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족, 남북 문화충돌의 완충지대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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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 :10-08-26 09:16|본문
한.중.일 세나라에 흩어져 살고 있는 조선족은 세계 한인 사회의 일부로서 민족적 유대 관계에 기초, 3국 간 교류.협력에서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고 연합뉴스가 최근 전했다. 조선족은 또 남북 관계에서 중립적 입장을 견지하면서 양측간 문화충돌에서 우호적 완충지대 역할을 하고 있으며 조선 주민들이 시장경제 체제에 적응하는데 필요한 지식과 경험을 전달하는 매개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재외한인학회(회장 윤인진.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23일 오후 서울 안암동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대회의실에서 일본의 조선족연구학회, 고려대학교 사회학과 BK21교육연구단과 공동으로 `한.중.일 협력시대 조선족의 역할'이란 주제로 공동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
아세아연구소의 후원으로 열린 이날 세미나는 한국과 중국, 일본 사이의 정치, 경제, 문화적 교류와 협력이 활성화되는 때에 맞춰 경제, 문화, 예술, 교육 등 여러 분야에서 새롭게 부각되는 조선족의 역할을 조명했다.이승률 동북아공동체연구회 회장은 `한국에서 본 재중동포의 지위와 역할'에서 중국내 조선족을 가리켜 `변연복합문화(邊緣複合文化) 집단'이라고 정의하면서 "근면한 성품과 명석한 두뇌로 55개 중국 내 소수민족 가운데 가장 뛰어나 민족으로 평가받는 다중지능 인재 집단"이라고 말했다. 그는 "조선족은 세계 한인 사회의 일부로서 민족적 유대관계에 의해 한.중 교류를 중개하는 역할 뿐 아니라 양국 관계를 조화롭게 만드는데 기여할 것"이라면서 "남북관계에서는 중립을 지키면서 남북 간 문화충돌에서 우호적인 `완충지대'로 부각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두만강 무산광산에서 버려진 폐석을 사들인 것이 바로 조선족이었다"면서 "조선족이야말로 조선 주민들에게 시장경제에 적응하는데 필요한 지식과 경험을 습득하게 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본 나고야대학의 가사이 노부유키 교수는 `일본에서 본 재일조선족-선배 민족들에게서 배울 것'이라는 논문에서 "일본에 있는 조선족은 중국어와 일본어, 한국어 등 3개 국어에 모두 능하고 동족 간 유대감에 기초한 네트워크에 강하지만 네트워크 규모가 크지 않다"면서 "동향의식과 동일한 가치관에 의한 네트워크의 한계를 넘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일본내 조선족은 그 가족까지 포함해 6만∼7만 명, 수도권에만 4만∼5만 명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정확한 수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조선족으로 고려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고 이번 세미나 개최를 주선한 부경대 예동근 교수는 `지역협력을 위한 조선족의 역할-한국 내 조선족을 중심으로'라는 논문 발표를 통해 "한.중.일 3국이 정치적, 경제적 협력관계를 지향할 때 조선족 사회의 초국가적 커뮤니티의 재건은 더 높은 차원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예 교수는 또 "최근 천안함 사건과 관련해 한국에 체류하는 재외동포들은 거의 '탈정치화' 입장을 취하고 있다"면서 "조선족은 `경열정냉'(經熱政冷.경제에는 열심이지만 정치에는 냉담하다)의 입장에서 동북아 경제공동체에 몰입하면서 경제공간의 초국가화를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윤인진 회장은 "이번 세미나는 한.중.일 정상회담이 제도화되고 경제협력을 중심으로 문화, 예술, 교육 등 다방면에 걸쳐 3국 간 교류가 활성화되는 시점에서 세 나라에 걸쳐 있는 조선족의 존재 의미와 역할을 조명하는데 그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경근 재외동포재단 기획이사는 축사에서 "한.중.일 3국에 체류하는 조선족의 역할을 새로 조명하는 자리가 마련된 것을 환영한다"면서 "각기 다른 환경에서 살고 있는 재외동포 사회 간 교류와 협력을 발전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논문 발표에 이어 이진영 인하대 교수(재외한인학회 부회장)의 사회로 리강철 일본 호쿠리쿠대 교수(조선족연구학회 회장)와 이상철 일본 류우코쿠대 교수, 권녕준 니가타 현립대학 교수, 홍정표 일본 미야자키대 교수, 곽승지 연합뉴스 영문북한팀장, 김용필 중국동포타운신문 발행인 겸 편집국장, 박우 재한조선족유학생네트워크 회장이 지정토론을 벌였고 이상철 교수 진행으로 질의응답과 종합토론도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