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비즈니스, 식탁에서 승부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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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09-03-12 16:40|본문
文史哲로 풀어낸 중국의 음식문화
“중국인과의 대화는 비즈니스건 우정이건 음식으로 시작해서 음식으로 무르익고 음식으로 마무리된다.” 중국인과 비즈니스 관계를 맺어본 사람이라면 대부분 수긍할 이러한 결론을 보충하기 위해, 장구한 역사와 방대한 철학에 기초해 탄탄한 문장력으로 중국 요리를 분석한 책이 6년째 스테디셀러의 자리를 지키고 있어 눈길을 끈다. 한국무역협회에 재직하며 1980년대 말부터 지금까지 중국 전역을 다녀 본 고광석 전무이사(59)가 펴낸 ‘중화요리에 담긴 중국‘(사진)이 그것이다.
중화요리, 외국인들에겐
대중국 비즈니스의 관문
중국인들은 먹는 것을 즐기고 좋은 음식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당 현종은 스스로 요리를 만들어 이태백과 함께 즐겼고, 공자는 “음식을 먹지 않는 사람은 없으나 참맛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고 말했다. 중국의 문학 역사 철학 전반에 음식 문화가 깊고 넓게 자리잡고 있는 이유를 짐작할 만한 대목이다.
대중국 비즈니스의 관문
중국인들은 먹는 것을 즐기고 좋은 음식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당 현종은 스스로 요리를 만들어 이태백과 함께 즐겼고, 공자는 “음식을 먹지 않는 사람은 없으나 참맛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고 말했다. 중국의 문학 역사 철학 전반에 음식 문화가 깊고 넓게 자리잡고 있는 이유를 짐작할 만한 대목이다.
요리에 식도락 이상의 가치를 부여하는 중국인들의 관점은 주방 칼 다루는 솜씨에도 반영된다. 장자에 소개된 포정해우(包丁解牛)의 고사가 그 경우로, 포정이 임금 앞에서 소를 잡고는 요리를 통해 도의 경지에 이를 수 있음을 이렇게 설명한다. “처음 소를 잡을 때는 한 마리의 소만 보았고, 3년이 지나자 소의 살과 뼈 사이가 보였다. 그 틈새로 칼을 쓰니 19년간 수천 마리를 잡아도 칼날이 처음 그대로다.”
중화요리는 토지광대(土地廣大)라 불리는 영토의 방대함만큼이나 다양한 지역적 특성을 띠는데, 오늘날 중국인들은 이를 베이징, 상하이, 쓰촨, 광둥 네 지역으로 나누어 설명한다. 그 각각의 특징을 집약한 말이 ‘남담북함 동산서랄(南淡北鹹 東酸西辣)’, 남쪽은 담백하고 북쪽은 짜며, 동쪽은 달콤하고 서쪽은 맵다는 것이다.
중국 역사 곳곳에 숨은 요리 일화
중국인들은 전설 속의 제왕들이 요리법에 기여한 바를 기록하면서 음식을 중화문화의 일부로 자리매김해 왔다. 고대 요순시절 팽조는 요 임금에게 맛있는 음식을 올려 제후로 봉해졌으며 이로써 중화요리의 시조로 추앙 받는다. 고대 상나라 재상 이윤은 음식의 다섯 가지 맛과 기본 조리수단을 정리하여 팽조와 함께 요리의 시조로 꼽힌다. 황제는 밥 짓는 법을, 복희씨는 농사를 지어 먹거리를 확보하는 법을, 그리고 수인씨는 불을 이용해 요리하는 법을 가르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중화 지도자들은 저마다 음식의 대가였고, 이로써 백성의 지지를 이끌어냈다는 것이다.
중국인들은 전설 속의 제왕들이 요리법에 기여한 바를 기록하면서 음식을 중화문화의 일부로 자리매김해 왔다. 고대 요순시절 팽조는 요 임금에게 맛있는 음식을 올려 제후로 봉해졌으며 이로써 중화요리의 시조로 추앙 받는다. 고대 상나라 재상 이윤은 음식의 다섯 가지 맛과 기본 조리수단을 정리하여 팽조와 함께 요리의 시조로 꼽힌다. 황제는 밥 짓는 법을, 복희씨는 농사를 지어 먹거리를 확보하는 법을, 그리고 수인씨는 불을 이용해 요리하는 법을 가르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중화 지도자들은 저마다 음식의 대가였고, 이로써 백성의 지지를 이끌어냈다는 것이다.
제왕과 음식에 얽힌 고사가 많다 보니 음식에 연루된 신하들의 희비가 없을 수 없다. 한나라 제일의 개국 공신인 한신은 유방의 부인 여후의 모함으로 이른바 ‘죄인 은닉죄’를 뒤집어쓰고 처형된다. 그가 죽음에 이르러 읊은 시에서 유래하는 토사구팽, 조진궁장(兎死狗烹, 鳥盡弓藏)을 중국인들은 처세의 핵심 경구 중 하나로 여긴다. 거꾸로 동한 시대 사람 승궁은 돼지치기였는데 서당을 지날 때마다 돼지를 풀어놓은 채 강의를 들어 마침내 고향에 내려가 훈장이 되었고, 이로써 목시청경(牧豕聽經)이라는 성어가 탄생했다.
우리가 잘 아는 중국 음식 중에도 민간의 고사를 간직한 것이 많다. 일례로 마파두부가 있다. 얼굴이 얽은 한 미녀가 우여곡절 끝에 수절하며 음식점을 운영했는데, 그녀가 만든 두부요리 맛이 기가 막혀 후일 사람들이 이 요리에 마파(마마 앓은 할머니)라는 이름을 붙인 데서 유래한다. 마찬가지로 한국인들의 사랑을 받는 사천 닭고기 요리인 꽁빠오지띵(宮保鷄丁)은 서태후의 총애 아래 권세를 휘두르던 환관을 처형해 명성을 얻은 정보정에게서 유래한다. 꽁빠오라는 관직을 얻은 정보정이 고향인 귀주에 들렀을 때, 그를 흠모한 요리사가 일생일대의 요리를 만들어 바쳤으니 그것이 꽁빠오지띵으로, 점차 매운 맛이 더해지며 오늘 중국을 대표하는 요리로 발전한 것이다.
요리를 알면 중국이 보인다
임금이 요리를 자신의 전유물로 생각하면 백성의 저항에 부딪힌다는 사실도 빠지지 않는다. 유명한 주지육림이라는 말은 상나라의 주왕이 술로 연못을 만들고 고기로 숲을 이룰 정도로 먹는 데 집착한 나머지 나라를 멸망으로 몰아넣은 사실을 배경으로 한다. 중국인들은 예나 지금이나 이 교훈이 반추된다고 말한다. 청말 서태후는 자식을 몰아내고 천하를 장악한 이후 권세를 과시하려 군비를 빼내 이화원을 축조하는 통에 국운을 쇠락으로 몰아갔는데, 그 와중에도 자신의 식탁에 늘 108가지 요리를 대령시킨 것으로 유명하다.
임금이 요리를 자신의 전유물로 생각하면 백성의 저항에 부딪힌다는 사실도 빠지지 않는다. 유명한 주지육림이라는 말은 상나라의 주왕이 술로 연못을 만들고 고기로 숲을 이룰 정도로 먹는 데 집착한 나머지 나라를 멸망으로 몰아넣은 사실을 배경으로 한다. 중국인들은 예나 지금이나 이 교훈이 반추된다고 말한다. 청말 서태후는 자식을 몰아내고 천하를 장악한 이후 권세를 과시하려 군비를 빼내 이화원을 축조하는 통에 국운을 쇠락으로 몰아갔는데, 그 와중에도 자신의 식탁에 늘 108가지 요리를 대령시킨 것으로 유명하다.
신중국 건설의 지도자인 마오쩌둥을 설명하는 데서도 요리는 빠지지 않는다. 인민해방군과 국민당 군대가 대치하던 1947년, 와병중에 승전보를 접한 마오쩌둥은 자축하는 뜻에서 자신의 고향 호남지방 요리, 돼지고기 조림과 고추 볶음을 부탁했다. 마오가 맛있게 식사하는 모습을 본 경호원이 같은 요리를 다시 시키자 마오는 최전선의 병사들을 놔두고 지휘부만 호강하려 하느냐며 부하를 나무랐다는 것이다.
중국인의 식도락은 어디까지
중국 역사에 다양한 음식이 등장하는 만큼 독특한 내력이 담긴 식사법이나 식재료도 많다. 중국인들은 상대방이 차를 따라주면 손가락으로 탁자를 두들겨 고마움을 표시한다. 그 내력이 이렇다. 옛날 높은 관리가 하인과 같이 허름한 복장을 하고 일종의 암행길을 떠났다. 주막에 이르러 식사를 하는데, 관리가 차를 따르자 하인이 황공해 어쩔 줄 몰라 하다 기지를 발휘해 손가락으로 탁자를 톡톡 쳐 인사를 대신했다는 것이다. 복건성 장락의 특산물로 말조개의 일종인 서시설(서시의 혀)이 있다. 춘추전국 시대 월왕 구천은 당대 최고의 미인 서시를 이용해 오나라를 멸망시켰다. 그러자 월왕의 왕비가 시기 끝에 서시를 돌에 매달아 장락 앞바다에 버렸는데, 그 뒤 바닷가에 사람의 혀를 닮은 조개가 나타나 이를 서시설이라 부르게 됐다는 것이다.
중국 역사에 다양한 음식이 등장하는 만큼 독특한 내력이 담긴 식사법이나 식재료도 많다. 중국인들은 상대방이 차를 따라주면 손가락으로 탁자를 두들겨 고마움을 표시한다. 그 내력이 이렇다. 옛날 높은 관리가 하인과 같이 허름한 복장을 하고 일종의 암행길을 떠났다. 주막에 이르러 식사를 하는데, 관리가 차를 따르자 하인이 황공해 어쩔 줄 몰라 하다 기지를 발휘해 손가락으로 탁자를 톡톡 쳐 인사를 대신했다는 것이다. 복건성 장락의 특산물로 말조개의 일종인 서시설(서시의 혀)이 있다. 춘추전국 시대 월왕 구천은 당대 최고의 미인 서시를 이용해 오나라를 멸망시켰다. 그러자 월왕의 왕비가 시기 끝에 서시를 돌에 매달아 장락 앞바다에 버렸는데, 그 뒤 바닷가에 사람의 혀를 닮은 조개가 나타나 이를 서시설이라 부르게 됐다는 것이다.
중국인의 탐미주의와 열정으로 빚어진 별미 요리와 그 내력을 확인하는 것은 말하자면 이 책의 메인 코스다. 부처님이 담을 뛰어넘는다는 뜻의 불도장, 산 채로 태워먹는 거위 요리, 양귀비가 탐해 천리길을 실어 날랐다는 사천 부릉의 특산과일 리즈, 이태백이 현종에게 만들어 바쳤다는 오리찜 요리 타이빠이야(태백의 오리)..
하지만 그 많은 산해진미도 중국인의 일상을 지배하는 엄청난 식도락을 설명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아파트에 몰려드는 비둘기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는 한국 기업인의 불평에, “무슨 걱정, 한 마리씩 잡아먹으면 될 텐데” 하는 중국인의 답은 그래서 더 없이 중국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