이제 한중수교가 10년째로 접어들면서 한국은 대중국 정책에 대한 실패의 경험과 성공의 비결을 되새겨 볼 때라고 생각된다.
그 동안의 한중교류 실패경험을 내 나름대로 종합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중국 정치․경제․문화에 대한 한국의 이해 부족이다.
중국에 진출하려는 한국인이라면 우선 염두에 두어야 할 사항으로서 중국은 ‘사회주의 국가’라는 사실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 또한 전통적인 사회주의 국가와도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둘째, 한국식 이해의 한계이다.
한국인 가운데는 중국의 실상에 대해 잘 알고 있다거나 주도적으로 관계를 가질 수 있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격”이 되어서는 안 된다.
셋째, 중국 인맥․전문가의 부족이다.
중국에 대한 한국인의 관점은 이중적이다. 하나는 거대 중국에 한국이 짓눌려 질식할지도 모른다는 우려이고 다른 하나는 국제정치와 경제적 측면에서 중국을 파트너로 삼아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어느 관점에서 보든 중국은 한국이 국제적 운신의 폭을 넓히기 위해 필연적으로 깊숙이 관계해야 할 상대임은 틀림없다. 문제는 한국의 준비이다. 전문가들은 北京올림픽유치를 놓고 한국이 신대륙을 발견한 듯 호들갑을 떠는 현실은 스스로의 준비부족을 자인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에서 새로운 기회를 잡거나, 중국공략을 위한 체계적인 전문가의 육성과 정계, 재계, 학계 차원의 인맥형성을 게을리 했다는 증거이다. 넷째, 중국 정보의 객관성 결여이다. 한국 측 언론의 정보원은 주로 미국 등 서방이나 대만, 홍콩 측 자료에 의거하고 있다. 이들 자료는 중국에 대해 다소 과장 또는 왜곡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즉 한국의 시각으로 객관적으로 중국을 평가해 볼 수 있는 정보원이 부족한 실정이다.
그렇다면 대중국 사업의 성공적인 비결은 무엇인가? 한마디로 철두철미한 사전준비와 현지와의 적극적 제휴이다. 2001년 말 삼성경제연구소는 ‘중국시장 진출의 성공요인’이란 주제의 보고서를 통해 모토로라폭스바겐P & GGE맥도날드SK삼성SDI삼성전자하이파이브 등 9개사의 중국시장 성공비결을 소개했다. 그 주요 비결은 철저한 사전준비, 현지기업과 파트너십 구축, 고급이미지 전략, 현지 채용인 교육투자, 기업시민의식의 함양 등 5가지를 꼽았다.
따라서 한국의 대중국 정책에 대한 향후 방향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중국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 필요하다.
우선 중국에 대한 체계적이고 심도 있는 연구를 거쳐 중국을 잘 이해하고 새로운 시각으로 중국을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단편적인 사고에서 탈피하여 다양한 사고가 필요하다.
둘째, 중국시장에 걸 맞는 전문가의 육성이다.
중국사업도 사람에의 투자가 중요한 만큼 사내외는 물론 현지 중국 및 해외 인력에 적극 투자하고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
셋째, 미․일 편중서 벗어난 정책을 펼쳐야 한다.
중국 전문가 육성과 인맥형성이 안된 것은 미일 지역에 편중된 지원과 무관치 않다. 내세울 만한 전문가도, 양국을 중개할 인맥도 없는 상황에서 이미 중국은 거대한 모습으로 한국에 다가왔다. 한국의 중국 접근자세에 대한 비판적인 반성이 없을 경우 중화권에서 과실을 취하기는커녕, 동북아 새 판짜기에서도 ‘장기판 졸’로 전락할 수 있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넷째, 장기적인 차원에서 대중국 정책을 구상해야 한다.
너무 당연한 얘기지만 조급성이 심한 한국인들이 새겨들어야 할 말이다. 중국 시장이 넓어 보여도 막상 들어가면 ‘먹을 것이 별로 없는’ 그런 곳이다. 오랫동안 중국쪽 투자나 시장 개척을 준비한 기업이라면 모르지만 분위기에 휩쓸려 중국으로 가보겠다는 기업들은 값비싼 수업료를 치를 각오를 해야 한다. 중국에 대한 일과성(一過性) 선정적 열기는 아무 쓸모가 없다. 국가적 차원에서 50년 100년 앞을 내다보는 대중국 마스터플랜을 세워야 한다. 다섯째, 한중간의 ‘윈-윈 전략’이다. 한국은 중국의 2008년 하계올림픽유치와 WTO가입에 따른 파급효과의 극대화를 위해 중국에서 이른바 ‘韓流’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는 중국에 한국이미지를 심고 격상시키는데 큰 역할을 하였다. 그러나 효과적인 것은 양국간의 ‘윈-윈 전략’을 위해서는 ‘韓流’와 함께 한국에서의 ‘漢流’열풍도 동반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北京올림픽으로 인한 경제적 파급효과에 한국도 일정 부분 수혜를 입겠지만 고려해야 할 점도 많다.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너라’, ‘천우일실(千慮一失), 이 두 가지 명언을 조화롭게 적용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결론적으로 이제부터라도 잡을 수 있는 혜택은 확실히 취하고 위험은 피해 갈 수 있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그리고 이에 앞서 선행되어야 하는 것이 바로 중국에 대한 철저한 이해의 작업이다. 중국을 알아야 한국의 미래가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