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로 가는 세계 부동산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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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09-07-21 10:02|본문
◆ 美, 신규주택 착공 두달연속 늘어…23일 기존주택 거래량 관심
= 글로벌 금융위기 진원지인 미국 주택시장에 훈풍이 불어오는 것일까.
지난 6월 미국 신규 주택 착공 실적이 7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하며 주택시장 회복에 기대를 모으게 만든다. 23일(현지시간) 발표하는 기존 주택 매매 실적까지 완연한 회복세를 보여준다면 경기 침체 종료 시기가 앞당겨질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도 나오고 있다.
미국 상무부는 6월 주택 신축 실적이 58만2000채(연율 환산 기준)로 전월에 비해 3.6% 늘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수치는 전문가 예상치인 53만채를 웃도는 것으로 지난해 11월 이래 최고치까지 오른 것이다.
신규 주택 착공 실적은 5월 이래 두 달 연속 늘었다. 부문별로 보면 신축 주택 가운데 단독주택 건설 실적은 14.4% 증가해 2004년 12월 이래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마크 비트너 웰스파고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건설업체들이 현장으로 돌아갈 기회를 보기 시작했다"며 "1분기에 주택 착공 지표가 바닥을 친 게 분명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6월 중 주택건설 허가건수도 전월에 비해 8.7% 오른 56만3000채를 기록했다. 주택건설 허가건수는 향후 주택시장 호전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지수다. 주택건설 허가건수는 두 달째 연속 상승하며 올해 들어 최대 증가율을 보였다. 전문가 예상치는 52만채에 불과했다.
주택건설 부문으로 보면 올해 들어 극도로 침체돼 있던 시장에서 긍정적인 지표가 나온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렇지만 올해 6월 말까지 주택 신축 실적은 지난해 6월과 비교할 때 아직 멀었다. 올해 6월 주택 신축 실적은 지난해에 비해 46% 감소한 것이다.
주택 허가 신청도 절대 수치에서 지난해 실적에 비해 52% 줄었다.
6월 중 단독주택 착공은 전월 대비 14.4% 증가한 47만채(연율 기준)로 2004년 12월 이래 최대 증가율을 보였다. 반면 다가구 주택 착공은 전월 60%에 비해 25.8% 감소했다.
이처럼 아직까지는 각 지표가 엇갈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관심은 23일 발표하는 6월 기존 주택 매매 실적에 모이고 있다. 기존주택 매매 실적은 시장 심리를 확인시켜 주는 거래량을 알려주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지표 가운데 하나로 인식된다.
일단 전문가 전망치는 높은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다. 블룸버그 설문조사에 응답한 전문가들은 연율 기준으로 483만채 매매를 예상했다. 전월 477만채보다 6만채나 늘어난 수치로 지난해 10월 이래 가장 높은 수준에 이를 것이라는 상당히 긍정적인 전망이다.
이에 따라 얼어붙었던 주택시장 투자 심리가 풀리면서 경기 회복세가 앞당겨질 것이라는 장밋빛 예상도 나오고 있다.
스콧 브라운 레이먼드제임스앤드어소시에이츠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경기 침체 종료 선언 시기가 당초 생각보다 앞당겨질 수 있다"며 "주택시장은 지금 바닥 부근에 와 있다"고 말했다.
거시경제 전문가들은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경기가 회복 국면에 들어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주택시장 현황에 대한 개별 경영자 진단은 아직 엇갈린다.
불황기에도 집값이 빠지지 않은 일부 지역 외에는 대부분 매매 측면에서 주택시장 회생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다.
실제로 뉴욕 인근 뉴저지주 일부 지역이나 워싱턴DC 주변 버지니아주 특정 지역에서는 매매가격이나 전세금 모두 수요자 측에서 아쉬운 얘기를 해야 할 정도로 공급자가 우위에 서 있다.
◆ 中, 베이징ㆍ상하이 등 거래량 작년의 2배…은행들 대출규제
= 중국 부동산시장에 과열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상반기 중 급격하게 늘어난 대출이 부동산으로 흘러들어 투기ㆍ부실화 염려도 높아졌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투기를 방지하기 위해 은행들의 주택대출ㆍ금리 관리가 한층 엄격해질 전망이다.
20일 신징바오ㆍ상하이데일리 등 중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상하이 은행감독 당국은 부동산 투기 방지를 위해 기존 주택 소유자가 두 번째 주택을 매수할 때 구매가격의 40%를 먼저 내도록 한 규정을 지키도록 은행들에 주의를 환기했다.
또 두 번째 주택을 구매할 때 적용하는 대출 이자율도 엄격하게 관리하도록 하고 개발상들이 주택가격 상승을 노리고 주택 매각을 미루는 행위를 금지했다. 이에 따라 지역 부동산 개발상들은 당국에 판매계획을 보고해야 한다.
상하이 부동산 중개업체들에 따르면 종전에는 2주택 구매자들의 첫 입금액이 구매가의 40%를 밑도는 일이 태반이었다. 초기 자금이 부족하더라도 대출을 받아 부동산을 사들이기가 쉬웠던 셈이다.
인민은행 상하이본부에서 발표한 신용대출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신규 주택대출은 2개월 연속 최고치를 바꿔 치웠다. 6월에 새로 늘어난 주택대출 127억위안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도 100억위안 더 많은 규모다.
대출이 늘면서 부동산 거래도 활발해졌다. 지난 6월 베이징ㆍ상하이 등 상당수 대도시의 1~6월 주택 판매량은 지난해 전체 판매량에 근접했다. 베이징은 지난 6월 선분양주택 거래량이 1만4341가구에 달했고 거래 면적도 157만1000㎡를 기록했다. 상하이에서는 지난 6월 거주용 상품방 판매 면적이 205만㎡에 달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0.9%나 증가했다.
주요 도시 부동산가격도 안정세를 회복하고 일부는 상승세다. 지난 6월 선전의 신규 주택 평균 판매가격은 ㎡당 1만4758위안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6.4% 뛰었고 5월에 비해서는 14.4% 올랐다.
부동산시장이 이같이 오름세를 타면서 과열 우려가 커지자 당국이 엄격한 대출 관리를 촉구하고 나섰다. 류밍캉 중국 은행감독위원회 주석은 19일 부동산시장 과열이 우려된다면서 은행들이 대출 관리를 강화하도록 했다.
류 주석은 인터넷 웹사이트에 올린 성명에서 "부동산 대출 위험을 관리해야 한다"며 은행들에 대출자 신용평가를 강화할 것을 지시했다.
지난 4~5월 한때 5000억위안 안팎으로 줄면서 주춤했던 중국 은행 대출 규모가 지난 6월 다시 1조5300억위안으로 급증하면서 부실화 우려가 높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부동산시장이 다시 뜨거워지기 시작하자 해외 자금도 중국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국제 네덜란드그룹이 5억~7억5000만달러에 달하는 자금을 중국 주요 도시 주택 프로젝트에 투자할 것으로 전해졌다.
부동산 기업들도 다시 기업공개(IPO)에 나섰다. 최근 부동산 투자사인 중국 건축이 IPO에 나선 뒤 상하이 뤼디그룹, 서우촹그룹, 랜시양룽커부동산, 광둥룽싱그룹, 푸리, 주장, 허셩, 신스지 등 14개에 달하는 기업이 IPO를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 日, 신규분양 최악에 `땡처리` 급증…도심 빈사무실도 늘어
= 도쿄 도심에서 지하철로 약 45분 걸리는 사이타마현 소카시.
7월 초 리베레스티라는 분양회사가 역세권에 분양한 신규 맨션(28가구) 정보지에는 `주변 시세보다 20% 가격 인하`라는 선전문구가 부착돼 있다. 도쿄는 물론 인접 신도시 주택 가격이 회복 조짐을 보이지 못하면서 정상 가격보다 크게 낮은 이른바 `땡처리` 아파트들이 최근 급증하고 있다. 도쿄신문은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주택시장에도 아웃렛이 등장했다"고 최근 보도하기도 했다.
후쿠다 아키오 일본부동산경제연구소 조사부장은 "작년 월가발 위기 이후 수도권에서 분양업체 50여 곳이 도산했고 그 여파로 신규 주택 건설이 대거 중단되거나 대폭 인하된 가격으로 출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수도권 일대 신규 맨션(한국 아파트에 해당) 한 채당 평균 가격은 6월 말 현재 4481만엔으로 1년 전 조사 때보다 평균 7.1%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달 도쿄시내 서북부 번화가인 이케부쿠로역 주변 지가가 1년 만에 15.9%나 하락했다는 발표도 나왔다. 이 지역은 도심 재개발 기대감을 등에 업고 최근 3년간 도쿄 중심가에서 지가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지역 중 한 곳이었다. 지난 5월에는 51년 역사를 지닌 미쓰코시백화점 이케부쿠로점이 영업 부진을 이유로 문을 닫으며 이 지역의 심각한 소비ㆍ부동산 경기 침체를 반영하기도 했다.
미국 중국 한국 등 주요국 부동산시장이 빠른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과는 달리 일본에서는 작년 하반기 월가발 금융위기 이후 본격화된 부동산 침체가 좀처럼 회복될 조짐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도쿄를 중심으로 한 수도권 신규 맨션 분양건수는 1만5800가구에 그치며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6%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반기별 실적으로 부동산 버블 붕괴가 본격화된 1992년 이후 17년 만에 가장 부진한 수치다. 일본 부동산시장이 주요국 가운데 유독 부진한 이유는 "90년대 자산 버블 붕괴에 따른 혹독한 경험 때문"이라는 게 현지 시장 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실제로 불확실한 경기전망 속에서 부동산시장이나 주식시장 대신 정기예금을 대폭 늘리는 개인투자자들이 최근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일본은행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현재 개인의 정기예금 잔고는 총 95조엔에 달해 최근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고용 불안과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맞물리면서 매월 1조엔 정도씩 시중은행들의 정기예금 잔고 총액이 불어나고 있다"며 "연내에는 사상 최대 규모인 200조엔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고 20일 보도했다.
주택 경기뿐만 아니라 오피스 경기도 부진하기는 마찬가지다. 시장조사기관인 데이코쿠뱅크에 따르면 6월 말 현재 도쿄 도심 사무실 공실률은 7.25%에 이르러 한 달 만에 0.29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도쿄 사무실 공실률이 7%대에 올라선 것은 4년9개월 만에 처음이다. 특히 완공 1년 미만 신축 빌딩 공실률이 최근 30%대를 돌파하며 오피스 임대시장 불황 기조를 반영했다.
하지만 실물경기가 6월 이후 뚜렷한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대도시 중심가를 중심으로 도심 재개발 프로젝트들이 다시 기지개를 펴고 있어 부동산 경기가 하반기 이후에는 서서히 회복 조짐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