白駒過隙 -짧은 인생, 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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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백두넷 | 작성일 :20-12-03 16:32|본문
[고사성어 리더십] 짧은 인생, 뭐 있다
순간처럼 지나가는 인생
삶의 방향은 제각각이나
내키는 대로 산 인생과
잘 산 인생은 엄연히 달라
"인생 뭐 있나." `짧은 인생 하고 싶은 것 하며 살자`를 외칠 때 하는 말이다. 심지어 같은 이름의 유행가도 있다. 이를 30초 움짤로 표현한 고사성어가 백구과극(白駒過隙)이다. `장자`의 지북유(知北遊) 편에서 장자는 노담(老聃)의 입을 빌려 공자에게 말한다. "인생은 흰말이 문틈을 스쳐 지나가는 것처럼 순간일 뿐이라오(人生天地之間, 若白駒過隙, 忽然而已)."
백구는 흰말로 `햇빛`을 상징한다. 백구과극, 짧은 인생을 말하지만 `어떻게 원하는 삶을 살 것인가`의 해석에선 역사에서 다양하게 변주돼왔다.
첫째는 쾌락 지향 논리다. 간신 조고가 진(秦) 2세 황제 호해를 허깨비로 만들어 권력을 농단하기 위해 억지 논리로 설득할 때 차용됐다. 그는 "짧은 인생, 즐기기에도 부족하다"며 "골치 아픈 정치는 신하들에게 맡기고 쾌락을 즐기라"고 부추긴다.
둘째는 위나라 귀족 위표가 한고조에게 항복하지 않겠다며 한 말로 `어차피 짧은 인생, 내 생각대로 살겠다`는 의미다. 결국 비참한 최후를 맞는다.
셋째는 현실적으로 살라는 회유 논리다. 한고조의 황후 여치(呂雉)는 아들을 후계자로 만들 때 신세를 진 장량을 은인으로 모셨다. 장량이 신선이 되겠다며 곡기를 끊자, 건강을 염려해 식사를 권하며 말한다. "인생은 백구과극인데 굳이 고생하며 살 필요가 있나요." 장량은 다시 식사를 시작한다.
넷째는 권력도 결국은 허무하다는 것이다. 쿠데타에 대한 경계가 심했던 송태조 조광윤은 혁명 동지들에게 말한다. "인생은 백구과극일 뿐이오. (내가 한 살림 마련해줄 테니) 중앙 직책을 맡기보다 고향에 내려가 편안히 사는 게 더 낫지 않겠소?" 개국공신들은 병권(兵權)을 내려놓고 산관(散官·실제 근무처는 없는 명목상 직책만의 벼슬)이 될 수밖에 없었다.
"짧은 인생, 뭐 있나"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없다"가 아니라 "있다"다. "하고 싶은 것을 다 하며 사는 것"이 아니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지키며 사는 것"이 잘 사는(죽는) 비결이다. 장자가 죽음을 `근본으로 돌아간다(대귀·大歸)`고 한 것도 이 때문이었을 것이다. 공자는 70이 되고서야 "마음 내키는 대로 해도 법도에서 어긋나지 않았다"고 했다. 방점을 찍고 살펴야 할 것은 `마음대로`가 아니라 `궤도에서 벗어나지 않음`이다. 힘깨나 쓴던 권력자들이 날개 없이 추락하는 것은 이를 놓쳐서다.
고 클레이튼 M 크리스텐슨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하버드 명문대생들의 말년 동창회 풍경이 행복하지 않은 이유는 "`이번 한 번만`의 유혹에서 무너졌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 한계비용은 당장 무시해도 좋을 정도로 작아 보이지만, 치러야 할 총비용은 훨씬 더 커서다.
`내키는 대로 산 인생`과 `잘산 인생`은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