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 정책전환이 중국동포에게 주는 함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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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백두넷 | 작성일 :19-09-11 16:46|본문
9.2 정책전환이 중국동포에게 주는 함의
2019.09.11
이제 남은 건 선출직 공직자의 배출뿐
강성봉 본지 편집인
H-2는 중국동포 CIS동포에게만 주어진 특혜
[서울=동북아신문]지난 7월 2일부터 동포범위가 전체 직계 비속으로 확대됨에 따라 4세대 이후 동포를 포함해 전체 동포에 대한 제도 변경이 불가피해졌고, 현행제도의 골격을 유지하면서도 새로 동포영역으로 편입된 동포들을 통합하는 획기적인 재외동포 정책이 9월 2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법무부가 전 세계 모든 동포에게 이 제도를 적용하면서 그 동안 문제가 됐던 중국동포, CIS 지역 동포에 대한 차별적 요소는 사라졌다.
예컨대 중국동포들의 가장 큰 불만사항이었던 주무부처 장관의 요청에 의거한 시행령에 따른 중국동포, CIS 지역 동포에 대한 재외동포비자(F-4) 발급 제한은 철폐됐다.
그 결과 중국동포, CIS 지역 동포에게만 발급되는 방문취업비자(H-2)는 중국동포, CIS 지역 동포들이 단순노무에 종사해 소득을 획득을 할 수 있는, 다른 지역 동포가 가질 수 없는 특혜가 됐다. 중국동포, CIS 지역 동포들만 F-4 외에 H-2라는 또 다른 선택권을 가지게 된 것이다.
이제 국내체류 중국동포들의 바람 중 거의 유일하게 실현되지 않은 것은 ‘선출직 공직자의 배출’이다.
한국어능력 습득으로 한민족 정체성 확인
이번 정책 변화의 핵심은 동포관련 체류자격인 동포방문(C-3-8), 방문취업(H-2), 재외동포(F-4), 동포영주(F-5) 비자를 받을 수 있는 현행 규정의 기본 골격을 유지하면서 전 세계 모든 동포에 대해 세대, 지역 구분 없이 동포범위 확대에 따른 동포에 대한 인식개선, 한국사회 정착지원 등을 고려하여 사증신청 또는 체류자격 변경·연장 시 한국어능력 입증서류 및 해외 범죄경력 확인 서류 제출을 의무화 했다는 것이다.
이번 정책 변화가 가지는 중요한 함의는 동포범위가 확대됨에 따라 민족 통합적 차원, 혹은 사회통합의 차원에서 한민족으로서의 정체성을 확보하는 데 방점을 두었다는 것이다. 전 세계 어디에 살든 우리가 하나의 민족임을 확인할 수 있는 가장 큰 증거는 의사소통이 가능한 언어, 즉 한국어이다. 이번 조치는 동포 관련 비자 취득을 위한 조건으로서 최소한의 한국어 능력 습득을 의무화한 것이다.
지속적인 노력으로 획득한 성과
그동안 중국동포들은 때로는 집회를 열어, 때로는 세미나나 토론회를 개최하여 국내체류 중국동포 정책방향으로 ‘재외동포법의 전면 적용, 위명여권사용 등 불법체류동포의 사면, 자유왕래, 자유취업, 자유체류의 보장, 귀한동포지원법의 제정’ 등을 제시하고 그 해결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고 그 결실이 이번 9.2 정책전환이라고 할 수 있다.
정부는 그 동안 자진 신고기간을 두어 여러 차례에 걸쳐 위명여권 사용 등 불법체류동포의 사면을 실시했다. 자유왕래는 2014년 4월 1일부터 정부가 중국동포를 대상으로 1년에 90일 거주할 수 있는 3년 만기 비자(C-3-8)를 발급하기 시작하면서 실현됐다. 재외동포법의 전면 적용에 대한 요구는 이번 9.2 조치로 실현됐다고 볼 수 있다.
중국, CIS 이외 지역의 동포에게는 F-4만 발급이 되고, F-4는 단순노무에 대한 취업을 금지하고 있는 데 반해 중국동포들은 단순노무가 가능한 H-2 비자를 선택할 수 있음으로 해서 자유취업의 문제도 어느 정도 실현됐다고 볼 수 있다.
귀환동포지원법의 제정 문제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요구해야 하지만 요구의 초점을 바꾸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이른바 재외동포기본법 제정을 요구하고 전 세계 재외동포 정책이 담아야 할 가치와 정신을 규정하고, 재외동포기본법의 하위법으로 재외동포 일반에 대한 지원 체계, 국내 귀환동포에 대한 지원체계를 갖추자고 주장하는 것이다.
중국동포가 중국동포를 넘어서 전 세계 동포 일반의 이해를 대변하고자 할 때 중국동포들의 주장이 좀 더 큰 설득력을 가질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선출직 공직자 배출 위해 무엇을 할까?
9.2 정책전환으로 선출직 공직자의 배출이 중국동포사회에 남은 거의 마지막 과제가 되었다.
내년 4월 15일에 제 21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실시된다. 한국의 국회의원은 지역의 인구수에 따라 배정된 선거구에서 1인을 선출하는 지역구 의원과, 직능과 직역을 대표하는 전국구의 비례대표 의원으로 나뉜다.
지역구의 의원은 투표권을 가진 지역 주민들의 지지를 받아 선출되므로 중국동포 후보가 지역구 의원으로 당선되는 데는 앞으로도 수년 혹은 수십 년이 될지도 모를 정도로 상당한 기간을 필요로 할 것이다.
현재로서는 중국동포 국회의원은 전국구 비례대표 의원으로 배출될 가능성이 훨씬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이제 선거가 1년도 남지 않았다. 재한 중국동포사회는 지금부터라도 내년 총선에서 중국동포 비례대표 후보를 당선권에 배정받기 위한 집단적 노력을 시작해야 한다.
동포사회의 주요 단체들이 동포사회의 의견을 모아 주요정당이 거부하기 어려울 만한 자질과 조건을 갖춘 후보를 발굴하여 추천하고, 성명서도 내고, 주요정당을 방문해 중국동포 비례대표를 배정해달라고 요청하고, 대규모 집회를 열어 압력을 행사하기도 해야 한다.
지난 20대 선거에서처럼 각 개인의 역량에만 맡겨 두지 말고 동포사회가 집단적 노력을 기울여 인물을 선정, 추천하고 한국사회에 동포사회를 대변할 국회의원이 필요하다고 강력하게 주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