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타오시대 10년과 중국의 미래] (上) '10년 굴기' 명암과 미래권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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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12-11-05 07:21|본문
[세계일보]
중국의 권력 대이동이 시작됐다. 8일부터 시작되는 공산당 18차 전국대표대회(18차 당 대회)를 기점으로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 겸 총서기가 물러나고 시진핑(習近平)을 필두로 하는 제5세대 지도부가 공식 출범한다. 약진한 중국경제, 패권경쟁에 나선 중국군과 중국 외교. '후진타오 시대 10년' 동안 중국에는 상전벽해의 변화가 일었다. 중국은 이제 미국과 함께 G2(주요 2개국)로 불린다. 그러나 중국의 미래는 탄탄대로인 것만은 아니다. 부상하는 중국 뒤에는 어두운 그림자도 짙다. 중국 대륙에는 만연한 부패, 빈부격차, 비민주적인 중국의 정치체제, 가난한 소수민족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후진타오 시대 10년과 중국의 미래를 조명해본다.
'중국 발전에서 황금의 10년이었다.'(중국 신화통신)
'서민은 불안하고 중산층은 낙담해 있다. 그러나 상부층은 통제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다.'(영국 이코노미스트)
후진타오 시대를 바라보는 시각과 평가는 크게 엇갈린다. 2002년 11월 '솨이거'(帥哥·잘생기고 멋있는 남자)라 불렸던 후진타오 공산당 총서기. 그는 10년 전인 13억 인구의 중국을 이끄는 최고지도자에 오른 뒤 황제와 같은 존재로 군림해왔다. 그의 집권기간 동안 중국은 경제규모에서 2008년 독일을 따돌리고 2010년 일본마저 제치며 세계 2위로 부상했다. 후 주석 시대의 중국은 'G2 시대'라는 새 이정표를 새겼다.
후 주석은 보수파의 공격을 받고 있다. 후 주석은 젊은 공산당을 대표하는 공청단(공산주의청년단)파의 수장답게 '조화세계 건설', '공평과 분배'를 내세웠지만 중국의 현실은 그가 원하는 대로 변하지 않았다. 고도성장 속에 빈부격차는 커지고 부패 스캔들이 잇따라 터지며 후진타오 시대의 발목을 잡아 왔다. 5세대 지도부 구성을 둘러싸고 보수세력을 대표하는 상하이방과 태자당이 부상하고 있는 것도 따지고 보면 이 때문이다.
◆후진타오 시대 '경제약진 10년'
후진타오 집권기는 한마디로 '중화 부흥'으로 요약된다.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2002년 1조4500억달러에서 지난해 7조3200억달러로 불어났다.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중국 GDP 비중도 4.4%에서 10.5%로 커졌다. 1인당 GDP도 그의 집권 기간 동안 1135달러에서 5432달러로 5배 가까이 증가했다. 지난 10년 동안 중국은 연평균 10.6%의 고율성장을 거듭하며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 때문에 중국은 세계경제의 기관차로 불리고 있기도 하다.
이는 개혁개방의 총설계사와 완성자라 불리는 덩샤오핑(鄧小平)과 장쩌민(江澤民) 집권기의 성장률 8.8%, 9.3%를 웃도는 수준이다. 1970년대 이후 줄곧 6%를 넘던 물가상승률도 후 주석 집권기에 2%대로 뚝 떨어졌다.
중국은 경제성장을 바탕 삼아 국제금융과 글로벌경제의 강자로 급부상했다.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워 미국과 일본의 최대채권국으로 떠오르는가 하면 유럽 재정위기의 구원투수로 주목받고 있다. 중국은 2006년 2월 일본을 추월해 세계 최대의 외환보유국이 됐고, 지난해 말 외환보유액은 3조1811억달러로 10년 전에 비해 10배 이상 불어났다.
◆이상과 다른 사회현실… 도전하는 세력들
경제에 공짜 점심은 없는 법이다. 고율성장은 부동산 거품을 부르고, 계층·지역 간 빈부격차를 키웠다. 계층 간 소득불평등 정도를 나타내는 지니계수는 2009년 0.496을 기록한 데 이어 지금은 0.55선까지 치솟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니계수가 0.4가 넘으면 사회 동요를 야기하고 0.6에 이르면 사회 안정이 위협받을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세계은행은 2010년 중국 상위 소득계층 1%가 전체 부의 41.4%를 차지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이는 세계 평균 30%(한국은 11∼12%)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최근 소득분배구조를 개혁해야 한다며 1988년 상위 10%의 소득이 하위 10% 소득의 7.3배를 기록했으나 2007년에는 23배로 늘어났다고 지적했다.
후 주석은 덩샤오핑의 선부론(先富論·능력 있는 사람이 부유해지는 것)과 장쩌민 시대의 고성장이 야기한 후유증에 대응해 '조화사회의 건설'을 정책목표로 내세웠다. 그는 경제개발의 중심지를 종전 동부연안에서 서부로 옮겨 균형발전을 모색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10년 동안의 높은 경제성장률에도 중국의 빈부격차와 양극화는 더 커져 사회불안으로 이어지고 있다. 중국은 후 주석의 생각과는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중국에서 벌어진 시위는 후 주석이 집권한 2003년 5만8000건에서 2010년 18만여건으로 늘어났다. 사회가 더 불안해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사회안정에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붓고 있다. 올해 중국의 치안유지 예산은 지난해보다 13.8% 늘어난 6244억2100만위안에 달했다. 공식적인 국방비 6011억5600만위안보다 많다.
베이징=주춘렬 특파원
[세계일보]
중국의 권력 대이동이 시작됐다. 8일부터 시작되는 공산당 18차 전국대표대회(18차 당 대회)를 기점으로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 겸 총서기가 물러나고 시진핑(習近平)을 필두로 하는 제5세대 지도부가 공식 출범한다. 약진한 중국경제, 패권경쟁에 나선 중국군과 중국 외교. '후진타오 시대 10년' 동안 중국에는 상전벽해의 변화가 일었다. 중국은 이제 미국과 함께 G2(주요 2개국)로 불린다. 그러나 중국의 미래는 탄탄대로인 것만은 아니다. 부상하는 중국 뒤에는 어두운 그림자도 짙다. 중국 대륙에는 만연한 부패, 빈부격차, 비민주적인 중국의 정치체제, 가난한 소수민족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후진타오 시대 10년과 중국의 미래를 조명해본다.
'중국 발전에서 황금의 10년이었다.'(중국 신화통신)
'서민은 불안하고 중산층은 낙담해 있다. 그러나 상부층은 통제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다.'(영국 이코노미스트)
후진타오 시대를 바라보는 시각과 평가는 크게 엇갈린다. 2002년 11월 '솨이거'(帥哥·잘생기고 멋있는 남자)라 불렸던 후진타오 공산당 총서기. 그는 10년 전인 13억 인구의 중국을 이끄는 최고지도자에 오른 뒤 황제와 같은 존재로 군림해왔다. 그의 집권기간 동안 중국은 경제규모에서 2008년 독일을 따돌리고 2010년 일본마저 제치며 세계 2위로 부상했다. 후 주석 시대의 중국은 'G2 시대'라는 새 이정표를 새겼다.
후 주석은 보수파의 공격을 받고 있다. 후 주석은 젊은 공산당을 대표하는 공청단(공산주의청년단)파의 수장답게 '조화세계 건설', '공평과 분배'를 내세웠지만 중국의 현실은 그가 원하는 대로 변하지 않았다. 고도성장 속에 빈부격차는 커지고 부패 스캔들이 잇따라 터지며 후진타오 시대의 발목을 잡아 왔다. 5세대 지도부 구성을 둘러싸고 보수세력을 대표하는 상하이방과 태자당이 부상하고 있는 것도 따지고 보면 이 때문이다.
◆후진타오 시대 '경제약진 10년'
후진타오 집권기는 한마디로 '중화 부흥'으로 요약된다.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2002년 1조4500억달러에서 지난해 7조3200억달러로 불어났다.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중국 GDP 비중도 4.4%에서 10.5%로 커졌다. 1인당 GDP도 그의 집권 기간 동안 1135달러에서 5432달러로 5배 가까이 증가했다. 지난 10년 동안 중국은 연평균 10.6%의 고율성장을 거듭하며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 때문에 중국은 세계경제의 기관차로 불리고 있기도 하다.
이는 개혁개방의 총설계사와 완성자라 불리는 덩샤오핑(鄧小平)과 장쩌민(江澤民) 집권기의 성장률 8.8%, 9.3%를 웃도는 수준이다. 1970년대 이후 줄곧 6%를 넘던 물가상승률도 후 주석 집권기에 2%대로 뚝 떨어졌다.
중국은 경제성장을 바탕 삼아 국제금융과 글로벌경제의 강자로 급부상했다.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워 미국과 일본의 최대채권국으로 떠오르는가 하면 유럽 재정위기의 구원투수로 주목받고 있다. 중국은 2006년 2월 일본을 추월해 세계 최대의 외환보유국이 됐고, 지난해 말 외환보유액은 3조1811억달러로 10년 전에 비해 10배 이상 불어났다.
◆이상과 다른 사회현실… 도전하는 세력들
경제에 공짜 점심은 없는 법이다. 고율성장은 부동산 거품을 부르고, 계층·지역 간 빈부격차를 키웠다. 계층 간 소득불평등 정도를 나타내는 지니계수는 2009년 0.496을 기록한 데 이어 지금은 0.55선까지 치솟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니계수가 0.4가 넘으면 사회 동요를 야기하고 0.6에 이르면 사회 안정이 위협받을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세계은행은 2010년 중국 상위 소득계층 1%가 전체 부의 41.4%를 차지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이는 세계 평균 30%(한국은 11∼12%)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최근 소득분배구조를 개혁해야 한다며 1988년 상위 10%의 소득이 하위 10% 소득의 7.3배를 기록했으나 2007년에는 23배로 늘어났다고 지적했다.
후 주석은 덩샤오핑의 선부론(先富論·능력 있는 사람이 부유해지는 것)과 장쩌민 시대의 고성장이 야기한 후유증에 대응해 '조화사회의 건설'을 정책목표로 내세웠다. 그는 경제개발의 중심지를 종전 동부연안에서 서부로 옮겨 균형발전을 모색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10년 동안의 높은 경제성장률에도 중국의 빈부격차와 양극화는 더 커져 사회불안으로 이어지고 있다. 중국은 후 주석의 생각과는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중국에서 벌어진 시위는 후 주석이 집권한 2003년 5만8000건에서 2010년 18만여건으로 늘어났다. 사회가 더 불안해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사회안정에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붓고 있다. 올해 중국의 치안유지 예산은 지난해보다 13.8% 늘어난 6244억2100만위안에 달했다. 공식적인 국방비 6011억5600만위안보다 많다.
베이징=주춘렬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