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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중국 최초의 공립 ‘한국어 학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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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19-01-24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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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중국 최초의 공립 ‘한국어 학당’

 

<청계중일한사료> 3021쪽에 한국어학당 관련 내용이 자세하게 기록돼 있다.

 

 

중한 교류가 심화되면서 한국의 언어와 문화에 관심을 갖는 중국 학생이 늘고 있다. 잠정 통계에 따르면, 현재 중국 대학 중 한국어과를 개설한 학교가 110개소이고, 대학 이외의 한국어 학원은 이보다 훨씬 많다. 역사를 살펴보면 근대 이전에도 드물었지만 공립 한국어 교육기관이 개설된 바 있다. 1892년 근대 중국 최초의 공립 한국어학당이 문을 연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

 

 

1880년대 청나라와 조선의 관계가 긴밀해지고 양국의 무역 왕래가 빈번해지면서 청나라 정부는 한국어를 구사할 수 있는 인재의 부족으로 인한 불편을 실감하게 됐다. 이에 따라 1892년 음력 614, 공립 성격의 한국어학당이 공식 개관했다. 학국어학당의 수업과 생활공간은 청()정부 주() 한성(漢城, 지금의 서울) 관공서 문 앞에 있는 조선 민가 30여 칸을 구입·개조해 마련했다.

<청계중일한사료(清季中日韓史料)>에 따르면 한국어학당의 기본 규칙은 청나라 주일본공사관이 설립한 일본어학당의 방침에 따랐다. 1기 학생은 총 10명으로 주로 청나라 정부의 조선전보국 학당에 있던 학생과 조선에 있던 화교 상인의 자녀로 전부 남학생이었다. 최고령 학생은 20, 가장 어린 학생은 12세로 평균 연령이 16세도 채 안 됐다.

 

 

한국어 학당은 1892년 음력 윤달 620일 공식 수업을 시작했다. 학당은 학생의 학비와 잡비를 면제해주었고 필묵, 종이, 등잔 기름 등을 무상으로 제공했으며, 매월 백은 12냥의 월급을 제공했다.

그 대신 학생들에 대한 요구가 엄격했다. 사료에 따르면 학당 규칙에 따라 학생들은 오전 7시에 입실해 한국어 자음과 모음을 복습해야 했다. 선생님은 한국어 자음과 모음을 분류해 한문으로 해석을 단 다음 학생들에게 가르쳤다.

학생들은 선생님의 수업 내용을 종이에 베껴 쓰고 자습했다. 정확한 발음과 똑바른 글씨체로 써야 했고 학생 전체가 암송하고 쓴 다음에야 수업이 끝났다. 11시에 점심을 먹고 잠깐 쉬었다가 1230분부터 그날 배운 내용을 복습했다. 오후 230분부터 공부가 계속됐다.

 서첩을 보고 베껴 쓰고 고문(古文)을 한 단락 읽고 <통문관지(通文館誌)> 강의 1-2쪽을 듣고 저녁 6시가 돼서야 수업이 끝났다. 오후 7시에 저녁을 먹은 뒤 자유 활동을 하고 저녁 9시에 취침했다.

 

 

학생들은 주말에도 쉬었고 음력 1일과 15일에만 수업이 없었다. 수업이 없는 날에도 온전히 쉴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휴일 오전 학생들은 15일 동안 배운 내용으로 시험을 치렀고, 선생님은 시험 성적에 따라 학생의 등급을 매겼다. 학생들은 휴일 오후에나 외출이나 친지를 방문할 수 있었다. 평소 학생들은 외출이 금지됐고 학당 대문을 나가는 것조차 허락되지 않았다.

 

 

조선에 있던 화교 상인 자녀 가운데 지원자가 있으면 학당은 정원외 학생으로 입학을 허가했다. 그러나 학비는 스스로 부담해야 했다. 만약 정원이 미달인 경우 정원외 학생은 시험을 통해 정식 학생이 될 수 있었다.

 

 

그러나 학당 개원 얼마 문제가 생겼다. 학생 대다수가 나이가 어려 모국어인 중국어도 완벽하지 않은 것이었다. 조선인 선생님들은 중국어를 가르칠 수 없었기 때문에 중국에서 중국어 선생님을 파견했다. 그래서 한국어학당은 한국어만 가르치던 것에서 두 가지 언어를 가르치는 학교로 바뀌었다.

 

 

아쉽게도 학당은 개설 2년 만에 중일 갑오전쟁이 발발해 문을 닫게됐다. 결국 10명 뿐이던 학생도 양국을 소통시켜주는 인재로 성장하지 못했다. 반면 지금은 한국으로 유학가는 중국인 유학생이 10만명이 넘는다. 과거 10명에서 현재 10만명이라는 수치는 수만 1만배 증가한 것이 아니라, 중한 문화교류가 이미 ‘신시대’로 진입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글|위셴룽(喻顯龍), 베이징(北京)대학교 국제관계학원 국제관계학 박사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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