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중국어도 못하면서 중국에 병원낸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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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09-03-26 09:46|본문
"중국진출은 절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저도 중국에 진출하기 위한 병원들로부터 개인적으로 자문을 여러번 받았었죠. 중국에 진출한다는 의사분들을 상대로 중국어로 인터뷰 해 보면 단 한 명의 의사도 기초 중국어 조차 돼 있지 않았습니다"
연세SK병원 심영기 원장은 중국에서 성공적인 개원을 위해서는 중국어를 완벽하게 알아야 하고 중국 의료제도와 현지 문화를 이해해야 하며 독특하고 특색있는 자신의 의료진료 분야를 갖고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의료행위에서는 환자와 의사 간 비밀스러운 부분이 많은데 1대 1로 언어소통이 되지 않으면 거의 진료가 불가능하다고 봐야 합니다. 이런 점을 우리 한국 의사들이 간과하고 무조건 중국에 투자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허황된 생각을 하고 있다는 점이 안타깝습니다.
심영기 원장은 현재 연세SK병원의 전신인 SK성형외과의원 시절 2000년도 중국 대련에 원내원 개원형태로 인민해방군 병원내에 정맥류 전문병원을 오픈했고 국내 의사 중에서 최초로 중국의료면허를 획득한 바 있다.
2004년도에는 대련SK정맥류의원을 독립법인 형태로 이전 개원했다.
2001년도 개원 6개월만에 손익분기점에 도달했고 경영상태가 좋아 2006년도에 북경에 2호점 북경SK외과의원을 오픈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심영기 원장은 중국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거의 반 이상 중국인이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심영기 원장은 중국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거의 반 이상 중국인이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중국인에 의한 중국인의 병원'을 지향해야 하며 경영에 관해서만 중국을 잘 이해하는 의사인 한국 투자자가 운영하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이라는 설명이다.
"제가 만약 중국에서 병원을 열면서 제 이름을 고집했으면 성공하지 못했을거에요. 중국인 의사를 고용해서 원내원 개원에 성공한 거니까요"
심 원장은 우리나라 병원들이 중국에서 실패하는 가장 큰 원인을 '중국에서도 이미 시술되고 있는 분야를 더 비싸게 하기 때문'으로 꼽는다.
"중국엔 3만원짜리 쌍꺼풀 시술을 해 주는 곳이 있어요. 물론 미용실에서 불법으로 하는 것이죠. 연변에서는 병원에서 하는 상꺼풀 수술이 10만원 정도고 대련에서는 15만원을 합니다. 우리나라는 150만원 받기를 원하죠. 그런데 10배의 가격을 내면서 10배 이상 예뻐지냐하면 그건 아니란 말이죠. 이건 중국의 문화나 경제를 이해하지 못해서 생기는 문제입니다. 한국 의술이 나은건 분명하지만 중국 소비자들 중 두 배, 세 배, 심지어 열 배의 가격을 내면서 치료를 받을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특히 한국의사가 현지에서 수술을 하면서 병원을 운영한다는 것은 힘들다는 게 심 원장의 설명이다.
인건비와 의료행위의 수지타산이 맞지 않게 되는 것이다.
"한국에서 중국 의사를 수련시켜 현지에서 활동하도록 하면 낮은 인건비로 경영이 흑자가 될 수 있죠. 한국동포를 상대로 해서 의료행위를 하겠다는 것은 치과 같은 경우는 가능할지 모르죠. 그래도 그건 진정한 의미의 의료수출이라 부를 수는 없어요. 중국인을 대상으로 한 게 아니잖아요"
심 원장은 '한국 의사가 현지에서 수술과 진료를 한다는 건 '꿈'이라고 일축한다.
"중국엔 우리나라 인구만큼 부자가 있다고들 하죠. 그런데 그 부자들이 중국 한 지역에 몰려 있는건 아니지않습니까. 중국 각 곳에 퍼져있는데 그 사람들을 위해 중국 지역마다 하나씩 분점을 세울겁니까? 실정을 모르는 생각이라고 밖에 할 수 없어요"
"중국에 병원을 세우면 돈을 많이 벌 수 있을 것 처럼 현혹하는 조선족들도 있는데 이들은 투자과정에서 많은 돈을 빼먹을 수 있으니까 그런거에요. 어떤 안과는 라식 병원을 세우면 된다는 말에 10억을 줬대요. 그 돈이 다 날아간거에요. 이렇게 당한 사람들은 창피해서 어디가서 이야기도 못해요"
심 원장은 중국에 제대로 가기 위해서는 천천히 공부를 하고 만반의 준비를 갖춰야 한다고 조언한다.
"뭐가 그렇게 급해요? 여기에 뿌리를 갖고 있으면서 가야죠. 거기 가면 한국 수가를 받기 힘들잖아요. 중국말도 완벽하게 배우고 투자에 관해서도 공부해야죠. 중국사람하고 소통이 돼도 사기당할 판인데 말도 안통하면서 갈 생각은 하지마세요"
심 원장의 좌우명은 '열심히 성실하게 의사로서 의도를 지키는 것'이라고 한다.
중국 투자에 왕도는 없다.
심 원장의 말처럼 중국 개원도 열심히 성실하게 준비하는 것만이 살아남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