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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마을을 찾아서(11)왕지아따위엔 (王家大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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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dmin| 작성일 :11-09-26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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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벽의 한 곳에 올라서서 보는 홍문보의 한 부분. 대원 밖으로는 실제 서민들이 거주하는 동굴집이 많이 보인다. 대원 안팎의 차이를 보는 듯하다.

50년간 '방 1000개' 완성
두부장수로 성공한 巨富
서유기 속 손오공이 활약하던 수미산 인근마을
근대화ㆍ일제 식민지 이후 왕씨 일가 쇠락…관광지로 변모

그녀가 입고 있는 옷의 짧은 소매 끝에 카일라스(kailas)라는 알파벳이 조그맣게 보였다.

모자 위로 걸친 선글라스와 손목에 묶은 손수건, 작은 디지털 카메라가 여행객임을 알려준다.

속으로 너무 궁금해진다.

과연 이 아가씨가 입고 있는 옷에 새겨진 글자의 뜻을 알고 있을까?

카일라스는 티베트 서쪽에 있는 설산으로 불교와 힌두교, 자이나교 그리고 티베트 전통 종교인 뵌교까지 4대 종교의 성산이다. 

서유기에도 나오는 우주의 중심 '수미산(須彌山)'을 말하며 중국어로는 강런버치(岡仁波齊)다. 몇 년 전 중국친구들에게 여러 번 물어봤지만 수미산도 카일라스도 몰랐다.

같은 버스의 한 자리 건너 자라에 앉은 그녀에게 불쑥 물었다. 너도 왕가대원을 보러 가느냐고. 참 우스운 일이다. 마음속으로는 카일라스의 뜻을 아느냐고 몇 번을 되뇌이고는 묻는다는 것이 행선지라니. 생뚱스런 질문에 그녀도 우스운지 옅은 웃음을 입가에 베어불고 가볍게 고개를 끄덕인다.

핑야오고성의 게스트 하우스를 나서기 전에 친절한 주인에게 근처의 볼거리에 관해서 물어 보았다. 영화 '홍등(紅燈)'의 촬영지로 유명한 교가대원(喬家大院)이 가까이 있지만 주인은 왕가대원을 적극 추천했다. 핑야오고성을 중심으로 보면 교가대원은 북쪽에, 왕가대원은 남쪽에 위치한다. 고성의 북문을 나서서 길을 건너면 조그만 시외버스터미널 하나가 있다. 

이 화려한 건물의 벽 한 귀퉁이에 서수루(西繡樓)라는 작은 팻말이 있다. 수를 놓는 건물이니 여인네들이 거주하는 공간이리라. 동서로 대칭되도록 두 개의 수루를 배치하여 왕씨 형제들의 우애를 보는 듯하다.

터미널 마당을 건너 마주오던 제복 입은 여인이 어디로 가느냐고 묻더니 친절하게도 승강장 번호와 왕가대원으로 가는 버스를 일러준다. 그렇게 올라 탄 버스에 카일라스 그녀가 앉아 있었다. 잠시 동안의 길동무가 생긴 것이다.

산시(山西)성에는 크고 작은 유명한 고가와 대원이 몇 곳 있는데 그 가운데서도 큰 규모를 자랑하는 것이 왕가대원이다. 이름에서 보듯이 왕 씨 일가가 살던 집이다. 농부였던 이들은 두부장수를 시작으로 상업의 길로 나서 엄청난 부를 축적하고 약 50년의 공사기간에 걸쳐 어마어마한 규모의 집을 완성한다. 전체구조는 세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동은 고가애(高家涯), 서쪽은 홍문보(紅門堡)라고 부른다. 그리고 왕가사당(王家祠堂)까지 하여 세 부분으로 전체를 이루며 각 부분마다 성벽처럼 거대한 담장이 둘러쳐져 있어 각각 독립된 하나의 마을처럼 구조가 이루어져 있다.
 
남북으로 주축을 이루어 넓은 길이 있고 동서로 각각 세갈래의 작은 길을 만들어 넓게 보면 '왕(王)'자를 만들고 있다. 일천여 칸의 방들이 들어서 있어 한 일가가 사는 집이라기보다는 하나의 마을이고 성채라는 말이 맞겠다. 외벽은 두께가 1미터가 넘어 가장자리로 돌을 쌓고 안에는 흙을 채웠다고 한다. 게다가 지진에 대비해서 벽을 관통하는 기둥을 곳곳에 설치했다고 하니 6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손상 없이 온전하게 남아있는 건축물이 오히려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동서로 수루(繡樓)가 있는 것으로 봐서 왕 씨 형제들의 처첩들이 머무는 공간이겠다. 건물의 아래 부분의 벽돌이나 석판에 새겨진 아름다운 조각이 눈에 띈다. 의미 있는 내용의 그림을 새기거나 고사를 그림으로 풀어 새긴 것이 재미있다. 건물구조도 그냥 지은 것이 아니라 계단의 개수까지도 부귀와 수명, 혹은 발전에 얽힌 의미를 부여했다고 한다. 부를 축적한 후 학문과 정치에도 뜻을 두어 300여 명의 후손들은 출세도 하고 이름도 세웠다. 하지만 부도 명예도 남가일몽(南柯一夢)이던가. 근대의 격동기와 일제시기를 거치면서 왕 씨 집안도 서서히 쇠락하여 이 거대한 저택도 매각돼 지금은 관광객을 부르는 볼거리로 변하고 말았다.
 
건조한 산서성의 6월 한낮은 얼굴이 따끔거릴 만큼 따가운 햇살이 내리쬔다. 개방되지 않은 한 곳을 빼고 두 군데를 돌아보는데 한나절이 후딱 지나버렸다. 목도 마르고 허기도 진다. 물 한 병을 사서 그늘을 찾아 낮은 울타리에 걸터앉자 여러 명의 사내들이 슬금슬금 내게로 다가온다. 작은 자동차를 가지고 영업을 하는 이들이다.

제각기 이곳저곳 내키는 대로 목적지를 말하며 차비를 흥정하자고 한다. 내가 보고 싶은 것은 서민들이 살고 있는 흙동굴집이다. 뜻을 알아들은 이네들은 또 제각각 잘 알고 있다는 듯이 알아듣지도 못하는 지명을 거론하며 정신을 못 차리게 만든다. 이들의 목적은 간단하다. 자신들이 말한 곳으로 차를 운전해 가서 차비만 받으면 그뿐이다. 내가 보고 싶어 하는 요동(窯洞)이 있거나 말거나.

그늘에 앉아 있어도 시원한 줄을 모르겠다. 물을 마셔도 갈증이 풀어지질 않는다. 사내들이 함부로 뱉어내는 소란으로부터 피하고 싶은 마음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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