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닮은 “억!” 소리 나는 중국 사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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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19-08-16 12:02|본문
한국과 닮은 “억!” 소리 나는 중국 사교육
2019.08.16
사진=차이나미디어DB
방학 과외수업 교사 적발 .."정규 수업 땐 안 가르치고"
한국과 마찬가지로 중국도 요즘 아이들 여름 방학이다. 7월 28일 중국의 한 관망매체에 흥미로운 기사가 하나 떴다. 중국 후베이성 징저우시의 한 고등학교 교사 4명이 방학을 맞은 아이들을 불러 모아 '유료 과외수업'을 하다 적발됐다는 거다. 아이 한 명당 낸 수업료가 16,000 위안이다. 교사들은 20일짜리 이 유료 과외수업으로 각각 8만 위안을 벌었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생기는 이유는 교사들의 자질 탓도 있지만, 중국 학부모들의 지나친 교육열 때문이기도 하다. 수요가 있으니 시장이 만들어지는 셈이다. 특히 중국은 경제성장으로 빈부격차가 커지면서 소위 돈 좀 가진 부모들의 사교육 광풍은 "억!" 소리가 난다.
중국의 한 관망매체의 7월 8일 기사에 따르면 장쑤성 난징시의 한 엄마가 단체 SNS 방에 공개한 자녀의 1년 치 사교육비가 다음과 같다. 감성(EQ)교육 14,000 위안, 영어 14,800 위안, 수영 16,800 위안, 체육 9,800 위안, 미술 7,200 위안이다. 1년 전체 사교육비가 62,600 위안. 중국보다 잘 사는 한국과 비교하기는 좀 그렇다.
그런데 지난해 중국 민영기업 근로자 평균 연봉이 49,575 위안(853만 원)이다. 이 엄마는 중국 근로자 평균 연봉의 두 배를 사교육비로 쓰고 있다. 이 엄마의 자녀는 3살이다.
중국 사회과학원이 발표한 <2017 중국 고액순자산 보유자 보고서>를 보면 부동산을 제외하고 금융자산만 600만 위안 이상 보유한 중국 사람이 197만 명이다. 이들 중국의 진짜 부자들 사교육비와 비교하면 아마도 난징 이 학부모 사교육비는 새 발의 피일 것이다. 베이징 국제학교 1년 학비가 30만 위안이 넘는 것도 이런 부자들 때문이다. 난징 학부모 단체 SNS 방에는 "아이의 재능은 돈으로 쌓은 것이다."라는 글이 올라 있다.
한국에선 방학 때 아이들을 필리핀이나 호주, 미국 등지로 영어 캠프를 많이 보낸다. 중국도 요즘 이 해외 캠프 바람이 불고 있다. 공항에서 단체로 캠프를 떠나는 아이들을 만나는 것이 어렵지 않을 정도다. 보름 짜리 캠프 비용이 아시아 국가는 3만 위안, 유럽이나 미국 등은 10만 위안 정도다. 아이들 교육을 위해서라면 중국 근로자 평균 연봉을 훌쩍 넘는 이 돈을 기꺼이 쓸 부모들이 중국에는 차고 넘친다.
온라인 교육시장 급성장 ..'2024년 78.2조 원 규모'
좀 덜 가졌다고 해서 아이들 교육을 게을리 할 중국 학부모들이 아니다. 중국 컨설팅기업 전망산업연구원(前瞻产业研究院) 조사 보고서를 보면 중국 학부모들은 평균적으로 소득의 10%를 자녀 교육에 사용한다. 식품과 주거, 교통·통신에 이어 4번째로 많은 지출이다. 좀 덜 가진 부모들이 선택하는 사교육은 인터넷 온라인 교육이다.
위 그래프는 전망산업연구원(前瞻产业研究院) 조사 보고서 일부다. 2015년 1,225억 위안규모이던 중국 인터넷 온라인 교육시장이 올해 2,257억 위안, 2024년에는 4,541억 위안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온라인 강의 수강 학생도 2015년 처음으로 1억 명을 돌파한 뒤 올해 2억 명, 2024년에는 4억1천만 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시장 규모와 수강 학생 모두 10년 동안 4배 성장할 거라는 거다. 나는 비록 못 배웠지만, 내 아이만은 그렇게 키우고 싶지 않은 중국 학부모들의 교육열이 만들어낸 성장이다.
맹모삼천(孟母三迁)의 땅 중국의 자성
"여름 방학이 되면서 아이들이 더 바빠졌다. 여름 학교에 쉴 새 없이 참석하는가 하면 비용이 더 많이 드는 국외 유학도 떠나야 한다. 이런 수업이 아이들의 여름방학을 방학이 아닌 '3학기'로 만들었다. 돈을 감당할 수 없다는 가장의 탄식도 높다. 인생은 마라톤과 같아서 교육은 단번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 글은 중국 한 관영매체의 사설 중 일부다. 체제를 떠나 아이들의 방학이 편치 않는 것은 한국이나 중국이나 마찬가지다. 한국이 5년 마다 수능 입시 제도를 개편하고, 특성화고, 자사고, 혁신학교 등 수많은 시도를 한 것과 마찬가지로 중국 정부의 고민도 깊다.
심지어 아이들의 숙제까지 관여하고 있다. 7월 9일 중국 교육부 정푸즈 부부장(차관)은 기자회견에서 "학교 숙제는 학생에게 주는 것이지, 학부모에게 내는 것이 아니다. 학생들에게 많거나 지나치게 어려운 숙제를 주지 마라. 이를 위반할 때는 규정에 따라 엄격하게 조사하고, 처벌할 것이다."
맹모삼천(孟母三迁, 맹자의 어머니가 아들을 가르치기 위해 세 번이나 이사한 것을 이르는 고사성어)의 땅 중국. 먹고 살 만큼 성장한 중국의 고민도 한국이 그랬던 것처럼 아이들 교육이다. 한국에서 제기된 이번 자사고 논란처럼 반복되는 대학 입시와 고등학교 교육 논란을 중국 정부는 해결할 수 있을까?
[중국망]장신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