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는 조선족 만나본다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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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9-04-22 09:23본문
오늘은 10월14일, 한국에 온지 만 10일이 되는 날이다. 오늘은 특별한 일정도 잡혀있지 않고 해서 혼자서 서울구경을 나갔다. 전철을 타고 고속뻐스터미널에서 내려 지하상가를 둘러보았다. 애들에게 줄 선물을 준비하려고 시계를 찾았다. 디자인이 이쁜 시계가 있어 딸 혜진이랑 조카애들한테 선물하려고 가격을 보니 4000원이다. 가격은 그런대로 눅은데 깐깐히 살펴보니 이런, 전부다 MADEIN CHINA이다. 한국에까지 와서 굳이 중국산 손목시계를 선물로 사가지고 갈 필요는 없지 않은가? 더우기 중국에서라면 20원이면 살 손목시계들을 한국에서 중국현지보다 더 비싸게 사들고 갈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에 왔으면서 한국제품이 아닌 중국제품을 한국다녀온 선물로 내놓을수는 없는 일이다. 시계파는 점원에게 중국제말고는 없냐고 물었더니 그 많은 시계가 다 중국제품이란다. 한국의 싸구려시장의 물건은 거개가 다 중국산이란다. 확실히 요즘 한국에서 시장가를 돌면서 중국제품들을 많이 만날수 있었다. 한국에서 중국제품은 값싸고 질차한 싸구려 상품으로 통하고있었다.
한국의 방송이나 신문들에서 중국산 상품들이 질이 차하고 공신력이 없다는 리유로 많이 배격하고있지만 저렴한 가격의 중국상품들은 누가 뭐라고 하든지간에 한국의 서민층생활속에 깊숙히 자리잡고 들어가 앉아있다. 그만큼 한국의 중국상품 의존도는 갈수록 커져가고있는 추세다. 중국상품을 싸게 사서 잘 쓰면서도 중국상품이라고 하면 무조건 덮어놓고 비하하고 얕보고 깔보는 한국사회와 서민층의 량면성은 리해가 잘 가지 않는다. 기실 중국산이 가짜와 저질 제품이 많은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모든 중국상품이 다 질 차하고 부정적인 시선을 받아야 하는것은 옳지 않다.
한국에 와서 눈으로 직접 느낀 점이라면 서울에는 교회가 많고 학원이 많고 치과병원이 많다는것이다. 가는 곳마다 교회는 꼭 있는것 같다. 그만큼 하느님을 믿는 기독교신자들이 한국인구의 1/4이상을 차지한다는 말을 들었다.
1000만명이 넘는 신자수이다. 기독교 및 예수 그리스도를 찬양하고 기독교를 선양하는 기독신자들의 모습도 많이 보였는데 남부터미널에서는 기독교를 선양하는 글귀를 적은 일회용화장지를 오가는 사람들에게 내주기도 하고있었다. 지하철입구마다 설치된 기독교관련 안내책자들도 많았고 공공뻐스거나 전철안에 놓고 내린 기독관련 신문들도 많았다. 그러나 뻐스나 전철을 타면서 그 책자들을 읽고 신문을 보는 사람들은 그리 많아 보이지는 않았다. 그대신 거리마다 전철역마다 비치해놓은 정보지통은 수요자가 많은 탓인지 항상 텅텅 비여있었다. 정신적인 수련내지 신앙보다는 당장 먹고 살 생계가 더 현실적인 서민계층의 삶이 더 직접적이고 절실하게 보여졌다.
명동에서 딸 혜진이에게 선물할 이쁜 지갑을 사고 다음 행선지인 안산에 가서 늦은 점심식사를 하기로 했다. 안산에 조선족들이 많이 모여살고있고 가게도 즐비하다니 내 입에 맞는 조선족음식쯤은 먹을수 있으리라는 계산이 앞섰기때문이다.
그러나 누가 알았으랴, 명동에서 안산까지는 2시간이나 되는 먼 거리일줄이야. 오후 3시가 넘어서야 도착한 곳이 안산이다. 수도권은 맞되 서울외곽 경기도소속의 위성도시이다.
안산전철역을 빠져나오자 지하통로가 보였다. 터널입구에서 조선족들이 많이 사는 곳을 물으니 한국아저씨가 길건너를 손짓하며 저곳엔 거의 다 외국인이 살 정도로 조선족을 비롯한 외국인들이 많이 모여살고있단다. 안산에 외국사람들이 많이 모여드는 원인은 공단이 많고 중소기업들이 많아 외국인들이 취업하기 쉽고 일자리가 많기 때문이다.
지하통로를 지나 길목에 들어서자 아니나다를가 연변사투리도 들렸고 중국말로 전화하는 한족 젊은이들 모습도 보였고 피부색이 다른 외국로동자들의 모습도 보였다. 길을 지나는 로부부에게 중국조선족들이 많이 살고있는 현장을 알고싶어 왔다고 하니 친절하게 안산중국동포이주민쎈터를 가리켜준다. 일하러 온것이 아니고 그냥 중국조선족들이 사는 모습을 보러 중국에서 한국까지 왔다니 리해되지 않는지 《그런걸 알아 무엇해, 한국에 돈 팔며 힘들게 왔을텐데 일자리나 찾아 돈이나 꿍꿍 벌어야지..》 하면서 말끝을 흐리운다. 내가 중국에서 온 기자라고 밝히지 않았으니 그렇게 말할만도 한것 같다.
할머니가 가르쳐준 길을 따라 가면서 거리구경을 하느라니 뀀점이며 중국카드, 중국식품가게, 연길랭면, 보신탕 등 조선족특색과 중국특색을 고루 갖춘 가게들이 나타난다. 경기도 안산시 원곡동일대는 조선족들뿐만 아니라 많은 외국인들이 더불어살고있는 다문화공간으로 거듭나고있는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