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천 사기《화식열전(貨殖列傳)》에서 위대한 경제학
페이지 정보
작성자 :백두넷 | 작성일 :19-07-28 09:49|본문
치욕적인 궁형을 당하고 살아 남아 역사적 대작을 남긴 사마천의 사기 《화식열전(貨殖列傳)》에 이런 말이 나온다.
“대개 서민들은 상대방의 부(富)가 자기 것의 10배가되면 그에게 욕을 하지만 100배가 되면 그를 두려워하고 1000배가 되면 그의 밑에서 일을 하게 되고 10000배가 되면 그의 노예가 되는데 이것은 만물의 이치다”.
(凡編戶之民, 富相什則卑下之, 伯則畏憚之, 千則役, 萬則僕, 物之理也)
부록
▶ 공자는 유가(儒家), 한비자는 법가(法家), 사마천은 상가(商家).
중국을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만든 비서(秘書),
사마천이 쓴 『사기』 「화식열전」
최근 중국 학계에서는 관중과 자공, 사마천 등을 상가(商家)로 분류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특히 사마천의 『사기』에 수록된 「화식열전(貨殖列傳)」(춘추 말기부터 전한 초기까지 상공업으로 치부한 사람들의 활동을 다룬 책)이 집중 조명 대상이다.
상가는 통상 제자백가(유가, 묵가, 법가, 도가, 병가, 종횡가 등)의 일원으로 거론되지 않고 있지만 춘추전국시대는 물론 그 이후의 진한시대에 이르기까지 분명 하나의 사상적 흐름으로 존재했다. 사마천이 『사기』를 쓰면서 「평준서」와 「화식열전」을 편제한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평준서」는 요즘으로 치면 경제정책, 「화식열전」은 경제.경영 이론서에 해당한다.
상가의 가장 큰 특징은 부민부국의 방략을 중농(重農)이 아닌 중상(重商)에서 찾았다는 점인데, 사마천은 이 상가 이론을 집대성한 셈이다.
역대 왕조 모두 중농 대신 중상을 역설한 사마천의 주장을 극도로 꺼린 까닭에 이전 왕조의 사서를 편찬할 때 「평준서」를 모방한 「식화지」만 편제하고 「화식열전」은 아예 편제하지 않았다. 이러한 이유로 동양에서는 수천 년 동안 『사기』가 사대부들에게 제왕학의 기본 텍스트로 널리 활용됐음에도 「화식열전」의 상가 논리만큼은 철저히 무시 내지 간과됐다.
중국이 개혁개방 이후 30년 만인 21세기에 들어와 G2의 일원이 된 후 비로소 『국부론』의 전통을 지닌 서양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세계경제를 장악해나가고 있다.
이미 기원전부터 상가 전통을 지니고 있는 중국은 현재 ‘사회주의 시장경제’의 논리를 「화식열전」에서 찾으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이 디폴트 위기에 몰리면서 이런 경향은 더욱 강화되는 양상이다. 과거의 역사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는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 자신들의 역사.문화 전통을 무시하는 경우는 더 말할 것도 없다.
2천 년 전의 동양 고전 「화식열전」에 집대성된 상가의 정신이 21세기의 새로운 화두로 등장한 ‘자본주의 4.0’ 정신과 상통하고 있기에 더욱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