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입구에서 본 조선족 《20》《4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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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9-03-31 10:43본문
[지점]: 서울 대림지하철역 3번 출구 슈퍼앞. 조선족 식당 가게들이 집중된 거리.
[시간]:보슬비가 살짝 내리고있던 한국시간으로 오후 5시 20분경, 아직 한창 대낮.
기자는 아주 우연하게 아주 인상깊은 장면을 목격했다. 마침 그 곳에서 만나기로 약속한 손님을 기다리면서 50대와 40대 그리고 20대의 조선족을 만나면서 부끄럽기도 하고 또 대견하기도 한 깊은 체험을 하게 되였다. 물론 전형장면이 아니지만 현재 한국에서의 조선족들의 세대별 현황 한모퉁이를 엿볼수 있는 장면이기도 하다.
※ 첫번째 상
낮술이 거나한 사십대... 목돈의 《백일몽》
바로 지하철 통로를 나오는 계단아래 길어구에 있는 슈퍼앞은 손님들이 앉아 음료수를 마실수 있게 상이 길가를 따라 놓여있다.
그 시각 바로 이 슈퍼앞에서 세 조선족팀을 만났다.
사십대가 퍽 넘어보이는 한 작은 체구의 조선족이 한국인으로 보이는 역시 40대의 남자와 함께 맥주를 놓고 술이 좀 거나해서 계속 이야기중이다. 무슨 수속해서 돈 얼마 떨어질것이다.. 왜 한국에 안나오니...중국에서 얼마가 떨어지니 하며 큰 목소리로 그냥 이야기를 하고있다. 술이 거나하고 목소리가 떠들썩해서 보슬비 내리는 조용한 거리가 소란스럽다.
시퍼런 한낮의 술인데다 그 조선족의 목소리까지 요란해서 길가던 행인들이 지나가면서 그냥 구경하듯 자꾸 쳐다보고있다.
※ 두번째 상
50대의 한 조선족 남자 ...길가의 주정뱅이 추태
한 오십대 돼보이는 몸이 가냘프고 자그마한 체구의 한 남자가 바로 뒤쪽 상에 머리를 구겨박고 자고있었다.
상우에는 먹다남은 소주병과 잔이 놓여있고 색이 난 흰 적삼에는 흙이 게발려있고 옷이 구겨져 주제가 말이 아니였다.입가에 침과 토한 자국이 있는데 가끔씩 머리를 들고 고래고래 조선말로 욕하다가 거리가는 행인들을 대고 욕을 했다.
그러더니 비칠거리며 지하철 입구로 쓰러질듯 올라가면서 《이새끼 저새끼》 하며 조선말로 하학하고 돌아오는 어린 학생들을 손가락질하고 지하철계단을 올라가면서 욕설을 했다. 지나가던 행인들을 노려보면서 또 뭐라고 욕하며 트집을 잡아 행인들은 피하듯 도망치며 눈살 찡그린다.
퍼런 대낮에 술에 취해 길가에서 온갖 추태를 부리며 다니는 그 조선족은 무슨 울화의 사연이 있겠지만 《조선족들이 술로 스트레스를 풀고 술을 먹고 평소의 불만을 터뜨린다》는 한 지성인의 지적이 상기되는 대목이다. 참으로 조선족의 형상에 먹칠하는 낯 뜨거운 장면인것이다.
※ 세번째 상
이십대...땀으로 삶 개척하는 세 연변총각
그런 와중에 바로 제일 뒤쪽상에 이십대로 보이는 세 젊은이가 앉아서 콜라를 마시며 조용히 애기를 나누고있다. 행동거지나 세련된 옷차림이나 분위기를 보아 한국청년들인줄로 알았다.
그런데 그 주정을 부리는 50대 조선족이 사진기를 든 나에게 뭔가 시비를 걸어와 내가 대꾸를 하는데 한 청년이 웃으며 《중국에서 왔습니까? 이 동네에는 저런 일이 많습니다.우리도 부끄럽습니다.》하며 연변말씨를 걸어오기에 그제야 연변에서 온 조선족청년인줄 알았다.
대학생 같아보이는 26세라는 인물이 준수한 총각은 도문에서 왔단다. 건설현장에서 일당 7만원씩 받는데 오늘 비가 와서 쉰다고 한다. 기자가 《여기 온 중국 남자들 특히 젊은이들은 벌어서 술 마시고 도박하고 녀자 보는데 돈 다써 돈 못 모은다던데..?》라고 넌지시 던져보았다.
그 도문총각은 웃으며 《술 마시고 놀려면 값싼 중국에서 놀지 왜 여기까지 와 놉니까 . 그러느라면 여기서 돈 못 모읍니다. 》고 말한다.
련인(대상자)과 함께 한국에 와서 맞벌이 한다는 도문총각은 《여기는 돈벌러 왔지 여기서 살지 않을것입니다. 착실히 돈 벌어서 중국 가서 결혼하고 장사할 밑천 벌겁니다. 여기선 안 삽니다》고 말한다.
얼굴이 철색이고 몸이 건장해 보이는 총각은 뜻밖에 사우나에서 때밀이를 한다고 한다. 한 자그마한 사우나에 한국돈 1000만원으로 보증금을 내고 때밀이를 도급했다고 한다. 한번에 때밀이하면 사람당 만원을 벌수 있으며 하루에 고객 10명 정도 때를 밀어준다고 한다.
도문총각의 사촌동생이라는 총각은 금방 스무살, 애되 보이고 몸이 아직 여려보인다. 내가 기자라고 하니 《금방 와서 일자리 못 찾았씀다. 한국분 많이 아실건데 좋은 일자리 소개해 주십시오》라며 비위좋게 부탁한다.
내가 생각하던 고생을 모르고 리상이 없으며 향수할줄만 안다는 조선족 20대 30대들이 아니고 나름대로 꿈을 가지고 열심히 땀흘려 삶을 개척해가는 우리 후대들의 모습이 아주 대견하고 자랑스러웠다.
기자가 멀리서 남몰래 찍은 사진으로 초점이 잘 맞지 않는다. 우에서 나오는 대낮 술상을 벌이고 이야기하는 40대 조선족과 그 뒤에 상에 쓰러져 있는 술 취한 50대 조선족의 모습이 어렴풋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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