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동포들에게 사랑을 베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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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 :10-11-04 16:43|본문
김명환 특파원=‘돈을 벌겠다고 한국에 와서 고생하며 대부분이 의료보험혜택을 받지 못하는 동포들에게도 도움의 손길을 보내고 싶습니다. 병원에 갈 형편이 못되는 사람은 부담 갖지 말고 찾아주기를 부탁합니다...’
10월 중순의 하루, 기자가 동대문구 창신동의 언덕받이 한켠에 자리잡은 원각사를 찾아갔을 때 량재수 주지스님은 얼마전 뜸 시술 복지원을 개원했다며 중국동포에 대한 짙은 애정을 털어놓았다.
스님의 안내를 받아 녹음이 사위를 둘러싼 가운데 계단을 내려서 들어간 치료실은 여덟 개의 온열침상을 갖추었으며 정갈한 카텐으로 각기 분리되어 아늑하고 안온한 감을 주었다.
스님의 명함을 받아보니 본직과는 달리 ‘한중일교육문화협회 이사장’글자가 새겨있었다.
한중 수교전인 1989년부터 홍콩을 거쳐 중국을 다니기 시작했다는 스님은 이런 저런 사업에 손을 댔다가 번번히 실패하였다. 길림성 장춘시에 자동차부품공장을 차렸다가 인민폐 400만 위안이란 엄청난 피해를 입기도 했단다.
이런 타격을 입고도 스님은 중국에 등을 돌리지 않고 문화 및 교육분야의 교류사업에 정진하였다. 스님은 선후로 학업이 우수하지만 가정형편이 어려운 14명 한족, 조선족학생을 한국에 데려다 공부를 시켰으며 현재 양자, 양녀가 다섯이나 된다.
길림성 통화현의 후징(한족)학생은 엄중한 척주질환으로 대학진학이 어렵게 된 사연을 알게 된 스님은 후징을 한국에 데려왔다. 연세대세브란스 병원에서 대수술을 두 번 거쳐 완쾌되자 연세대 대학원 철학과에 입학시켜 외국인 학생으로는 유일하게 학비를 100% 면제받으며 우수한 성적으로 석사, 박사과정을 마치게 했다.
한국수속을 해준다고 브로커에 뭉치 돈을 날린 40대 중반의 박모(가명)가 자살하자 아내는 가출하여 딸애는 인생의 지탱을 잃게 되었다. 이 소식을 접한 스님은 그 애를 한국에 데려다 학비와 생활비를 부담하며 대학공부를 절망에 빠진 한 소녀의 인생을 바꿔주었다.
2008년 여름 방학 간, 스님은 수많은 사람이 돈을 번다고 국내외를 나드는데 민족의 후대를 가르치는 교사들은 너무도 수고 많다며, 장춘과 교하시 조선족 중소학교 교사 20명을 초청하여 8박9일 일정으로 서울, 제주도 등지 연수, 관광을 시켰다. 이번 행사에 왕복교통비는 물론 한국에서의 일체 경비를 부담하느라 4000여만원이 들었다.
언제나 사회적 약자를 돕는 일에 고민해오던 스님은 기업의 후원금 1000만원에 절에서 1000만원 출자하여 10월10일 전문 뜸 시술을 하는 ‘원각사반야 복지원’을 개원하였다. 생활이 어려운 가정의 환자를 돕는 취지에서 세운 복지원이 중국동포를 소외할 수 없다며 스님은 지인을 통해 흑룡강신문 한국지사에 연계를 달았던 것이다.
현재 이 복지원에서 평일과 휴일에 윤번으로 시술을 담당하고 있는 의사들은 대부분 한국 뜸침술의 대부로 정평이 나있는 구당 김남수선생(95세)의 수천 명 제자들 가운데서 선발(40여명)했다고 한다.
이들은 거개가 20~30년 뜸 시술 경력을 갖고 있으며 저마다 수천 명, 수만 명 여러 가지 만성질환자들을 치료하였다.
40년 이상 앓아오던 천식환자, 산후 풍으로 한여름에서도 선풍기 옆에 가지를 못하던 40대 여성, 이름 모를 통증에 인생에 실의를 느끼던 사람, 남성의 자존심을 구기는 전립선환자, 고질적인 위장병환자... 허다한 병원을 전전하며 비용을 엄청 들이고도 효과를 보지 못해 고생하던 사람들이 김남수 선생과 그 제자들의 뜸시술을 받고 삶의 희망을 찾게 되었다고 한다.
‘복지원은 매달 170만~180만원 지출해야 하니 1년 예산은 2000만원을 웃돌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뜸쑥을 비롯해 환자들에게서 단돈 1원도 받지 않고 있습니다. 또 뜸은 한번 와서 시술을 받으면 집에 돌아가서도 뜰 수 있으니 현장이나 식당 등을 다니는 동포들도 시간상 아무런 부담이 없습니다.’
우연한 만남에서 기자는 량재수 주지스님의 따스하고 진정어린 동포애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
고국에 와 최하층에서 일하며 고생하는 동포들에게 주지 스님처럼 온정을 베풀어 주는 사람이 더 많았으면 얼마나 좋으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