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만 있으면 박사 학위도 OK, 수면위로 드러난 중국 논문 대행 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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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19-02-19 03:06|본문
[타이베이=뉴스핌] 강소영 기자=중국 유명 연예인 자이톈린(翟天臨)의 박사 학위 논문 표절 사건으로 그동안 암암리에 성행되던 논문 대필과 표절 '산업'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중국의 유명 배우인 자이톈린은 지난해 베이징영화학원(BFA)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러나 그가 쓴 논문의 절반 가까운 내용이 다른 논문을 표절한 것으로 드러나 공분을 샀다. 자이톈린은 자신의 허영심과 요행을 바라는 심리가 논문 표절로 이어졌다며 공식 사과했지만, 이번 사태를 계기로 중국 학술계에 만연한 논문 대필과 표절 문제가 공론화되는 분위기다.
논문 표절로 물의를 일으킨 중국 배우 자이톈린. 박사 학위를 받은 논문의 40%가 표절로 밝혀졌다. 또한, 그가 학자라면 누구가 이용하는 학술 문헌 데이터베이스인 중궈즈왕(中國知網) 조차 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매체 중신징웨이(中新經緯)는 중국의 논문 대필과 대행 시장이 이미 성숙한 산업을 형성할 정도로 심각한 사태라고 14일 보도했다. 학위를 위한 검은 뒷거래에는 쉽게 학위를 따려는 학생과 쉽게 돈을 벌려는 석박사 학자 및 대학교수, 논문 관리에 소홀한 학교 등 총체적인 문제가 복합돼있다고 지적했다.
'논문 대필/대행' 서비스는 물건을 사고파는 중국의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쉽게 찾을 수 있을 정도로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다.
논문 대행 서비스의 가격은 학부 문과의 중국어 논문의 경우 1000자당 300위안 수준으로 형성돼있다. 영어 논문은 이보다 비싼 1000자당 900위안 수준이다. 5000자 편폭의 논문의 경우 10일 이내에 작성이 가능하다고 광고하고 있다. 이들 논문 대행 서비스 업체는 "우수한 인력으로 표절과 중복 게재없이 100% 순수 원작 논문을 제공한다"라고 광고하고 있다.
논문 대필 외에도 기존 논문의 단어를 교묘하게 바꾸고, 문장 순서를 수정함으로써 표절 혐의를 낮춰주는 '논문 세탁' 서비스도 성행하고 있다.
논문 대행과 대필 서비스는 대학과 학술계의 부정부패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베이징상바오(北京商報)에 따르면, 논문 대필 인력은 크게 석·박사 전문 인력과 대학 교수로 구성돼있다. 이들은 일종의 '아르바이트' 개념으로 논문을 대필해주면서 한 달에 5000~6000위안을 버는 것으로 알려졌다. 논문 대필을 전문적으로 하는 학자의 경우 한 달 수입이 일반 직장인의 수배가 되는 수만 위안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논문 대행과 대필 서비스를 주로 이용하는 고객은 주로 직장을 다시면서 석박사 학위가 필요한 사회인, 논문을 쉽게 쓰려는 학생들로 알려져 있다. 이 밖에 중국어 실력이 부족한 유학생들도 논문 대필을 통해 학위를 따는 경우가 있다는 소문이 공공연하게 나돌고 있다.
논문 대행 대필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를 인터넷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중국의 저작권 관리가 선진국에 비해 소홀하지만, 논문 대필과 표절은 엄연한 불법이다. 중국 교육법에는 '학위논문 조작행위에 관한 처리 방법' 등의 규정이 포함돼있다. 불법적인 방법으로 학위를 취득한 경우 학위가 취소되고, 처분을 받은 날을 기준으로 3년 이내에 동일한 학위를 신청할 수 없게 된다. 또한, 논문 표절의 경우 저작권 침범으로 민사소송에 휘말릴 수 있다.
그러나 관련 법률 집행이 엄격하지 못하고, 학자 및 대학교수들의 비양심, 대학의 논문 심사 및 관리 미흡으로 논문 대행과 대필이 성행하고 있다고 중국 매체는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