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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중한인회에 대한 내 생각과 바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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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09-03-25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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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중한국인회가 전중국한국인회 회장단 교류회를 갖고 전국적 통합조직으로의 발전 방안을 의지를 담은 개정안을 검토, 승인했다. 이와 같이 큰 도약을 준비하는 한인회에 대해 재중 교민의 한 사람으로 개인적 의견을 제시한다.
 
김희철 회장이 말한 것과 같이 재중국 한국인은 80만에 달했으며, 100만 시대를 눈 앞에 두고 있다. 하지만 한중교류와 관계 발전, 그리고 한국인의 중국 진출 규모에 비해 중국 현지에서 한국인의 생활 환경은 대단히 열악하다.
 
재중한국인은 개별적으로 중국에 진출했으며, 중국 주요 도시마다 코리아타운을 자연발생적으로 형성하고 중국 생활과 사업을 펼치고 있다. 한중 수교 초기에는 단기적 중국 진출이 주를 이루었으나 한중수교 15주년을 맞은 현재는 장기 거주자들이 수십만에 달하고 있다. 이와 같이 중국에서 한인사회가 형성됐지만 재중한국인은 '무정부 상태'인 고립무원의 상황에 놓여있다.
 
재중한국인의 경제 생활, 자녀 교육, 의료 복지에 대한 사회적 책임은 한중 어느 나라도 책임지고 있지 않은 무정부 상태. 어떤 사회적 보호와 대책도 없는 상태에서 개인이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하는 처지에 놓여있는 것이다. 중국에서 사업하는 한국 국민인 이들은 한중 양국에서 세금을 내며 양국 법률이 규정한 의무를 다 하고 있지만 그 어떤 국가적, 사회적 보호와 혜택은 커녕 기본 권리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과 시점에서 재중한국인을 대표해서 "한인들의 권익 신장과 생활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고 선언한 재중한인회의 결의와 계획은 실로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21세기 세계화 시대의 특징은 전 세계가 하나로 통합되는 가운데 지역별 그룹화되는 것이다. 세계화의 큰 흐름 속에 정통적 국가관, 사회관, 생활관이 무너지고 있으며, 개개인의 생활 환경이 바뀌고 있다. 이와 같은 세계화의 과정에서 새로운 커뮤니티가 형성되고 있으나 기존의 국가 제도와 정책, 관료들의 마인드는 변화를 따라잡기조차 버겹다.
 
즉, 큰 세계화의 흐름 속에 국가간 활발한 교류 과정에서 새로운 커뮤니티가 형성되고 있으며, 재중한국인사회가 그 대표적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근대 사회는 국가를 커뮤니티의 기본 단위로 삼아 왔으며, 개인의 사회적 보호와 권리 보장은 국가적 차원에서 진행돼 왔다. 21세기 새롭게 형성되는 커뮤니티는 이와 같은 국가적 차원에서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자치활동이 앞으로 기존의 국가를 대신할 수 밖에 없으며 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현실에 감안해서 한인회 발전안은 시대역사적 사명을 내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한인회의 실질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전체적 차원의 조직 통합 뿐만 아니라 한인회가 직면한 현안의 과제 해결 또한 중요하다.
 
현재 한인회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한인회의 대중화이다. 중국 어느 도시의 한인회도 현지 교민 대비 회원수가 10%를 넘긴 곳이 단 한 군데도 없다. 한인회 발족 초기에서는 일부 뜻 있는 인사들 위주로 구성되고 운영되며 참여할 수 밖에 없으나 한인 사회가 오늘과 같이 팽창한 시점에서 일부 참여율로 운영되는 한인회가 '대표성'을 운운하기에는 낯 부끄러운 일이다.
 
이와 같은 한인회 대중화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선 '지역 유지' 위주의 조직 구성을 탈피해야 한다. 또한 공공 단체의 임원으로 합당하고 유능한 사람으로 구성해야 한다. 많은 지역에서 한인회는 이익단체화됐다는 여론이 끊이지 않고 있다. '얼굴 내밀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주요 자리를 차지하는 관행을 탈피하지 못한다면 한인회는 일부만의 조직 수준을 탈피하지 못할 것이다.
 
한인회의 대중화를 위해서는 또한 한인회 문턱을 낮추어야 한다. 회비가 부담스럽고 회원으로서 마당히 자기 역할을 찾지 못해서 회원 가입을 망스리는 사람이 많다. 한인회 구성 인물이 다양하지 못하니 함께 어울리거나 말이 통하는 사람이 없다. 부담 없이 참여해 자기 역할을 찾게 되고 보람을 느끼면 자발적으로 회원이 되려고 할 것이다.
 
다음으로 대중의 참여를 높이는 사업을 적극 전개하고 미디어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대중 조직의 생명은 대중의 참여이다. 대중의 참여 없는 조직이 대중의 대표성을 갖기는 힘들다는 것은 상식이다. 대중이 참여하는 사업과 행사를 기획하고 진행할 일꾼들을 확보하고 크고 작은 규모의 다양한 대중 행사를 진행해야 한다.
 
어떤 조직이든, 기업이든 대중과의 커뮤니케이션은 미디어를 통한다. 대중과의 커뮤니케이션이 능한 조직이나 기업이 참여율이나 판매율을 높일 수 있다. 소위 말하는 언론 플레이는 곧 대중과의 커뮤니케이션을 두고 하는 말이다. 그런데, 현 한인회의 대중과의 커뮤니케이션 수준은 유치한 수준이다.
 
한인회가 해결해야 할 또 하나의 문제는 합법화이다. 이는 대중 자치활동단체인 한인회와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의 심각한 모순을 해결하는 문제이다. 중국은 개혁개방 이후 21세기 자국의 발전 방향을 갖고 단계적으로 나아가고 있다. 그런데, 권리 의식이 높은 자유민주주의 나라 수준으로 중국 인민이 발전한 상황이 아니다. 즉, 경제 발전 정도에도 나라마다 차이가 있듯이, 정치 발전 정도에도 차이가 있다. 중국은 경제 발전 정도에 따라 경제 제도와 시스템을 발전시키고 있듯이 정치 역시 발전정도에 따라 점진적 발전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
 
문제는 외국인인 우리에게 자치활동을 보장하는 조직을 인정해주고 자국 국민에게 이를 허용하지 못한다면 스스로 모순에 빠지는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쉽게 외국인의 NGO 활동을 보장해 주기에는 준비가 돼 있지 않은 것이다. 이러한 모순을 어떻게 해결하고 합법적 조직으로 인정받고 합법적 활동을 보장받을 지는 한인회가 풀어야할 중대한 과제이다.
 
한인회가 해결해야 할 또 다른 문제는 교육과 의료 문제이다. 교육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헌법에 명시된 권리이자 의무이다. 대한민국 국적을 갖고 중국에서 생활하는 대한민국 자녀들은 교육의 의무를 다 하기에는 너무나 열악하다. 하지만 대한민국 정부는 이를 외면하고 있다. 턱 없이 비싼 국제학교 등록금, 외국인에 냉소적으로 바뀐 중국 현지 학교들... 우리 자녀들을 반기는 교육의 장이 없다. 한인회는 국제학교 하나 더 짓는 것에 목표를 둘 것이 아니라 재중 한인을 대표해 우리의 자녀들이 외국에서도 대한민국 국민의 의무와 권리를 다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체력이 곧 국력이라고 했다. 중국 현지 한국인들은 아프면 병원가기가 겁이 난다. 비싼 치료비가 겁이 나고, 오진이 겁이 난다. 아프면 귀국해서 치료를 받고 오는 것이 더 안전하고 경제적인 지금과 같은 열악한 상황에서 안전한 생활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사고와 질병으로부터의 안전 장치는 생활의 기본이다. 이는 결코 개인 스스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며 사회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한인회 어떤 자리도 특별한 부와 명예가 생기는 자리가 아니다. 큰 규모의 재정을 운영할 권리가 있는 자리라기 보다는 오히려 사재를 털어야 하는 자리이다. 많은 사람들로부터 존경 받고 칭찬 받는 자리이기 보다는 욕 듣지 않으면 다행인 자리이다. 얻는 것은 없고 내 놓을 것만 많은 자리... 자본주의적 원리로는 이해할 수 없는 자리이다. 그래서 곱게 보지 않는 시선과 말이 많다.
 
그러나 수신의 단계에 있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치국의 단계에 있는 사람이 있다. 즉 개인의 생활 뿐만 아니라 사회적 생활에 눈을 뜨고 사명감을 갖는 치국의 단계에 있는 사람들이 있어야 사회의 안녕과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 한인회가 이러한 사람들에 의해 새시대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 갈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치국의 단계에 있는 사람의 세계관과 가치관을 세인이 이해하지 못한들 어떠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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