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로그인

‘문화대국 중국’의 추억

페이지 정보

작성자 :운영자| 작성일 :10-11-01 10:56|

본문

중국 문명과 문화는 경이로운 수준이었다. 중국의 최전성기로는 송나라 시대(10∼13세기)를 꼽는다. 송나라의 과거제도는 오늘날 한국의 공직자 선발제도보다도 앞섰던 느낌이다. 송나라는 시험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많은 수단을 동원했다. 제출된 답안지를 다른 사람들이 일일이 옮겨 적어 채점자에게 넘겼다. 채점자가 답안지의 필체를 보고 누구 것인지 알아채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시험관이 자신의 가족과 친척을 봐주는 것을 막기 위해 시험당국과 관련이 있는 응시자들은 따로 모아 시험을 치르게 했다. 힘 있는 인사의 자녀들이 당연한 듯 특혜를 받고 채용되는 21세기 한국보다 훨씬 공정한 시험이 이뤄졌던 것이다.

이런 과거제도를 통해 송나라 지식인들은 가문과 신분을 뛰어넘어 누구나 공직의 꿈을 키울 수 있었다. 자연스럽게 학문과 지식을 숭상하는 풍토가 자리 잡았다. 같은 시기에 유럽은 철저한 신분사회였다. 누구도 자신이 속한 계급의 벽을 넘을 수 없었으며 신분 상승의 유일한 통로는 전쟁에 나가 뛰어난 공을 세우는 길밖에 없었다. 이런 시대에 송나라의 인재채용 방식이 갖는 지성사적 의미는 작지 않다.

중국 당나라 시대(7∼10세기) 수도 장안(현재의 서안)은 세계를 향해 문호가 개방된 국제도시였다. 서쪽에서 실크로드를 따라 이방인들이 몰려들었고 한국 일본에서도 장안을 찾았다. 당나라는 포용성이 뛰어났다. 불교는 물론이고 이슬람교 기독교 배화교 등 세계의 여러 종교들이 이곳에 전파돼 꽃을 피웠다. 장안의 인구는 100만 명으로 당시 세계에서 가장 큰 도시였으며 외국인 거주자는 5만 명에 이르렀다고 한다. 당나라 시대의 장안이 ‘세계의 수도'로 불린 배경이 그러했다.

포용력 개방성 자랑한 세계중심

중국 문명을 평가하는데 인색한 서양 학자들조차 11세기부터 16세기까지 중국의 문화 및 경제 공업 수준은 유럽보다 훨씬 앞서 있었다고 인정한다. 중국은 19세기 아편전쟁에서 패하면서 서구 열강에 무릎을 꿇었지만 그 이전까지 중국의 문명과 문화는 단연 세계 최고 수준이었다.

우리에게도 중국은 넘보기 힘든 문화대국이었다. 청나라 시대(17∼20세기 초) 수도 베이징은 세계의 학문과 지식이 모이는 곳이었다. 중국 고전부터 서양의 과학기술까지 모든 학문을 쉽게 접할 수 있었다. 특히 유리창(琉璃廠) 거리는 무려 27만 칸에 이르는 수많은 책방으로 가득한 ‘문화의 거리'로 조선 지식인들을 가슴 설레게 했다.

조선의 문예(文藝)군주 정조는 베이징에 사신으로 가는 신하들에게 이곳에서 최신서적을 구해 오라고 주문했다. 조선의 실학자들은 베이징을 오가며 천문 지리 수학 등 새로운 지식을 수집했다. 한국에 천주교를 뿌리내리게 한 마테오 리치의 ‘천주실의' 등 서학도 베이징을 통해 조선에 들어왔다.

중국은 주변 이민족들의 침략에 끊임없이 시달렸으나 문화가 이를 이기는 큰 힘이 됐다. 주로 유목민들인 변방 국가들은 군사적 힘에서는 앞서 있었으나 중국은 이들을 ‘중국 문화의 교화를 받지 못한 오랑캐'라며 무시했다. 중국의 선진적 제도와 앞선 문물에 감탄한 주변국들은 타협을 모색하는 경우가 많았다. 중국의 우월성을 인정하는 선에서 외교관계를 맺었다. 정기적으로 조공을 주고받는 이른바 ‘중국적 세계 질서' 안으로 편입됐던 것이다.

중국은 1840년 아편전쟁 이후 170년 동안의 긴 잠에서 깨어나 다시 강대국으로 복귀했다. 우리 바로 옆에 강한 상대가 자리 잡고 있는 것은 한국 발전을 위해 긍정적인 측면이 많다. 하지만 요즘 중국의 중요한 정책 결정이나 판단을 보면 그 옛날 ‘위대한 중국'을 계승하고 있는 게 맞는지 다시 쳐다보게 된다. 문화 콘텐츠들이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고 짝퉁이 판치는 현실은 아직 경제적으로 커가는 단계라서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한국과 관련된 역사 왜곡이 계속되는 대목에서는 ‘문화대국'의 흔적을 느끼기 어렵다. 진실에 눈을 감는 폐쇄성, 당장의 이익에 급급한 편협함이 엿보일 뿐이다. 주변국과의 갈등이 빚어졌을 때 중국이 ‘당한 만큼 되돌려준다'는 자세로 일관하는 것도 실망스럽다. 중국이 자랑하던 그 포용력과 관용의 모습은 어디로 사라졌는가. 민주화 운동가 류사오보가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됐을 때 중국이 보여준 신경질적 반응에 이르러서는 할 말을 잃게 된다.

‘문화 결핍' 초강국에 세계가 우려

중국의 경제력 군사력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이다. 세계역사에서 중국처럼 많은 인구를 보유한 단일국가는 없었다. 중국은 인류가 과거 경험한 적이 없는 초강대국으로 조만간 등장할 것이다. 지금도 세계는 중국의 작은 움직임에도 쉽게 요동친다. 이런 막강한 나라가 문화적으로 결핍된 국가라면 보통 심각한 일이 아니다. 바로 옆에 위치한 우리는 더 답답하다.

0

중국경제동향 목록

중국경제동향 목록
샤오미 회장, “비방 그 자체가 우러러보는 것”...누구 겨… 인기글 최근 위청동(余承東) 화웨이 CEO가 “우리가 더 잘 만들었는데도 못 파는 것은 시대의 한계”라고 언급하자, 레이쥔 샤오미 회장이 “비방, 그 자체가 일종의 우러러봄”이라는 모옌(莫言)의 명언을 올려 큰 화제다.콰이커지(快科技)은 레이쥔 회장이 지난 1일 웨이보에 올린 글에 누리꾼들이 크게 호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레이쥔…(2025-06-05 18:34:11)
중국 곳곳 최저임금 잇단 인상... 상하이 2690위안 최고 인기글 중국 곳곳 최저임금 잇단 인상... 상하이 2690위안 최고[2025-06-05, 08:05:01] [사진 출처=인력자원과 사회보장부 홈페이지(人力资源和社会保障部网站)] 1일 중신경위(中新经纬)에 따르면, 중국 곳곳에서 최저임금 기준이 잇따라 상향 조정되고 있다. 5월 29일 기준, 충칭·쓰촨·산시·광동 등 8개 …(2025-06-05 18:26:40)
中 4월 글로벌 모바일 게임 시장 ‘승승장구’… ‘왕자영요’… 인기글 中 4월 글로벌 모바일 게임 시장 ‘승승장구’… ‘왕자영요’ 1위 탈환[2025-05-12, 08:01:49] [사진 출처=센서타워(sensor tower)] 중국 게임업체들이 4월 글로벌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강력한 존재감을 과시했다. 텐센트의 ‘왕자영요(王者荣耀)’가 매출 급등과 함께 글로벌 매출 1위에 복귀했…(2025-05-12 13:14:37)
'미중 관세전쟁 승자는 시진핑' 세계 IB들 중국경제 낙관 인기글 미중 관세전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세계적인 서방 투자기관들이 중국 경제의 앞날에 대해 잇따라 밝은 전망을 내놓고 있다고 중국중앙방송(CCTV)과 경제일보 등 주요 매체들이 17일 보도했다.중국 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 기관은 미국 고관세 정책이 세계 무역 질서를 교란하고 세계 경제 회복의 기초를 해치고 있지만 중…(2025-04-21 15:30:30)
‘80허우’ 틱톡 창업자 장이밍, 中 최고 부자 등극 인기글 틱톡 모회사 바이트댄스(字节跳动)의 창업자 장이밍(张一鸣)이 27일 중국 최고 부자에 등극했다.27일 펑파이신문(澎湃新闻)은 미국 경제지 포브스 부자 순위를 인용해 ‘80허우(80后, 1980년대 출생자)’ 장이밍이 재산 655억 달러(96조 1200억원)으로 중국 부자 순위 1위에 올랐다고 보도했다.전 세계 부자 순위…(2025-03-29 16:22:42)
中 10억원 보유한 ‘부유 가구’ 518만 가구…1위 도시는… 인기글 中 10억원 보유한 ‘부유 가구’ 518만 가구…1위 도시는? [사진 출처=콰이커지(快科技)] 중국에 순자산 600만 위안(10억원)을 보유한 ‘부유 가정’이 518만 가구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13일 상하이증권보(上海证券报)는 중국의 부자 연구소 후룬(胡润)연구소가 발표한 ‘중신 푸르덴셜생명 ‘촨지아’, 후룬바이…(2025-03-29 16:19:15)
'반품 없이 환불 가능' 테무 인기글 중국 상무부, 테무 모회사 핀둬둬에 시정 요청 ​중국 당국이 판매업자 수백명의 시위를 촉발했던 테무의 환불정책 수정을 지시했다.11일 블룸버그통신 보도에 따르면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과 상무부는 최근 테무의 모회사인 핀둬둬(PDD홀딩스) 경영진에게 반품 없이 환불하는 정책의 수정을 요청했다. 중국의 글로벌 인터넷쇼핑몰 …(2024-12-12 15:46:01)
中 중앙정치국 회의, 2025년 경제 방향 3가지 발표 인기글 中 중앙정치국 회의, 2025년 경제 방향 3가지 발표​ 중공중앙정치국은 9일 열린 회의에서 2025년 경제 작업 방향을 논의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내년 경제 정책의 기조를 경제 성장 안정화, 개혁 심화, 리스크 방지에 중점을 두었다고 중국신문망(中国新闻网)은 전했다. 1. 강력한 경제 성장 안정화회의는 내년 경제 작업에서 ‘보다 적극적이고 효과적인 거시정책’을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적극적인 재정정책과 적절한 통화 완화정책을 시행하고 정책 도구를 개선, 파격적인 ‘역주기 조정(…(2024-12-12 15:13:11)
] 미국의 對中 기술 제재가 자초한 3大 함정 인기글 최근 미국 재무부는 '미국 투자가 중국의 군사 첨단 기술 발전을 촉진해 미국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는 이유로, 2025년 1월부터 중국의 반도체, 양자 기술, 인공지능(AI) 분야에 대한 투자를 금지한다고 발표해 논란을 일으켰다. 그러나 며칠 간 관찰한 결과, 업계의 반응은 대체로 미미한 편이다. 업계 반응이 미미한 이유…(2024-11-26 18:40:42)
지난 7개월간 국영기업의 전략적 신흥산업 투자는 1조 위안을… 인기글 사진=웨이보신화통신 베이징 9월 15일 보도에 따르면 중국국무원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는 올해 1~7월 전략적 신흥산업에 대한 중앙기업의 투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투자가 1조 위안을 초과하여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했으며 중앙기업 총투자의 38%를 차지하여 중앙기업의 강력한 신흥산업 동력을 보여주었다.이러한 투자는 주…(2024-09-16 18:23:32)
中 8월 수출 8.7%·무역흑자 33.6% 깜짝 증가...한… 인기글 8월 중국의 수출이 8.7% 깜짝 증가했다.중국 해관총서(관세청)의 10일 발표에 따르면, 중국의 8월 수출액은 3086억달러로 전년 대비 8.7% 증가했다. 8월 수출액은 전달 대비로도 2.7% 증가하는 호조세를 보였다. 8월 수입액은 2176억달러로 0.5% 증가하는 데 그쳤다. 무역흑자는 전년 대비 33.6% 증가…(2024-09-10 20:32:38)
中 2023년 평균 연봉 2260만원 (12만 698위안)…… 인기글 [사진 출처=제일재경(第一财经)] 2023년 중국의 업계 평균 연봉이 공개되었다. 19일 제일재경(第一财经)은 국가통계국 발표 자료를 인용해 2023년 전국 도시 농촌 非민영기업(국유기업, 외국계, 조합 등)의 평균 연봉은 12만 698위안(약 2263만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669위안 인상되었다고 보도했다. 민영기…(2024-05-23 17:16:25)
中 1~4월 상품 무역 수출입 규모 5.7% 증가 인기글 중국 해관총서(海關總署, 세관)에 따르면 올 1~4월 상품 무역 수출입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5.7% 증가한 13조 8100억 위안(약 2613조 5425억 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수출은 7조 8100억 위안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 늘었고, 수입은 6조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6.8% 증가했다.1~4월…(2024-05-23 14:24:04)
전 세계 여성 억만장자 약 300명 중 80%가 중국계 인기글 주간지 익스프레스는 최근 '중국 여성 억만장자의 놀라운 성공'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아래와 같이 기고했다. 전문을 발췌 편집하면 다음과 같다. "내가 왜 남자에게 기대야 성공할 수 있을까. 우리 여성들은 어릴 때부터 남성 주도의 세계에서 성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면서 "부의 축적을 위해 강한 의지를 불살랐다"고 밝…(2024-05-01 17:32:52)
中 관영 방송 통해 축구계 비리 전말 공개 인기글 [사진 출처=매일경제신문(每日经济新闻)] 지난 해 중국 축구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축구계 비리 사건의 전말이 중국 중앙방송(CCTV)을 통해 낱낱이 공개되었다. 10일 매일경제신문(每日经济新闻)에 따르면 4부작으로 제작된 반부패 다큐멘터리를 통해 주요 반부패 사건의 주인공들이 나와 사건의 전말을 공개하고 자아 비판성 공개 …(2024-01-15 17:08:18)
게시물 검색

공지사항 2025년 새해 건강복 많이 받으세요 !
延边聖山本草商贸有限公司(연변성산본초상무유한공사)微信 138-4339-0837 카톡전화번호 010-4816-0837
Copyright © 2006 吉ICP备2020005010号 住所 :延吉市北大新城 2号楼3010
企业法人注册号(법인사업자 등록번호):222400000012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