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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기간트텍스타일 박장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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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14-01-02 0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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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지방 전문대 졸업, 대만 유학, 남보다 먼저 시작한 직장생활…. 스펙이라곤 어디 하나 내세울 게 없는 박장현(29) 씨.

그는 중국 저장(浙江)성 이우(義烏)시에 있는 의류 생산·수출회사인 '기간트 텍스타일'에서 해외영업 파트 책임자로 일하고 있다.

직원 600명이 넘는 한·중 합작회사에 지난해 초 입사했고, 국내 대기업에 취업해 일하는 또래들과 비슷한 연봉을 받으며 '종합무역상사' 사장이 되겠다는 꿈을 키워가고 있다. 도대체 그에게는 어떤 일이 있었을까.

박씨는 2004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비록 서울에 있는 대학은 아니어도 국립대학인 전남대 독일언어문학과에 입학했다. 가족과 친척들의 기대를 한몸에 안고 당당히 대학에 들어갔다. 어깨가 으쓱해졌고, 나름대로 부푼 꿈도 꿨다.

그러나 대학에 가면 모든 게 달라질 것이란 생각은 얼마 되지 않아 산산이 깨져버렸다. 청춘의 에너지를 불사르며 책상에 앉아 공부하면서 꿈꿨던 대학 생활이 아니었던 것이다.

박씨는 1일 연합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입학한 지 얼마 안 돼 '이러자고 대학에 들어왔나', '대학이 뭐 이래' 하는 고민을 하기 시작해 자연히 학문과 대학에 흥미를 잃었다"고 회상했다.

방황은 짧았다. 한 학기를 마치고 곧바로 자퇴를 했다. 다른 동기들이 2학기 개강으로 들떠 있을 때 그는 서슴지 않고 '휴먼지 코리아'에 입사했다. 일본에서 자동차 내장 페인트를 수입해 국내에 파는 이 회사에서 영업과 해외무역을 담당했다.

일에 흥미를 붙여갈 즈음, 입대는 그에게도 피할 수 없는 현실이었다. 2005년부터 26개월 동안 군 복무를 마치고 회사에 복귀했다. 제대를 하고 난 뒤 재입사는 처음 직장 생활 때와는 좀 달랐다. 뭔가 책임감 같은 것이 커졌고, 공부를 해야겠다는 갈증도 생겼다.

"4년간 일을 했어요. 그런데 어느 날 문득 '이대로 계속 안주하면 안 되는데' 하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10년, 20년 후에도 똑같은 일을 하면서 다람쥐 쳇바퀴 돌리듯 인생을 살아갈 것이란 생각을 하는 순간 겁이 났어요. 그래서 일을 그만뒀어요."

박씨는 2010년 3월 광주광역시 두암동에 있는 동강대학 한중일비즈니스학과에 들어갔다. 또래들보다 늦었다는 생각에 마음은 조급했지만 해외에서 꿈을 이루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선택한 길이었다.

"집 근처이고, 해외 어학연수를 보내준다는 대학 측의 제안에 입학했어요. 그리고 1학기를 마치고 곧바로 대만 연수를 떠났습니다. 대만에서 한 학기를 마치고 돌아올 때쯤, 지금 귀국하면 다시 처음이라는 생각에 무작정 학장실에 쳐들어갔어요. 그리고 또박또박 설명했죠. '저는 한국에서 온 학생입니다. 조금 더 남아 공부를 하고 싶습니다. 도와주세요.' 지금 생각하면 무모한 행동이었지만 덕분에 한 학기를 더 남아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귀국해 한 학기를 공부하고 졸업했다. 그래도 몇 차례 국내 취업의 문을 두드리긴 했지만, 현실은 낙타가 바늘구멍 들어가기보다 더 어려웠다. 필요도 없는 스펙을 따느라 시간과 돈을 낭비하기보다는 해외에서 길을 찾자고 마음먹었어도 좌절은 컸다.

중국에 진출하겠다는 1차 목표를 세우고 준비를 하던 중 기회가 왔다.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가 '해외 한인기업 인턴십 프로그램' 시행을 앞두고 국내 청년을 채용한다는 소식을 접한 것이다.

박씨는 응모했고, 당당히 합격해 2012년 5월 중국 상하이로 날아갔다. 현지 한상(韓商)이 운영하는 기업인 '인터바스'에 들어가 3개월 동안 인턴 근무를 했다.

월드옥타는 박근혜 정부의 '대한민국 청년이 세계를 움직이는 K-MOVE' 공약을 실천하는 데 앞장서려고 인턴십 프로그램을 확대 운영하고 있다.

인턴십 과정을 밟고 곧바로 '기간트 텍스타일'에 취업도 했다. 이 회사에서 그는 유창한 중국어로 바이어 상담과 신규 바이어 발굴을 주로 하며 현장 감독으로도 일하고 있다.

"한장 한장 모든 제품을 검품·포장하고, 문제없이 작업한 뒤 컨테이너의 마지막 자물쇠를 잠그는 일도 합니다. 제 손을 거쳐야 제품을 고객에게 보낼 수 있다는 자부심 같은 것이 생기고, 이때 가장 보람을 느낍니다."

그의 목표는 많은 나라를 돌아다니며 보고 배운 뒤 세계지도를 펴서 거의 모든 나라에 자신의 바이어를 두는 것이다. 그런 다음 종합무역상사를 설립하겠다는 야심에 찬 포부가 있다.

'나더러 미쳤다고? 꿈에 도전하지 않는 사람이야말로 미친 사람이다'라고 갈파한 프랑스의 암벽등반가 알랭 로베르의 말을 생활신조로 삼고 있다.

"꿈을 현실로 만드는 것은 도전입니다. 막연히 '뭐가 되고 싶다'거나 '무엇을 하고 싶다'가 아닌 그 일을 이루기 위해 내가 무엇을 하는지 한번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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