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허베이④ 색다른 여행에 심신이 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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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09-06-15 10:50|본문
한 모금 삼키는 순간, 식도를 따라 내려가는 뜨거운 기운이 특징인 바이주(白酒)는 중국을 대표하는 술이다. 기름을 많이 쓰는 중국 음식과 어울리면 환상적인 궁합을 자랑한다.
하지만 알코올 도수가 너무 높아 자꾸 들이켜다 보면 금세 얼근해지기 일쑤다. 그래서 술에 약한 이에게는 이만큼 두려운 술도 없다.
허베이성에는 전국적으로 이름난 바이주가 적지 않지만, 와인의 명성 또한 대단하다. 여행자들은 서양에 뿌리를 둔 와인이 중국에서 생산되는 사실에 놀라고, 와인의 맛과 향이 뛰어나 감탄한다. 허베이성의 와인은 대부분 화하(華夏) 와이너리에서 주조된다.
몇 년 전부터 한국에서 불고 있는 와인 붐처럼, 중국에서도 와인 시장은 급격하게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생산량이 해마다 10% 이상 늘어나고 있고, 프랑스와 이탈리아에 수출하는 와인도 있다. 비록 본향은 아니지만 허투루 볼 대상은 아니라는 의미이다.
이러한 성장세를 이끄는 주인공 중 하나가 바로 화하 와이너리이다. 불과 20년 전까지만 해도 9명이 12t의 포도주를 빚던 영세한 곳이었지만, 지금은 대형 기업으로 탈바꿈해 4만5천t의 와인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는 중국 와인 생산량의 30%에 달한다.
화하 와이너리는 진나라의 시황제가 이곳을 순시했던 데서 명칭이 연유한 친황다오(秦皇島) 시에 자리해 있다. 양조장은 포도가 일렬로 자라고 있는 야트막한 구릉에 둘러싸여 있다.
와인용 포도는 과육이 작고 씨가 크며 떫고 쓴맛이 나는데, 화하 와이너리는 이러한 포도를 재배하기 위한 최적의 환경을 갖추고 있다.
이곳의 와이너리 투어는 포도밭을 산책하고 거대한 와인 저장고를 구경한 뒤 와인을 시음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그중 눈길을 끄는 곳이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를 위한 공간이다.
화하 와이너리에서는 올림픽이 열리기 전해인 2007년 최고의 재료와 방법으로 만든 와인을 지하에 보관하고 있다. 이곳에는 금메달을 획득한 영웅들의 사진이 걸려 있고, 나무통마다 그들의 서명이 쓰여 있다.
와인 라벨에 매년 다른 명화를 입히는 샤토 무통 로칠드처럼 화하 와이너리의 와인도 빈티지마다 라벨이 각양각색이다. 화하 와이너리의 간판인 '장성(長城)' 와인 역시 마찬가지이다. 연도별 라벨을 보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베이징 올림픽과 중국 정부의 행사에 등장했던 장성의 주된 포도 품종은 카베르네 소비뇽이다. 그래서 빛깔이 진하고 향기가 강렬하다. 떫은맛이 느껴지지만, 와인 초보자도 손쉽게 맛볼 수 있다.
◇ 황해를 향해 샷을 날리다와인에 취했다면, 이제는 골프에 빠져볼 차례다. 친황다오 북대하(北戴河) 해변에서 자동차로 30분 거리에 있는 황금해안해빈(黃金海岸海濱) 골프장은 2㎞의 해안선을 따라 18개의 코스가 배치돼 있다.
그중 12개의 코스는 바다를 향해 티샷을 날리도록 설계돼 있고, 4개 코스는 해변과 바로 붙어 있다. 미국 출신의 스콧 밀러가 미국프로골프협회(PGA)의 표준에 따라 디자인했으며, 각각의 홀마다 개성이 뚜렷하다.
황금해안해빈 골프장은 지형과 식생을 해치지 않고 지어졌다. 그래서 골프를 치는 동안 중국 정부가 해양 자연 보호지역으로 지정한 친황다오의 아름다운 풍광을 제대로 만끽할 수 있다.
골프를 접해보지 않았던 사람도 드넓은 연습장에서 마음껏 골프채를 휘두를 수 있으며, 골프장 인근의 모래사장에서 해수욕을 하는 것도 가능하다.
또한 랑팡(廊坊) 시의 천하제일성(天下第一城) 골프장도 큰 규모를 자랑한다. 숙박 시설과 18홀 골프장을 겸비하고 있는데, 지리적으로도 베이징과 톈진 등지에서 가깝다. 베이징 공항으로 가기 전 잠시 들러 라운딩을 해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