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과의 협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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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 :10-06-21 10:18|본문
얼마전 결정이 난 쌍용자동차 매각을 보면서 또 한 번 중국인에게 당한 것은 아닌가 하는 마음입니다. 전형적인 중국인의 만만디 작전에 한국인의 빨리빨리 정책이 말려들어간 것을 보여주는 사례가 아닌가 합니다. 만만디(慢慢的)라는 말은 이제 한국에서조차 보편화된 말이 되어 버렸는데 이는 중국인들의 느릿느릿함을 약간 비꼬는 듯이 말하는 것입니다.사실 중국에서 살다보니 이해는 갑니다. 워낙 땅이 넓으니 마음또한 넓어져서 그런것인지 아니면 아예 욕심이 없는 것인지 하여간 이들의 행동및 사고방식은 느리기 그지 없습니다.
지금도 조금만 시골에 들어가면 슬슬 걸어가는 촌부뒤를 자동차 몇대가 빵빵대지고 않고 슬슬 쫓아가는 광경을 볼 수 있습니다. 뭐 이러한 만만디가 그냥 평범한 관계(예를 들어 중국인 친구를 둔 한국인)에서 일어난다고 하면 별반 손해볼것도 없죠. 하지만 비지니스에서도 마찬가지로 대하다간 정말 큰 코 다칩니다. 만만디 속에 담겨진 이들 중국인의 상술에 백발백중 넘어가는 것이죠. 얼마전 한국의 회사와 중국의 회사간 합작을 하여 새로운 회사를 세우기로 한 건이 있었습니다. 한국에서는 기술로 투자를 하고 중국에서는 자본을 대기로 한 것이죠.
한국측은 합작회사의 소주주가 되는 대신 기술을 이전하는 댓가로 기술이전비용을 받기로 하였습니다. 절대적으로 기술이 필요한 중국측에서는 정말 얼씨구나 하고 사인을 할만한 건이었죠. 그러나 중국측은 그러지 않았습니다. 시간을 질질 끌며 절대 아쉬운 것이 없다는듯이 대꾸 한마디 하지 않았죠. 가끔씩 자기네들의 관계(꽌시)를 자랑이나 하듯이 높은 관료와 만나게 해주기도 하고 이번에 큰 오더를 따게 되었다는 등 한국측으로 하여금 제풀에 지치게 하였죠. 그러다 급해서 참지 못하고 날아온 한국측에 대하여는 융숭한 대접을 함으로서 아직 관심이 많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하구요. 그러면서 다른 나라에도 그러한 기술이 있다는데 혹 도태된 것은 아니냐고 슬쩍 물어보며 조건을 낮추기도 하구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아쉬운 것은 한국측이 되어버렸습니다. 혹시 또 다른 파트너와 합작을 하는 것은 아닌지 너무 조건을 높게 잡은것은 아닌지, 이러다가 괜히 중국시장에 진출할 기회를 놓치는 것은 아닌지 별의별 생각을 하게 되는거죠. 그러다 바다에서 갓 건져진 성질 급한 물고기가 펄쩍펄쩍 뛰다 스스로 지쳐 나 잡아 잡수 하는 식으로 중국측에서 만만디로 제시한 처음과는 판이하게 낮아진 조건에도 승복하게 되죠. 畸믄말榮?비록 낮은 조건이라도 어찌보면 선택되었다는 안도감과 중국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부풀어 조건따위는 상관없다는 태도구요.
어쩌면 중국인들은 처음부터 한국인이 성질 급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설사 자기네속은 한국보다 더 타고 있을지라도 겉으로는 몇 천년을 내려온 장사치의 피와 개혁개방을 거치면서 터득한 물질 만능주의의 경험으로서 이들을 인내하게 만들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정작 계약이 체결된 후 진행되는 것을 보면 중국인들보다 더 성질 급하게 밀어부치는 사람들도 드뭅니다. 처음의 만만디는 간데 없고 하루가 멀게 전화를 하며 재촉을 하곤 하여 한국 파트너로 하여금 혀를 내두르게 하곤 하죠. 결국 첫 승부에서 진 것은 한국측이 되어버렸습니다.
원인 분석을 하여 보면 첫번째는 자본 투자없이 기술로만 투자를 하려는 한국측에 있죠. 기술을 앞서는 것은 자본이라 자본가진 사람이 우선이 되었던 것입니다. 중국측에서 보면 이 기술이 과연 이만한 투자가치가 있는가의 검증과 그에 따르는 투자마인드가 뒤따라야 하거든요.두번째로는 인내심의 싸움에서 진 것입니다. 니네 중국파트너말고도 다른 파트너는 얼마든지 있다는 식으로 나가던지 아니면 비록 투자는 안하지만 이만큼의 오더를 줄 수 있다는 식으로 중국측에 이득을 주었더라면 좀더 나은 조건에서 계약이 될 수도 있었겠지요. 인내와 상생(相生)만이 중국과의 협상에서 성공하는 길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