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민굴에서 마천루까지' 변혁의 중국 한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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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 :10-12-30 08:51|본문
상하이는 2000년대와 1970년대가 공존하는 곳이다. 높이 솟은 마천루와 마천루 사이에 미로처럼 얽혀 있는 도로, 그리고 어딘가에서부터 끊임없이 쏟아져나오는 각양각색의 사람들. 밤이면 영어와 한자, 일본어가 섞인 붉고 푸른 네온 간판들이 현란한 색을 뿜어낸다.
거대한 마천루군 아래에는 허름한 벽돌집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빈민굴이 형성돼 있다.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한낮 기온이 40도에 육박하는 7∼8월에도 선풍기 없이 지내고 아직도 공동화장실을 사용한다.
상하이가 선사하는 복잡하고 다양한 이미지는 현대 중국의 역동적인 모습을 대변한다. 거리에는 인력거와 벤츠가 함께 지나고 루이뷔통, 구치 등 명품 쇼핑백을 잔뜩 짊어진 부유한 사람들 옆으로는 새카맣게 탄 과일행상들이 관광객을 기웃거린다.
상하이의 진면목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은 푸둥지구다. 한국이 한강을 사이에 두고 강남과 강북으로 나뉘듯, 상하이는 황푸장(黃浦江)을 놓고 동서로 갈린다. 푸둥은 강남에 비견되는 곳. 빽빽한 고층건물이 들어섰고 화려한 쇼핑가가 형성돼 있다.
푸둥지구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곳은 난징루(南京路)다. 한국으로 치자면 명동이나 압구정동에 해당하는 이곳은 상하이에서 가장 번화한 거리다. 길이 1.7㎞의 거리에 하루 170만명의 사람들이 몰린다. 명품관과 고급 음식점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한국의 신세계백화점도 난징루에 들어서 있다.
상하이의 야경은 홍콩에 견줄 만하다. 시내 한가운데 있는 '동방명주탑' 전망대에 오르면 한눈에 펼쳐지는 상하이의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 동방명주탑의 높이는 468m. 세계에서 3번째,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탑이다. 전망대는 263m 높이에 위치하고 있다. 이곳에서 내려다보는 상하이의 야경은 감탄이 절로 나올 만큼 아름답고 화려하다.
황푸장을 따라 유람선을 타고 바라보는 와이탄(外灘)의 야경도 근사하다. 와이탄은 상하이의 상징이자 상하이 현대 역사를 함축하고 있는 곳. 다양한 국가의 건축 양식이 모여 있어 '세계 건축 박물관'이라고도 불린다.
상하이는 한국과 각별한 인연을 가진 곳이기도 하다.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상하이에서 1919년 4월17일 조직돼 1932년 5월에 일본의 탄압을 피해 항저우(杭州)로 옮기기까지 활약했다. 마당루(馬當路)에 임시정부 청사가 자리잡고 있는데, 김구 선생의 흉상과 요원들이 사용하던 가구 등이 보존돼 있다.
루쉰공원(옛 홍구공원)은 1932년 4월29일 윤봉길 의사가 폭탄을 투척해 일본 육군대장 시라카와 요시노리 등을 폭사·부상케 했던 곳. 최근에 윤의사의 항거를 기념하는 기념탑이 세워졌고 메이팅이라는 이름의 정자가 세워졌다.
상하이에는 10년 전까지만 해도 2∼3층 건물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집집마다 화장실이 없어 공동화장실을 사용했고 새벽 6시면 요강 씻는 소리로 온 도시가 시끄러웠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의 상하이는 중국 최대의 국제도시로 불릴 만큼 성장했다. 20층 이상의 건물이 무려 1,954개에 달한다. 푸둥지구에는 세계 500대 기업 중 150개 기업이 상주하고 있다. 중국 최첨단의 도시 상하이. 중국의 현재와 미래를 보고 싶다면 꼭 한번은 가봐야 하는 도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