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중소기업의 무덤 돼버린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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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13-06-09 07:07|본문
상하이 음식 중 시앙요우싼후라는 요리가 있다. 장어를 가지ㆍ파ㆍ생강 등과 함께 뜨거운 기름에 볶는 요리다. 이 요리가 장강을 따라 내륙으로 들어와서는 다소 엽기적인 요리로 변했다. 팔팔 끓인 기름에 살아 있는 실뱀장어와 얇게 썬 가지, 갖은 야채를 넣고 기다린다. 뜨거운 기름에서 실뱀장어가 요동을 치며 가지와 함께 국수가닥처럼 익으면 생강을 얹어 내놓는다. 눈으로 맛본 시앙요우싼후는 그냥 기름에 잘 볶은 흔한 면 요리다.
이 같은 익숙하지 않은 요리에서 중국 기업과의 경쟁에서 점차 도태되는 우리 중소기업들의 모습이 보인다. 가지와 동화돼 면 요리가 된 실뱀장어와 달리 중국 내수시장에 적응하지 못한 우리 중소기업들은 중국 기업에 회사를 팔거나 빈손으로 중국을 떠나기도 한다.
대기업과 동반진출도 성공 장담 못해
한때 7,000개가 넘는 중소기업이 자리를 잡으며 중국 내 한국의 산업기지로 불렸던 칭다오가 단적인 사례다. 불과 2~3년 사이 칭다오의 중소기업은 3,000여개로 줄었다. 특히 보석 가공업체는 오르는 인건비와 중국 정부의 자국 중소기업 지원책에 경쟁력을 잃고 대부분 짐을 싸서 한국으로 돌아가거나 베트남 등으로 이전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관계 정상화를 위한 을의 반란은 최근 중국에서도 급증하고 있다. 한국과 다른 점이 있다면 중국판 을의 반란은 타깃이 한국을 비롯한 외자기업이라는 것이다. 한국 중소기업의 하청 주문을 받던 중국 업체들은 지방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고 하청에서 원청으로 속속 위치를 바꿨다. 이미 생산공정ㆍ기술 등에서 우리 중소기업을 따라 잡은 중국 중소기업은 중국시장에 동화되지 못하고 겉돌고 있는 경쟁자들을 하나씩 도태시키고 있다.
대기업과의 동반진출도 더 이상 정답이 아니다. 대기업조차 중국시장에서 더 이상 안정적인 성장을 보장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STX다롄 협력업체들의 몰락에서 보듯 대기업에만 의존해 중국시장에 진출한 중소기업은 동반성장이 아닌 동반파산의 운명을 맞고 있다. 굳이 특정 기업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중국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채 껍데기뿐인 중국 법인을 유지하는 대기업이 부지기수다.
대기업의 한국식 하청업체 관리도 중소기업들을 울린다.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 대기업은 두부 한 모, 장갑 한 짝까지 대주주가 지분을 가진 소모성자재구매대행(MRO) 업체를 통해 납품을 받고 중간 마진을 챙겨 하청업체들의 원성이 말이 아니다.
해외진출 독려보다 진출기업 경쟁력 강화부터
최근 미래창조과학부는 창조경제의 액션플랜으로 벤처ㆍ중소기업을 해외로 진출시키겠다고 발표했다. 인프라를 확충하고 현지 네트워크와 연계를 강화해 우리 기업들의 세계시장 진출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현 정부의 핵심 노믹스인 창조경제의 액션플랜치고는 별로 창조적이지 않다는 게 중국에 진출한 중소기업들의 비판이다. 역대 정부 중소기업 정책과 별 차이도 없다. 오히려 쫓기듯 만든 정책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물론 경쟁력 있는 벤처ㆍ중소기업은 해외로 진출해야 한다. 특히 14억명에 달하는 소비시장을 갖춘 중국시장은 한국 중소기업이 강소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이다.
하지만 잊고 있는 것이 있다. 기존에 해외로 진출한 기업들에 대한 지원도 신규진출만큼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20여년 전 한ㆍ중 수교전부터 진출한 중국 내 우리 중소기업들은 정부가 그렇게 중요시하는 현지 네트워크다.
박근혜 대통령의 방중이 얼마 남지 않았다. 박 대통령이 중국에 와 기업인들에게 중국 내수시장 진출을 강조하는 것만큼 비자ㆍ세금 등 기존 중국 기업의 문제를 파악하고 정부차원의 지원방안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성공사례만 보고 우쭐하기보다는 실패사례나 어려운 곳을 찾고 위기에 처한 기업인들을 만나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것이 그렇게 강조하는 창조경제의 밑거름이 되지 않을까 싶다.
서울경제
이 같은 익숙하지 않은 요리에서 중국 기업과의 경쟁에서 점차 도태되는 우리 중소기업들의 모습이 보인다. 가지와 동화돼 면 요리가 된 실뱀장어와 달리 중국 내수시장에 적응하지 못한 우리 중소기업들은 중국 기업에 회사를 팔거나 빈손으로 중국을 떠나기도 한다.
대기업과 동반진출도 성공 장담 못해
한때 7,000개가 넘는 중소기업이 자리를 잡으며 중국 내 한국의 산업기지로 불렸던 칭다오가 단적인 사례다. 불과 2~3년 사이 칭다오의 중소기업은 3,000여개로 줄었다. 특히 보석 가공업체는 오르는 인건비와 중국 정부의 자국 중소기업 지원책에 경쟁력을 잃고 대부분 짐을 싸서 한국으로 돌아가거나 베트남 등으로 이전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관계 정상화를 위한 을의 반란은 최근 중국에서도 급증하고 있다. 한국과 다른 점이 있다면 중국판 을의 반란은 타깃이 한국을 비롯한 외자기업이라는 것이다. 한국 중소기업의 하청 주문을 받던 중국 업체들은 지방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고 하청에서 원청으로 속속 위치를 바꿨다. 이미 생산공정ㆍ기술 등에서 우리 중소기업을 따라 잡은 중국 중소기업은 중국시장에 동화되지 못하고 겉돌고 있는 경쟁자들을 하나씩 도태시키고 있다.
대기업과의 동반진출도 더 이상 정답이 아니다. 대기업조차 중국시장에서 더 이상 안정적인 성장을 보장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STX다롄 협력업체들의 몰락에서 보듯 대기업에만 의존해 중국시장에 진출한 중소기업은 동반성장이 아닌 동반파산의 운명을 맞고 있다. 굳이 특정 기업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중국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채 껍데기뿐인 중국 법인을 유지하는 대기업이 부지기수다.
대기업의 한국식 하청업체 관리도 중소기업들을 울린다.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 대기업은 두부 한 모, 장갑 한 짝까지 대주주가 지분을 가진 소모성자재구매대행(MRO) 업체를 통해 납품을 받고 중간 마진을 챙겨 하청업체들의 원성이 말이 아니다.
해외진출 독려보다 진출기업 경쟁력 강화부터
최근 미래창조과학부는 창조경제의 액션플랜으로 벤처ㆍ중소기업을 해외로 진출시키겠다고 발표했다. 인프라를 확충하고 현지 네트워크와 연계를 강화해 우리 기업들의 세계시장 진출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현 정부의 핵심 노믹스인 창조경제의 액션플랜치고는 별로 창조적이지 않다는 게 중국에 진출한 중소기업들의 비판이다. 역대 정부 중소기업 정책과 별 차이도 없다. 오히려 쫓기듯 만든 정책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물론 경쟁력 있는 벤처ㆍ중소기업은 해외로 진출해야 한다. 특히 14억명에 달하는 소비시장을 갖춘 중국시장은 한국 중소기업이 강소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이다.
하지만 잊고 있는 것이 있다. 기존에 해외로 진출한 기업들에 대한 지원도 신규진출만큼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20여년 전 한ㆍ중 수교전부터 진출한 중국 내 우리 중소기업들은 정부가 그렇게 중요시하는 현지 네트워크다.
박근혜 대통령의 방중이 얼마 남지 않았다. 박 대통령이 중국에 와 기업인들에게 중국 내수시장 진출을 강조하는 것만큼 비자ㆍ세금 등 기존 중국 기업의 문제를 파악하고 정부차원의 지원방안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성공사례만 보고 우쭐하기보다는 실패사례나 어려운 곳을 찾고 위기에 처한 기업인들을 만나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것이 그렇게 강조하는 창조경제의 밑거름이 되지 않을까 싶다.
서울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