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는 조선족 만나본다(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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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9-04-21 09:24본문
오늘 저녁시간은 친구 김걸이와 만나기로 약속이 잡혀있다.
일산병원에서 병원시스템관리일을 하고있는 친구 김걸이도 병원일때문에 오늘 하루만 시간낼수 있는 직장인이다보니 내가 그놈한테로 찾아가서 만날수밖에 없다.
영등포전철역에서 용산까지 1호선을 타고 가는데 용산이 종점이란다. 1호선도 도중에 종점역이 있다는걸 그날 알았다. 1호선으로 석계까지 가서 다시 3호선으로 갈아타고 태릉입구에서 7호선으로 하계역에 이르러 4번출구로 나가니 김걸이가 동부인에 아들놈까지 데리고 자가용을 대기시킨채 기다리고있었다.
한국진출이 일찍했고 또 열심히 노력한 덕에 김걸이는 현재 한국에서 행복한 가정을 꾸려가면서 재미있게 살아가는것 같았다. 직장도 일산병원 시스템운영부로 일이 힘들지 않으며 안해도 미용실에서 일한다고 하니 세식구가 먹고 살기에는 별 어려움은 없어보였다. 내 친구녀석들중 한국에 나와 가장 잘 보내고있는 친구가 이놈인것 같다. 그만큼 친구녀석은 부지런하고 한국사회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현재 친구녀석이 따낸 자격증만해도 병원일에 필요한 대여섯개 자격증이 구전하게 있고 앞으로도 하는 일의 직종이나 성질에 따라 계속 자격증을 취득할 예정이다. 맨 처음 한국에 들어왔을 때 별다른 재간이 없어서 사우나에서 때밀이일을 해야만 했던 과거를 생각하면서 김걸이는 한국사회에서 적응하고 살아남는 일은 한국사회의 승인을 받는 능력과 자격을 갖추고 또 그렇게 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자가용으로 한참을 달려 도착한 곳은 《허참이네 집》이라는 숯불갈비집이다. 소문있는 고기집인지 손님들로 초만원을 이루고있었다.
허참이란 KBS장수프로그람인 토요일 《가족오락관》의 유명한 MC이다. 사업도 성공한 사람이 장사에서도 크게 성공하고있는것 같았다. 허참씨의 인기때문인지 아니면 숯불갈비의 맛이 워낙 좋기 때문이여서인지 장사가 참 잘 되였다. 숯불고기를 먹어보니 참 맛 좋다.
김걸이가 운전때문에 술을 못마시고 친구 마누라도 속이 안좋다고 술은 물론 고기도 안 먹으니 혼자서 대작하는수밖에 없다. 김걸이가 물로 술을 대체하여 그나마 혼자서 잔을 비우는 쓸쓸함은 없었으나 술맛이 나지 않았다.
국내같으면 차를 가지고 와도 술을 어느 정도 하는 사람들을 많이 보았다. 그러나 한국은 음주운전을 법적으로 엄하게 단속하고있으며 처벌강도도 엄청나다고 들었다. 때문에 한국사람들은 가급적이면 음주운전을 하지 않으며 꼭 마셔야하는 술자리일 경우에는 차를 운전하지 않거나 대리운전기사를 부르는 등 상당히 음주운전을 자제하고있었다.
한국은 질서를 지키고 그 질서를 만들어나가는 사람들에 의해 문명한 사회분위기가 연출되는것 같다. 지하철에서도 사람들은 두줄로 조용히 서서 전철을 기다리고있으며 골목길에서도 차가 앞을 가로지르는 사람이라고 해도 먼저 강행하는 일이 없으며 더우기 길을 비키라고 빵빵 크게 경적을 울려대고 욕지거리를 해대는 일은 찾아보기 힘들다.
사람이 우선이고 차가 그 다음이다. 사람들도 교통신호등을 무시하는 일이 없으며 차도를 가로질러 무단횡단하는 사람들은 더구나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 그런 엄연한 질서의식속에서 사회의 질서는 정연하게 이루어지고 서로에게 모두 불편없는 사회환경이 만들어져나가는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빨리! 빨리! 》를 웨치는 성급한 면이 있는 한국사람들에게서 신호등바뀌기를 기다리고 지나가는 사람 기다려주는 인내와 례의의 다른 면을 본다. 그 다른 얼굴이 바로 기다려서 더 빠를수 있고 좋아질수 있는 질서와 법도덕의 연장이고 량성순환이지 않을가 하고 생각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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