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출신 中 작곡가 정율성 생가 방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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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백두넷 | 작성일 :21-07-01 04:36|본문
'동아시아의 혼' 한국 출신 中 작곡가 정율성 생가 방문기
광주광역시 남구 양림동에는 한 작곡가의 이름을 딴 거리가 있다. 바로 '정율성 거리'다. 이곳은 중국에서 혁명음악가로 추앙받는 한국 출신 유명 작곡가 정율성이 태어나고 자란 곳이다. '중한 문화 교류의 해'(2021~2022년)를 맞아 정율성 생가에 최근 신화통신 기자가 찾아갔다.
오랜 기간 한중 문화 교류 사업을 해온 권기식 한중도시우호협회장은 정율성에 대해 "한중 우호를 상징하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정율성은 1914년 광주에서 태어났으며 전라남도 화순군 능주초등학교(옛 능주보통학교)를 다녔다. 정율성은 일제 치하 상태인 당시 고등학교를 마친 후 바로 중국으로 건너가 항일투쟁에 뛰어들었고, 루쉰(魯迅)예술학원에서 공부했다.
그러나 이 유명한 작곡가가 광주에서 태어났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광주시는 2000년 들어 정율성의 생가를 연계한 관광 상품을 개발하기 시작했으며 이를 통해 더 많은 사람에게 그의 이야기를 전파하고 한중 양국의 상호 이해와 우호 교류를 강화하는 기반이 되길 바라고 있다.
1939년 중국공산당에 가입한 그는 이후 중국 국적을 취득했다. '연안송(延安頌)', '연수요(延水謠)', '중국인민해방군가' 등 300여 곡을 작곡한 그는 중국에서 '군가의 아버지'로 불릴 정도로 명성이 높다.
광주광역시 남구 '정율성 거리'의 정율성 동상. (사진/두바이위 기자)
정율성 거리전시관을 찾았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수 백m에 달하는 거리에 들어선 기념 담벼락이었다. 담벼락에는 정율성의 모습이 담긴 흑백 사진과 '동아시아의 예술혼'으로 칭송된 그의 생애가 한글로 담겨 있었다. 이어진 다른 담벼락에는 황동으로 제작된 '연안송' 악보도 새겨져 있었다.
광주광역시 남구 '정율성 거리'의 기념 담벼락. 담벼락에는 정율성의 생전 모습이 담긴 흑백사진이 전시돼 있다. (사진/두바이위 기자)
담벼락의 시작 부근에는 정율성의 동상이 세워져 있었다. 한자로 적힌 '정율성(鄭律成)' 세 글자가 유난히 눈에 띄었다. 이 세 글자는 정율성의 부인 딩쉐쑹(丁雪松)이 직접 쓴 것이라고 정운영 광주광역시 남구청 문화관광과장은 전했다. 딩쉐쑹은 중국 신화통신 평양지국의 초대 지국장이자 중국 최초의 해외 주재 여성 대사다.
광주광역시 남구 '정율성 거리'의 모습. 한자로 적힌 '정율성(鄭律成)' 세 글자가 유난히 눈에 띈다. 이 한자는 딩쉐쑹이 직접 썼다. (사진/두바이위 기자)
정율성 거리전시관에서 이정표를 따라 약 100m 밖으로 나가면 소박한 민가가 나타나는데 이곳이 바로 정율성이 실제로 살고 지냈던 생가의 부지다. 다년간 들려오는 소식에 따르면 현재 이 민가는 정율성 친족 소유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민가 문 앞에는 '음악가 정율성 선생의 생가'라는 표시와 함께 정율성의 생애와 평가가 한국어와 중국어로 기록된 표지판이 세워져 있었다.
정운영 과장은 역사적인 인물의 생가에 대한 보호와 홍보를 강화할 계획이라며 정율성 선생의 생가를 보수하고, 기념관으로 증축하는 등 기념사업을 적극 추진해 작곡가를 더 잘 기리고, 한중 양국의 민간교류 활성화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광주광역시 남구 '정율성 거리'에 이곳은 정율성이 실제로 살고 지냈던 생가의 부지다. (사진/두바이위 기자)
'정율성 기념관' 건립에 대한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남구청은 올 상반기쯤 정율성 거리전시관을 개·보수하고 중국어 안내와 정율성 음악감상 시설을 추가하는 등 더 많은 한중 방문객을 끌어들일 계획이다.
권 회장은 지난 2018년 중국 연안혁명기념관을 방문했을 때 찍은 사진을 기자에게 보여줬다. 기념관에는 정율성의 사적 소개와 역사 자료가 보존돼 있었다.
권 회장은 "당시 기념관에 완벽히 보존된 정율성 선생의 자료를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면서 "한중 양국은 두 나라에서 모두 존경받는 예술가, 혁명가를 기념하는 일을 함께 추진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권 회장은 정율성을 아시아의 평화를 위해 항일투쟁에 헌신한 걸출한 예술가이자 혁명가라고 평가했다.
"제 개인적인 소원은 한중 양국이 손잡고 정율성 선생을 함께 기리는 것입니다. 이는 광주가 평화의 도시로서 이미지를 제고하는 데 도움이 될 뿐 아니라, 한중 교류도 강화되고 양국 국민의 우호 관계도 증진될 수 있을 것입니다. 정율성 선생의 이야기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으면 좋겠습니다." 권 회장의 당부다.
원문 출처:신화통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