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그대'가 지핀 중국한류> ③ 기회 속 시행착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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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14-07-19 20:50|본문
<'별그대'가 지핀 중국한류> ③ 기회 속 시행착오도
엉뚱한 루머·사기 등 주의해야…"그렇게 만만한 시장 아니다"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기회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주의가 요구된다."
중국에 이는 방송한류는 국내 방송관계자, 연예계에 새로운 기회가 되고 있다. 실제로 대륙의 거대 자본이 '별그대'의 대박을 타고 거침없이, 공격적으로 국내 방송계와 연예계에 밀려들고 있다. 각종 핑크빛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고 심지어 어떤 이에겐 '일생일대의 제안'이 오기도 한다.
하지만 러브콜이 달콤할수록 그 뒤에 도사린 위험도 큰 법. 이미 중국과의 사업에서 시행착오들이 잇따르고 있고,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 배우 몸값은 뛰었지만…루머와 사기사건, 이면계약도
'별그대'는 대 중국 한류 콘텐츠 수출가와 함께 배우의 몸값을 상승시켰고 중국의 한국 콘텐츠에 대한 투자도 대폭 확대시켰다.
'별그대'의 김수현과 전지현은 중국 광고시장에서 모델료가 1년 계약에 10억 원을 넘어서는 등 중국에서 몸값이 큰폭으로 상승했다. '꽃보다 남자' 등을 통해 중국에서 일찌감치 '빅스타' 대접을 받은 이민호의 경우는 최근 중국 광고 모델료가 15억 원 선까지 뛴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흐름을 타고 한국 배우들의 중국 드라마 출연이 이어지고 있는데 톱 배우의 경우는 회당 출연료가 1억 원에 달하기도 한다. 최근 톱스타 김태희가 중국 사극 '서성 왕희지'에 출연하게 된 것도 회당 출연료로 1억 원 정도를 받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와중에 한류스타를 두고 잘못된 루머가 퍼지거나 사기사건이 벌어지기도 한다.
최근 중국에서는 한 한류스타가 드라마 출연료로 회당 5억 원을 요구하고 있다는 루머가 퍼졌다. 그러나 이 스타의 소속사는 중국 드라마에 출연할 생각도 없고 그런 요구를 한 적도 없다고 부인했다.
이 스타의 소속사는 "중국에서 한류스타를 잡기 위한 경쟁이 붙으면서 한국과 중국 사이에서 일하는 에이전시들이 우후죽순 생겨났고 이런 에이전시들이 장난을 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밝혔다.
이어 "중간 에이전시들이 한국과 중국 쪽 계약서를 따로 작성하는가 하면, 심지어 돈 배달 사고까지 내고 사라지기도 한다"면서 "우리 배우의 몸값에 대한 루머도 우리 배우를 잡지 못한 쪽에서 남들도 잡지 못하게 하겠다는 심보로 퍼뜨린 것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한국과 중국 사이에서 일하는 에이전시들의 사기사건으로 피해를 본 증언은 많다.
손태영 등의 소속사 에이치에이트컴퍼니의 김효진 대표는 "중국과의 사업에서는 절대 중간 에이전시에 모든 일을 일임하면 안된다. 반드시 사고가 난다"면서 "중국 시장과 상황을 모르는데 누구도 섣불리 믿어서는 안된다. 회사에서도 다방면으로 채널을 가동해 중국과의 사업 상황을 점검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콘텐츠에 대한 투자 제안도 이어진다. 중국 투자자들이 국내 드라마 제작사와 연예 매니지먼트사에 지분을 요구하면서 거액을 투자하겠다는 제안을 심심치 않게 하고 있다.
한 중견 매니지먼트사 대표는 "중국 쪽에서 30억~50억 원을 투자할테니 지분의 51%나 100%를 넘기라는 제안들이 이어졌다"면서 "한류콘텐츠를 통으로 사가겠다는 의도"라고 밝혔다.
이어 "제안을 받는 쪽에서는 일생일대의 기회이기 때문에 고민하게 된다. 특히 사정이 어려운 회사인 경우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면서 "하지만 문화 콘텐츠에 대한 권리를 팔아버리는 것이기 때문에 대다수 업계 관계자들이 돈 문제로만 접근해서는 안된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돈이 밀려들다보니 외환관리법 위반 사례도 포착된다. 중국 측에서 대금을 결제하면서 은행을 거치지 않고 인천항을 통해 현금다발을 박스에 넣어 보내오는 경우들이 왕왕 있다는 것이다.
한 매니저는 "중국 측에서 모델료를 지불하면서 세금을 피하겠다고 5만원 권이 가득 들어있는 박스를 인천항을 통해 들여보내는 경우들이 있다"면서 "투명하고 정확한 일본과 달리 중국은 많은 부분에서 불투명해 돈만 보고 덤볐다가 큰코를 다칠 수도 있다"고 밝혔다.
◇ 공동제작 봇물 터지지만…"중국시장 만만치 않아" 시행착오도
2005년 중국 메이저 미디어 그룹 상하이동방미디어유한공사(SMG)와 손잡고 22부작 드라마 '미로'를 공동제작했던 삼화프로덕션은 당시 '미로'의 판매에 대한 보고를 중국으로부터 받지 못했다. 중국시장을 배워보겠다는 포부로 공동제작을 했지만 제작 이후 이 드라마가 어떤 수익을 냈는지를 알지 못했다.
그로부터 9년이 흐른 지금 삼화프로덕션은 또다시 중국 제작사와 공동작업 중이다. 골든유니버셜미디어의 55부작 사극 '봉신연의'에 연출과 작가 등 스태프 20명의 용역을 제공하는 것. '신사의 품격' '구가의 서' 등을 히트시킨 신우철 PD가 현재 작가와 대본 작업 중이다.
안제현 삼화프로덕션 대표는 "2005년 '미로'를 작업하면서 대단히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는데 지금도 여전히 중국 시장은 매력적인 것에 비례해 리스크도 크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이 기회임은 분명하다"면서 "중국과 일해서 돈을 못 벌 수도 있고 어떤 변수를 만날지도 모르지만 중국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겪어가며 배우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만도 중국 제작사 5곳에서 함께 일하자는 제안을 받았다. 하지만 누구를 믿고 어떻게 작업을 해야하는지에 대한 정답도 없고 가이드도 없다"면서 "중국 시장이 열렸을 때 기회는 잡아야하지만 지나치게 환상을 가졌다가는 부메랑을 맞을 수 있기에 신중히 접근해야한다"고 말했다.
'별그대'의 성공으로 SBS를 2년 휴직하고 중국에서 영화를 만들게 된 장태유 PD는 "잘 안되서 6개월후 다시 SBS로 돌아갈 수도 있다. 중국과 처음 해보는 일이고 어떤 난관이 기다릴지 모르기 때문에 섣불리 앞일을 낙관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드라마가 아닌 영화로 중국시장을 진출하는 것에 대해 "중국 드라마 제작방식이 우리와 너무 다르다. 전체 대본이 다 완성된 상태에서 촬영에 들어가 3개월 내 끝마쳐야 하는데 언어의 장벽 속에서 그런 시스템에 적응하기 힘들 것 같았다"고 밝혔다.
정해룡 KBS드라마 CP는 "지금 중국에서 한류가 난리지만 중국은 공산당의 한마디에 따라 언제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곳"이라며 "지금은 공동제작 제안 등이 이어지지만 그러다 하루아침에 사업을 접어야할 위험도 각오해야한다. 중국은 그렇게 만만한 시장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pretty@yna.co.kr
엉뚱한 루머·사기 등 주의해야…"그렇게 만만한 시장 아니다"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기회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주의가 요구된다."
중국에 이는 방송한류는 국내 방송관계자, 연예계에 새로운 기회가 되고 있다. 실제로 대륙의 거대 자본이 '별그대'의 대박을 타고 거침없이, 공격적으로 국내 방송계와 연예계에 밀려들고 있다. 각종 핑크빛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고 심지어 어떤 이에겐 '일생일대의 제안'이 오기도 한다.
하지만 러브콜이 달콤할수록 그 뒤에 도사린 위험도 큰 법. 이미 중국과의 사업에서 시행착오들이 잇따르고 있고,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 배우 몸값은 뛰었지만…루머와 사기사건, 이면계약도
'별그대'는 대 중국 한류 콘텐츠 수출가와 함께 배우의 몸값을 상승시켰고 중국의 한국 콘텐츠에 대한 투자도 대폭 확대시켰다.
'별그대'의 김수현과 전지현은 중국 광고시장에서 모델료가 1년 계약에 10억 원을 넘어서는 등 중국에서 몸값이 큰폭으로 상승했다. '꽃보다 남자' 등을 통해 중국에서 일찌감치 '빅스타' 대접을 받은 이민호의 경우는 최근 중국 광고 모델료가 15억 원 선까지 뛴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흐름을 타고 한국 배우들의 중국 드라마 출연이 이어지고 있는데 톱 배우의 경우는 회당 출연료가 1억 원에 달하기도 한다. 최근 톱스타 김태희가 중국 사극 '서성 왕희지'에 출연하게 된 것도 회당 출연료로 1억 원 정도를 받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와중에 한류스타를 두고 잘못된 루머가 퍼지거나 사기사건이 벌어지기도 한다.
최근 중국에서는 한 한류스타가 드라마 출연료로 회당 5억 원을 요구하고 있다는 루머가 퍼졌다. 그러나 이 스타의 소속사는 중국 드라마에 출연할 생각도 없고 그런 요구를 한 적도 없다고 부인했다.
이 스타의 소속사는 "중국에서 한류스타를 잡기 위한 경쟁이 붙으면서 한국과 중국 사이에서 일하는 에이전시들이 우후죽순 생겨났고 이런 에이전시들이 장난을 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밝혔다.
이어 "중간 에이전시들이 한국과 중국 쪽 계약서를 따로 작성하는가 하면, 심지어 돈 배달 사고까지 내고 사라지기도 한다"면서 "우리 배우의 몸값에 대한 루머도 우리 배우를 잡지 못한 쪽에서 남들도 잡지 못하게 하겠다는 심보로 퍼뜨린 것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한국과 중국 사이에서 일하는 에이전시들의 사기사건으로 피해를 본 증언은 많다.
손태영 등의 소속사 에이치에이트컴퍼니의 김효진 대표는 "중국과의 사업에서는 절대 중간 에이전시에 모든 일을 일임하면 안된다. 반드시 사고가 난다"면서 "중국 시장과 상황을 모르는데 누구도 섣불리 믿어서는 안된다. 회사에서도 다방면으로 채널을 가동해 중국과의 사업 상황을 점검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콘텐츠에 대한 투자 제안도 이어진다. 중국 투자자들이 국내 드라마 제작사와 연예 매니지먼트사에 지분을 요구하면서 거액을 투자하겠다는 제안을 심심치 않게 하고 있다.
한 중견 매니지먼트사 대표는 "중국 쪽에서 30억~50억 원을 투자할테니 지분의 51%나 100%를 넘기라는 제안들이 이어졌다"면서 "한류콘텐츠를 통으로 사가겠다는 의도"라고 밝혔다.
이어 "제안을 받는 쪽에서는 일생일대의 기회이기 때문에 고민하게 된다. 특히 사정이 어려운 회사인 경우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면서 "하지만 문화 콘텐츠에 대한 권리를 팔아버리는 것이기 때문에 대다수 업계 관계자들이 돈 문제로만 접근해서는 안된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돈이 밀려들다보니 외환관리법 위반 사례도 포착된다. 중국 측에서 대금을 결제하면서 은행을 거치지 않고 인천항을 통해 현금다발을 박스에 넣어 보내오는 경우들이 왕왕 있다는 것이다.
한 매니저는 "중국 측에서 모델료를 지불하면서 세금을 피하겠다고 5만원 권이 가득 들어있는 박스를 인천항을 통해 들여보내는 경우들이 있다"면서 "투명하고 정확한 일본과 달리 중국은 많은 부분에서 불투명해 돈만 보고 덤볐다가 큰코를 다칠 수도 있다"고 밝혔다.
◇ 공동제작 봇물 터지지만…"중국시장 만만치 않아" 시행착오도
2005년 중국 메이저 미디어 그룹 상하이동방미디어유한공사(SMG)와 손잡고 22부작 드라마 '미로'를 공동제작했던 삼화프로덕션은 당시 '미로'의 판매에 대한 보고를 중국으로부터 받지 못했다. 중국시장을 배워보겠다는 포부로 공동제작을 했지만 제작 이후 이 드라마가 어떤 수익을 냈는지를 알지 못했다.
그로부터 9년이 흐른 지금 삼화프로덕션은 또다시 중국 제작사와 공동작업 중이다. 골든유니버셜미디어의 55부작 사극 '봉신연의'에 연출과 작가 등 스태프 20명의 용역을 제공하는 것. '신사의 품격' '구가의 서' 등을 히트시킨 신우철 PD가 현재 작가와 대본 작업 중이다.
안제현 삼화프로덕션 대표는 "2005년 '미로'를 작업하면서 대단히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는데 지금도 여전히 중국 시장은 매력적인 것에 비례해 리스크도 크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이 기회임은 분명하다"면서 "중국과 일해서 돈을 못 벌 수도 있고 어떤 변수를 만날지도 모르지만 중국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겪어가며 배우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만도 중국 제작사 5곳에서 함께 일하자는 제안을 받았다. 하지만 누구를 믿고 어떻게 작업을 해야하는지에 대한 정답도 없고 가이드도 없다"면서 "중국 시장이 열렸을 때 기회는 잡아야하지만 지나치게 환상을 가졌다가는 부메랑을 맞을 수 있기에 신중히 접근해야한다"고 말했다.
'별그대'의 성공으로 SBS를 2년 휴직하고 중국에서 영화를 만들게 된 장태유 PD는 "잘 안되서 6개월후 다시 SBS로 돌아갈 수도 있다. 중국과 처음 해보는 일이고 어떤 난관이 기다릴지 모르기 때문에 섣불리 앞일을 낙관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드라마가 아닌 영화로 중국시장을 진출하는 것에 대해 "중국 드라마 제작방식이 우리와 너무 다르다. 전체 대본이 다 완성된 상태에서 촬영에 들어가 3개월 내 끝마쳐야 하는데 언어의 장벽 속에서 그런 시스템에 적응하기 힘들 것 같았다"고 밝혔다.
정해룡 KBS드라마 CP는 "지금 중국에서 한류가 난리지만 중국은 공산당의 한마디에 따라 언제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곳"이라며 "지금은 공동제작 제안 등이 이어지지만 그러다 하루아침에 사업을 접어야할 위험도 각오해야한다. 중국은 그렇게 만만한 시장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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