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스토리의 동네 정집(程集, Chegji)은 바같세상과 무관하게 오늘날도 고풍스럽고 소박한 모습을 유지한다. 못다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 동네는 사람들의 놀라움과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기원전 오백여년의 춘추전국(春秋戰國)시기에 초(楚)나라 왕은 벌써 이 곳에 사치스러운 건물을 세웠고 오늘날 정집의 요집가(姚集街)가 그 터에 위치해 있다.
경이대(景夷台)라고 하는 그 건물은 원래 초나라 왕이 천문을 관찰하고 군사를 지휘하며 여유를 즐기던 곳이었다. 그 뒤 오륙백년전의 명(明)나라때에 이르러 이 곳은 인근에 이름을 날리는 부두로 부상했고 따라서 번화한 동네가 부근에 조성되었다.
정집의 옛 거리 "정집진 문명고가(程集鎭文明古街)"라는 패루(牌樓)앞에 서면 과거의 옛 분위기가 물씬 풍겨와 마치 어제로 돌아간듯 착각하게 된다. 1,000m 길이, 4m 미만의 폭을 가진 옛 거리의 양쪽에는 명청(明淸)시기 고건물 백여채가 줄지어 있다.
이런 건물들은 대부분 거리쪽에는 가게를 두고 가운데는 거실이나 작업실을 두었으며 뒷쪽은 창고나 뜰로 되어 있다. 이 거리에는 두부를 앗는 집과 철공소, 떡집, 잡화점 등이 어젯날을 이어오고 있다.
이런 건물들은 건물과 건물사이에 자그마한 뜰을 만들고 그 뜰위에는 지붕을 얹지 않아 집안에서 하늘을 볼수 있다. 건물의 벽과 문도 모두 나무로 되어 있고 베란다에 서면 집들이 한 눈에 안겨온다.
나무에는 원색을 볼수 있도록 투명한 기름을 칠해 더욱 고풍스럽고 소박한 느낌을 주면서 강남의 특색을 다분히 풍기며 자그마한 청기와를 얹은 건물들 사이에서는 키 높은 벽이 이채를 돋군다.
노장하(老長河)위의 위교(魏橋)는 1380년에 건설한 다리인데 위(魏)씨 성을 가진 사람이 축조했다고 해서 이름이 위교이다. 1935년에 큰 물에 무너지고 1936년에 송순성(宋順成)이라는 사람이 다시 만들었다고 해서 송교(宋橋)라고도 부른다.
20m 길이의 위교는 둥근 아치형이고 바닥에는 청석을 깔았다. 아치형 교각중앙의 청석에 팔괘도를 새기고 다리를 세운 사람의 이름과 다리를 세운 시간 등도 새겼다.
양안에 푸른 숲이 무성한 가운데 배를 타고 맑은 물을 따라 위교를 지나면 정교한 조각을 새긴 위교의 난간과 교각에 새긴 팔괘도무늬가 선명하게 보인다.
정집은 홍색문화의 장소이기도 하다. 1929년부터 1932년사이에 이 곳은 중국의 혁명을 후원하는 물자집산지였다. 항일전쟁시기에는 이 곳에 신사군(新四軍) 지휘부가 있었다.
모든 것들 수용하는 형초(荊楚)문화로 인해 이 곳에는 호북(湖北, Hubei)과 호남(湖南, Hunan), 하남(河南, Henan), 광서(廣西, Guangxi), 강서(江西, Jiangxi) 등 5개 성의 50여개 성씨의 사람들이 함께 살아간다.
유구한 상업문화를 보유한 정집에는 또한 어젯날의 전통을 이어오는 수공업 작업실과 철공소, 떡집, 두부방, 날염방, 쌀가게 등이 오늘날도 정집의 어제를 보여준다.
다양한 타지에서 모여온 사람들이 사업과 비즈니스를 하는 중에 자발적으로 상업협회를 조성함으로써 편리를 제공하는 동시에 힘을 모았고 그로부터 행방(行邦)문화가 형성되었다.
정집에는 또한 불교문화가 유구한 역사를 자랑한다. 웅장하면서도 아늑한영풍사(永豊寺)와 문창궁(文昌宮), 관음암(觀音庵) 등 절은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면서 오늘날도 향불을 이어오고 있다.
정집에서는 정집량액주(糧液酒)라고 하는 술이 유명하다. 사람들은 "말만 들어도 취기가 오르고 한 모금 맛 보면 평생을 잊지 못한다"고 정집의 술을 높이 평가한다.
정집량액주는 옛거리의 한쪽 끝에 위치한 문창고궁으로 인해 일면 문창고궁주도로 불리운다. 그리고 해마다 황금의 9월이면 문창고궁주축제가 열려 사람들이 옛 거리에 모여 옛 술을 맛 본다.
정집의 음식문화 또한 유구한 역사를 자랑한다. 장원떡과 콩장, 천장(千張)이라고 부르는 건두부, 생선으로 만든 떡 등 정집의 먹거리는 수를 헤아릴수 없이 많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