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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신발에 억지로 큰 발 끼워넣는것' 한국기업 중국 경영난은 현지화 실패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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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18-11-02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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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신발에 억지로 큰 발 끼워넣는것' 한국기업 중국 경영난은 현지화 실패 때문

롯데 삼성 LG 현대자동차 중국 경영, 현지 매체 분석 눈길
‘호기롭게 나선’ 한국 기업, 소비자 환심 잃고 줄줄이 방 빼


2018.11.02

롯데 삼성 LG 현대자동차 등 중국 진출한 국내 기업의 경영난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갈등이 한 원인으로 꼽히고 있으나 이보다는 현지화 부진 등으로 중국 소비자 마음을 얻지 못한 것이 더 큰 이유로 지적되고 있다.  

14일 제몐(界面) 등 다수의 중국 현지 매체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롯데마트가 중국 내 93개 매장을 대형 슈퍼유통 체인업체인 우메이(物美, Wumart)와 산둥(山東)성 유통사 리췬(利群) 그룹에 매각한다고 보도하면서 한국기업들의 중국 경영 문제점에 대해 소개했다. 

롯데마트는 지난 2007년 중국에 진출, 112개(대형마트 99개, 슈퍼마켓 13개)의 매장을 운영해왔다. 제몐은 “‘아시아 최고 유통업체’가 계속되는 적자를 이기지 못하고 중국 진출 11년만에 결국 완전히 철수한다”고 보도했다. 

같은 계열사인 롯데백화점의 2016~2017년 2년간 영업 손실액은 1400억 원에 달한다. 이에 롯데는 5개 백화점에 대한 영업권 양도 등 폐점을 논의하고 있다. 백화점까지 폐점하게 되면 롯데는 중국 사업에서 완전히 발을 빼게 된다. 

실적 악화로 인한 경영 위기는 비단 롯데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 1997년 중국에 진출한 이마트는 한때 점포 수를 30개까지 늘리며 약진했다. 그 후 계속되는 경영난에 2017년 마지막 남은 5개 점포를 태국 CP그룹(正大集團)에 넘기고 중국 시장에서 철수했다. 

올해 2분기 전 세계 점유율 2위를 차지한 삼성전자는 같은 시기 중국에서는 5위권 밖으로 밀려나는 굴욕을 겪었다. ‘삼성 적수’로 불리는 LG는 유독 중국에서 ‘예쁜 쓰레기’로 불리며 디자인은 예쁘지만 기능은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제몐은 “이처럼 명실상부 ‘한국 재벌 그룹’이 중국에서 어려움을 맞고 있는 것은 결코 사드와 같은 정치적 요인만이 아니다”며 “기업들이 한국 스타일만 고집하면서 현지화에 실패한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 한국 경영 마케팅 스타일만 고집, 현지화 실패 

제몐은 “중국 시장에 진출한 한국 기업은 개혁 없이 한국 비즈니스 스타일만 고집한다”고 지적했다. 유럽 미국 등 해외 기업을 따라 맹목적으로 해외 사업을 확장하는 것에 지나지 않다는 것이다. 

매체는 ▲한국 본사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은 점 ▲주도적인 현지화 전략을 펼칠 수 없는 점 ▲고위급 인사 및 기술 전문가를 한국 파견직으로만 구성한 점 ▲중국에서의 사업이 대부분 2차산업 위주임에도 불구, 대부분의 원자재와 부품을 한국에서 공급한 점 등을 지적했다.

업계 전문가는 “한국과 중국은 지리적으로 가깝지만 시장과 경영 문화는 완전히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경영 스타일과 전략으로는 결코 중국인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며 “맞지 않는 신발에 억지로 발을 구겨 넣는 것과 같다”고 밝혔다.
제몐은 사드 배치로 한중 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았던 지난 2016년을 예로 들었다.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경제 보복 조치 ‘한한령(限韓令)’이 본격화되면서 사드 성주 부지를 제공한 롯데가 주요 표적이 됐다. 매체는 “한한령이 내려진 이후 롯데마트와 롯데백화점이 순차적으로 폐점 및 철수를 추진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어 “롯데마트의 성적 부진은 사드의 영향 때문만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지난 2016년 중국 유통계는 ▲온∙오프라인 시장 경쟁 심화 ▲운영 방안 및 모델 개발 등 중요한 변화의 시기를 지냈다. 중국의 전자상거래 시장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진 것이다. 이에 따라 해외 브랜드는 물론 중국 현지 업체도 변화하는 유통채널에 맞춰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통합시키는 등 다양한 영업전략이 필요했다. 

매체는 “롯데마트는 물론 월마트, 까르푸 등도 실적 악화를 경험했다”고 밝혔다. 또 이들 기업이 위기 모면을 위해 징둥(京東) 티몰(T mall, 天貓) 등 전자상거래 업체와의 협력을 도모한 것과 달리 롯데마트는 중국 현지화 전략을 펼치지 않았다고 전했다.

시나닷컴(Sina, 新浪)은 “2000억 원가량을 쏟아부은 중국 롯데홈쇼핑이 유통채널 변화 흐름을 타지 못해 힘없이 시장에서 철수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롯데는 여전히 한국 맞춤형 경영 및 마케팅만을 고집했다”고 평가했다. 

◆ 기술력에 가성비까지, 현지 기업에 밀린 한국 기업 경쟁력

시나닷컴은 한국 기업을 가리켜 ‘기술력을 갖춘 비즈니스의 제왕’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기술력, 프리미엄 이미지, 풍부한 마케팅 경력 등을 가진 한국 기업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유는 그만큼 로컬 기업이 빠르게 따라잡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매체는 “중국 로컬 기업에 밀린 대표적인 사례가 삼성이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3년 4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19%를 보이며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기업 비용 상승에 따른 원가 경쟁력 등으로 성장 동력이 약화되면서 올해 2분기에는 5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2분기 삼성의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0.8%에 그쳤다.
중국시장에서 삼성의 ‘왕관’을 빼앗은 건 토종기업 화웨이(華為)였다. 
지난 2013년 4분기 4위에 머물렀던 화웨이는 4년여 뒤인 올해 2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시나닷컴은 “’프리미엄 스마트폰은 삼성이다’는 공식도 깨지고 있다”며 “삼성전자만의 고유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는 꼴”이라고 밝혔다. 이어 “로컬 기업이 기술력과 가성비를 내세우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대응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보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현대자동차는 중국 시장에서 60만대를 판매했다. 사드 여파가 한창이던 2016년(연간 전체 119만 대) 2017년(114만 대)과 거의 비슷한 상황이다.
시장 점유율로 보면 감소세는 더욱 뚜렷해진다 

지난해 중국 시장 내 한국 브랜드의 시장 점유율은 4.5%로 최고점을 찍었던 2014년(9%) 대비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반면 중국과 일본산 자동차 점유율은 2014년 대비 각각 5%, 2%포인트 증가했다. 

통계만 보면 현대자동차 등 한국 브랜드를 선택하던 중국 소비자가 중국 일본산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최근 중국 브랜드는 안전도 평가에서 최고 안전수준인 별 5개를 받는 등 경쟁력을 높여가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중국 시장에서 한국 자동차 브랜드는 독일 미국 등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는 물론, 일본 중국산 브랜드에게도 뒤처진다”고 평가했다.

 ◆ 콧대 높은 한국 브랜드, 중국 소비자 무시해 

제몐은 “중국 시장과 소비자를 바라보는 한국 브랜드의 인식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삼성의 갤럭시 노트 7 배터리 폭파 사건이다.

지난 2016년 갤럭시 노트 7 발화 사건 이후 삼성은 전 세계 모든 제품에 대한 판매 중단 및 대규모 리콜(회수)을 발표했다. 그러나 1차 리콜 조치 대상 국가에 중국이 제외돼 있었고 이에 많은 소비자의 질타를 받았다. 삼성전자 측은 “중국에 판매되고 있는 제품은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중국에서 판매된 제품도 폭파돼 비난은 더욱 커졌다.

뒤늦게 삼성전자가 전액 환불 조치하는 초강수를 뒀지만 ‘프리미엄’ 브랜드로 인식됐던 기업 이미지는 이미 타격을 받은 뒤였다. 

그 이후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왕좌로 군림했던 삼성전자는 가파른 판매 하락세를 걷기 시작했다. 

지난 2016년 1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 내 보유율 1위를 차지했던 삼성전자는 폭발 사건 이후 6위로 하락했다. 2017년 4분기부터는 순위에서 사라져 데이터 집계도 되지 않고 있다.
뿐만 아니라 신제품에 대한 기대감도 떨어지고 있다. 

올해 8월 상하이(上海)에서 개최된 갤럭시 노트 9 행사에 몰린 인파 수는 약 300명으로, 노트 8 대비(900명) 3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제몐은 “지금과 같은 소극적 마케팅 태도를 이어가면 삼성은 결코 중국에서 이전과 같은 영화를 재현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매체는 “스마트폰에서 시작된 삼성 불매 심리가 TV 등 다른 전자제품 분야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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