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안② 수천 년 잠에서 깨어난 황제의 친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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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 :11-01-31 08:47|본문
고대 이집트의 파라오와 중국의 황제들은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즉위와 동시에 무덤을 만들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현세 권력의 최정점에서 가장 역점을 두고 진행한 일이 내세를 위한 안식처 조성이었다. 중국 역대 황제들은 많게는 국가 재정의 3분의 1 이상을 무덤 건설에 쏟아 부었다고 한다.
시안에서 명멸한 황제가 모두 73명이니 능 역시 그만큼 있어야 맞다. 하지만 현재 시안의 황릉은 72개다. 중국 역사상 유일한 여황제인 측천무후(624~705)가 남편인 당 고종과 함께 건릉(乾陵)에 묻혔기 때문이다. 건릉은 시안 서쪽 85㎞ 지점에 위치하는데 2007년 탐측 결과, 지하 궁전 안에 500t에 달하는 부장품이 있다고 밝혀졌다. 현재 시안의 황릉 중 발굴된 것은 한나라 경제(景帝)의 무덤인 양릉(陽陵)이 유일하다. 진(秦) 시황제(BC 259~210)의 무덤도 아직 미발굴 상태다.
시안을 대표하는 관광 명소인 병마용갱(兵馬俑坑)은 진시황릉 동쪽에 위치한 지하 군영이다. 죽은 황제를 지키기 위해 진흙으로 병사와 군마, 이른바 도용(陶俑)을 빚어 구워 매장한 것이다. 병마용들은 시황제가 멸망시킨 전국시대 6개 나라가 위치한 동쪽을 향해 늠름하게 대오를 이루고 있다.
병마용갱은 1974년 우물을 파던 농부들에 의해 세상에 알려졌다. 1976년까지 모두 4개의 갱이 발견됐는데, 그중 4호갱은 완성되기 전에 폐기된 빈 구덩이로 확인됐다. 2호갱과 3호갱은 시험 발굴을 통해 실체만 확인하고 다시 묻어 본격적인 발굴을 미루고 있는 상태다. 군사 지휘부의 재현으로 추정되는 3호갱은 고고학적 가치가 1호갱보다 클 것으로 예상된다. 1호갱은 지난 6월 13일, 20년 만에 발굴이 재개됐다. 발굴 첫날 앞뒤로 나란히 서 있는 사두마차 두 대, 채색 병마용 두 개, 채색 토기 파편, 칠기 목기가 출토됐다.
병마용은 실물을 모델로 해 정교하게 빚어졌다. 사람 생김새가 서로 다르듯 도용의 얼굴도 모두 제각각이다. 눈썹과 손금, 옷고름까지 다르다고 한다. 이미 관광객을 위한 포로 신세가 되었지만, 어쩌면 병마용은 자신들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중국 정부와 관광객 모두 진시황릉보다 병마용갱에 온통 관심을 기울이고 있으니 말이다.
▲가볼 만한 곳*비림(碑林, www.beilin-museum.com)이름 그대로 비석이 숲을 이루는 곳이다. 그만큼 많은 비석이 한곳에 모여 있다는 얘기다. 공식 명칭은 시안비림박물관(西安碑林博物館)이다. 북송 시대인 1087년 처음 조성됐는데, 중국 내 수많은 비림 중 소장품 규모나 내용 측면에서 가장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는다. 7개 전시실에 총 3천여 개의 비석이 소장돼 있는데, 한 점 한 점이 중국 문화의 주요 맥락에 잇닿아 있다. 제1전시실에는 개성석경(開成石經)이 자리해 있다. 개성석경은 당 문종 2년(837)에 만들어진 석각 문헌이다. 114개의 돌판 양면에 사서삼경을 비롯한 주요 경서의 내용 65만여 자를 새겨 넣은 비석 병풍이다. 논어, 시경, 주역, 효경, 예기, 춘추좌씨전 등 과거를 보기 위해 필요한 경서들의 내용이 집대성돼 있다. 인쇄술이 낙후되고 책이 귀하던 시절, 과거 수험생들은 개성석경의 탁본을 떠서 공부했다고 전해진다. 이른바 '돌로 만든 교과서'였던 셈이다.
*한양릉(漢陽陵)시안 일대에 산재한 황제들의 무덤 중 유일하게 발굴된 무덤이다. 한나라 경제의 무덤으로 시안셴양국제공항에서 가깝다. 무덤이 조성된 지하 공간을 박물관으로 만들어 일반에 공개하고 있다. 중국 최대 규모의 지하 유적 박물관으로 알려져 있다. 양릉에서도 황제, 황후와 함께 묻은 수많은 부장용(俑)이 발굴됐는데, 진시황 병마용에 비하면 크기도 작을뿐더러 작품성도 떨어진다. 키 60㎝ 안팎의 도용에는 본래 비단으로 만든 옷을 입혔는데, 오랜 세월이 흐르면서 전부 삭았다고 한다. 나무로 제작해 도용에 부착시킨 양팔도 모두 부식돼 양릉의 도용은 대부분 팔 없는 나신들이다.
*화청지(華淸池, www.hqc.cn)시안 도심에서 남동쪽으로 약 30㎞ 떨어진 온천 관광지이다. 중국 역대 제왕들이 행궁 별장을 지어 휴양했다고 알려져 있다. 당 현종도 이곳에 원림을 조성해 양귀비와 함께 온천욕을 즐겼다고 한다. 정문으로 들어서 걷다 보면 양귀비가 현종에게 술을 바치는 장면을 묘사한 거대한 벽화가 나타난다. 양귀비는 각종 약재를 넣은 전용 온천인 해당탕에서 목욕을 해 백옥 같은 피부를 유지했다고 한다. 해당탕을 비롯해 연화탕, 상식탕, 성진탕 등 옛 온천 시설에는 모두 이름이 붙어 있다. 4월부터 10월까지 매일 밤 8시 30분부터 양귀비와 현종의 비극적인 사랑을 그린 장한가(長恨歌)가 공연된다. 화청지 일대를 무대 배경으로 활용한 초대형 공연으로 1천300명이 동시에 관람할 수 있다.
▲교통편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이 인천-시안 직항편을 각각 주 5회(월, 화, 수, 금, 토), 주 4회(화, 목, 토, 일) 운항한다. 약 2시간 50분 소요된다. 시안 시내의 택시 기본요금은 6위안이며 전기버스 요금은 1위안이다.
▲비자 및 환율30일 단수의 경우 비자 발급 비용은 3만5천 원이며 여행사를 통해야 한다. 발급 소요 기간은 4일이며 반명함판 사진 1장이 필요하다. 환율은 현재 매매기준율로 1위안이 약 179원이다. 시차는 중국 전역이 서울보다 1시간 늦다.
▲음식시안은 밀 생산량이 많다 보니 쌀보다 면이 주식으로 자리 잡았다. 시안의 어느 식당에 들어가도 면 메뉴가 없는 곳은 찾아보기 어렵다. 면의 종류도 다양한데, 가는 면은 바늘귀에도 들어갈 정도이고 굵은 면은 허리띠로 써도 될 정도라고 한다. 중국인 특유의 과장이 섞인 표현으로, 그만큼 면 요리가 발달해 있다는 얘기다. 시안 도심 종루광장 인근의 덕발장교자관(德發長餃子館)과 동성상(同盛祥)은 각각 교자연(만두 코스), 양육포막(밀전병을 잘게 뜯어 넣은 양고기탕)으로 이름이 높다. 교자연은 청나라 말기 서태후와 연관돼 있고, 양육포막은 명 태조 조광윤의 고사에서 유래한 음식이다.
▲쇼핑병마용 모형, 비단 제품, 당삼채 도자기 등이 대표적이다. 어디서나 흥정을 해야 바가지를 쓰지 않는다. 이는 시안셴양국제공항 면세점도 예외가 아니다. 비림 박물관 내 제4전시실에서 탁본을 구입하는 것도 좋다. 비림에 소장된 비석에서 뜬 글씨, 그림 탁본이 1점당 200위안에 판매된다. 중국의 물가 수준을 감안하면 비싼 편이지만 100% 진품이기에 살 만한 가치는 충분하다.
시안에서 명멸한 황제가 모두 73명이니 능 역시 그만큼 있어야 맞다. 하지만 현재 시안의 황릉은 72개다. 중국 역사상 유일한 여황제인 측천무후(624~705)가 남편인 당 고종과 함께 건릉(乾陵)에 묻혔기 때문이다. 건릉은 시안 서쪽 85㎞ 지점에 위치하는데 2007년 탐측 결과, 지하 궁전 안에 500t에 달하는 부장품이 있다고 밝혀졌다. 현재 시안의 황릉 중 발굴된 것은 한나라 경제(景帝)의 무덤인 양릉(陽陵)이 유일하다. 진(秦) 시황제(BC 259~210)의 무덤도 아직 미발굴 상태다.
시안을 대표하는 관광 명소인 병마용갱(兵馬俑坑)은 진시황릉 동쪽에 위치한 지하 군영이다. 죽은 황제를 지키기 위해 진흙으로 병사와 군마, 이른바 도용(陶俑)을 빚어 구워 매장한 것이다. 병마용들은 시황제가 멸망시킨 전국시대 6개 나라가 위치한 동쪽을 향해 늠름하게 대오를 이루고 있다.
병마용갱은 1974년 우물을 파던 농부들에 의해 세상에 알려졌다. 1976년까지 모두 4개의 갱이 발견됐는데, 그중 4호갱은 완성되기 전에 폐기된 빈 구덩이로 확인됐다. 2호갱과 3호갱은 시험 발굴을 통해 실체만 확인하고 다시 묻어 본격적인 발굴을 미루고 있는 상태다. 군사 지휘부의 재현으로 추정되는 3호갱은 고고학적 가치가 1호갱보다 클 것으로 예상된다. 1호갱은 지난 6월 13일, 20년 만에 발굴이 재개됐다. 발굴 첫날 앞뒤로 나란히 서 있는 사두마차 두 대, 채색 병마용 두 개, 채색 토기 파편, 칠기 목기가 출토됐다.
병마용은 실물을 모델로 해 정교하게 빚어졌다. 사람 생김새가 서로 다르듯 도용의 얼굴도 모두 제각각이다. 눈썹과 손금, 옷고름까지 다르다고 한다. 이미 관광객을 위한 포로 신세가 되었지만, 어쩌면 병마용은 자신들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중국 정부와 관광객 모두 진시황릉보다 병마용갱에 온통 관심을 기울이고 있으니 말이다.
▲가볼 만한 곳*비림(碑林, www.beilin-museum.com)이름 그대로 비석이 숲을 이루는 곳이다. 그만큼 많은 비석이 한곳에 모여 있다는 얘기다. 공식 명칭은 시안비림박물관(西安碑林博物館)이다. 북송 시대인 1087년 처음 조성됐는데, 중국 내 수많은 비림 중 소장품 규모나 내용 측면에서 가장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는다. 7개 전시실에 총 3천여 개의 비석이 소장돼 있는데, 한 점 한 점이 중국 문화의 주요 맥락에 잇닿아 있다. 제1전시실에는 개성석경(開成石經)이 자리해 있다. 개성석경은 당 문종 2년(837)에 만들어진 석각 문헌이다. 114개의 돌판 양면에 사서삼경을 비롯한 주요 경서의 내용 65만여 자를 새겨 넣은 비석 병풍이다. 논어, 시경, 주역, 효경, 예기, 춘추좌씨전 등 과거를 보기 위해 필요한 경서들의 내용이 집대성돼 있다. 인쇄술이 낙후되고 책이 귀하던 시절, 과거 수험생들은 개성석경의 탁본을 떠서 공부했다고 전해진다. 이른바 '돌로 만든 교과서'였던 셈이다.
*한양릉(漢陽陵)시안 일대에 산재한 황제들의 무덤 중 유일하게 발굴된 무덤이다. 한나라 경제의 무덤으로 시안셴양국제공항에서 가깝다. 무덤이 조성된 지하 공간을 박물관으로 만들어 일반에 공개하고 있다. 중국 최대 규모의 지하 유적 박물관으로 알려져 있다. 양릉에서도 황제, 황후와 함께 묻은 수많은 부장용(俑)이 발굴됐는데, 진시황 병마용에 비하면 크기도 작을뿐더러 작품성도 떨어진다. 키 60㎝ 안팎의 도용에는 본래 비단으로 만든 옷을 입혔는데, 오랜 세월이 흐르면서 전부 삭았다고 한다. 나무로 제작해 도용에 부착시킨 양팔도 모두 부식돼 양릉의 도용은 대부분 팔 없는 나신들이다.
*화청지(華淸池, www.hqc.cn)시안 도심에서 남동쪽으로 약 30㎞ 떨어진 온천 관광지이다. 중국 역대 제왕들이 행궁 별장을 지어 휴양했다고 알려져 있다. 당 현종도 이곳에 원림을 조성해 양귀비와 함께 온천욕을 즐겼다고 한다. 정문으로 들어서 걷다 보면 양귀비가 현종에게 술을 바치는 장면을 묘사한 거대한 벽화가 나타난다. 양귀비는 각종 약재를 넣은 전용 온천인 해당탕에서 목욕을 해 백옥 같은 피부를 유지했다고 한다. 해당탕을 비롯해 연화탕, 상식탕, 성진탕 등 옛 온천 시설에는 모두 이름이 붙어 있다. 4월부터 10월까지 매일 밤 8시 30분부터 양귀비와 현종의 비극적인 사랑을 그린 장한가(長恨歌)가 공연된다. 화청지 일대를 무대 배경으로 활용한 초대형 공연으로 1천300명이 동시에 관람할 수 있다.
▲교통편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이 인천-시안 직항편을 각각 주 5회(월, 화, 수, 금, 토), 주 4회(화, 목, 토, 일) 운항한다. 약 2시간 50분 소요된다. 시안 시내의 택시 기본요금은 6위안이며 전기버스 요금은 1위안이다.
▲비자 및 환율30일 단수의 경우 비자 발급 비용은 3만5천 원이며 여행사를 통해야 한다. 발급 소요 기간은 4일이며 반명함판 사진 1장이 필요하다. 환율은 현재 매매기준율로 1위안이 약 179원이다. 시차는 중국 전역이 서울보다 1시간 늦다.
▲음식시안은 밀 생산량이 많다 보니 쌀보다 면이 주식으로 자리 잡았다. 시안의 어느 식당에 들어가도 면 메뉴가 없는 곳은 찾아보기 어렵다. 면의 종류도 다양한데, 가는 면은 바늘귀에도 들어갈 정도이고 굵은 면은 허리띠로 써도 될 정도라고 한다. 중국인 특유의 과장이 섞인 표현으로, 그만큼 면 요리가 발달해 있다는 얘기다. 시안 도심 종루광장 인근의 덕발장교자관(德發長餃子館)과 동성상(同盛祥)은 각각 교자연(만두 코스), 양육포막(밀전병을 잘게 뜯어 넣은 양고기탕)으로 이름이 높다. 교자연은 청나라 말기 서태후와 연관돼 있고, 양육포막은 명 태조 조광윤의 고사에서 유래한 음식이다.
▲쇼핑병마용 모형, 비단 제품, 당삼채 도자기 등이 대표적이다. 어디서나 흥정을 해야 바가지를 쓰지 않는다. 이는 시안셴양국제공항 면세점도 예외가 아니다. 비림 박물관 내 제4전시실에서 탁본을 구입하는 것도 좋다. 비림에 소장된 비석에서 뜬 글씨, 그림 탁본이 1점당 200위안에 판매된다. 중국의 물가 수준을 감안하면 비싼 편이지만 100% 진품이기에 살 만한 가치는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