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변 아줌마들 “몇달째 송금못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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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9-05-06 09:55본문
고환율에 월급 40%이상 뚝… 은행도 특별영업시간 연장 중단
연변 아줌마들이 고(高)환율 속에 갇혀버렸다. 최근 환율이 하락 안정세를 타고 있다고는 하지만 최근 2~3년간 평균 환율과 비교하면 이주 노동자들이 느끼는 온도 차가 크다. 반년 이상 고공비행 중인 환율 탓에 대부분의 외국인 노동자들은 무작정 송금을 미룰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음달인 중국의 어린이날(6월1일) 전에는 환율이 떨어져야 할 텐데 걱정이네요.” 한국에 들어와 식당일을 한 지 2년 6개월이 됐다는 이홍(34·여)씨는 원·위안 환율을 찾아보는 게 버릇이 됐다. 직장에서 사고로 다리가 절단된 남편의 병원비를 보내야 하는데 자꾸 손해 보는 듯한 느낌에 막상 은행 앞에만 가면 발길을 돌린다고 했다. 이씨는 “환율 변화로 처음 왔을 때와 비교하면 월급이 반으로 줄었다.”고 했다. 실제 이씨가 한국에서 일을 시작한 2006년 초만 해도 환율은 1위안에 120원 정도를 유지했다. 1000만원을 보내면 8만위안 정도였으나, 지금은 1000만원을 환전해도 5만 3000위안 정도밖에 못 받는다는 계산이다.
●하루 100명 송금하다가 지금은 고작 3~4명
이씨처럼 본국에 남은 가족들을 위해 송금을 못하는 조선족 노동자는 어렵잖게 찾을 수 있다. 이정화(44)씨도 본국에 남은 아이들을 위해 석 달에 한 번씩은 꼬박꼬박 송금을 했지만 올 들어서는 전혀 송금을 못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아무 생각 없이 보냈다가 몇 달치 월급을 날린 것 같아 며칠간 후회했다.”면서 “하지만 아이들 생활비를 못 부친 지가 넉 달이 넘으면서 더는 버틸 수 없는 상황이라 다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송금 수요도 눈에 띄게 줄었다. 외국인 노동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서울 구로구 외환은행 대림역지점의 경우 지난 3월 한 달간 중국 송금액이 61만 6000달러로 집계했다. 1년 전 같은 기간 송금액 310만 3000달러와 비교하면 5분의 1수준이다. 금융위기가 시작된 지난해 9월과 비교해도 송금액의 40% 수준이다. 결국 해당 은행은 지난달부터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특별 영업시간을 단축했다. 열어봐야 손님이 없다는 것이 이유다. 최병열 외환은행 차장은 “한때 하루 100명 이상이 송금할 정도로 북적였던 창구가 온종일 3~4명밖에 없을 정도로 한산할 때도 있다.”면서 “연장근무를 오후 5시30분까지만 한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건설업 외국인 노동자 일자리 급감
더 큰 고민은 일자리 자체가 사라지는 점이다. 경기 침체의 직격탄은 건설 업종에서 일하는 연변 아저씨들에게 가장 먼저 날아왔다. 조선족 이성학(39)씨는 “아파트 건설 현장 일자리도 줄어서 요즘은 1주일에 3일 일하기도 어렵다.”면서 “조선족은 일당을 좀 낮게 줘도 돼 인기가 좋았지만 이마저 부르는 사람이 없으니 고민”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달부터는 건설 현장에 외국인 노동자 수를 제한한다고 해 걱정”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실업률을 줄이기 위해 외국인 노동자의 일자리를 내국인에게 돌리는 방안을 강구 중이다. 이달부터 건설 현장에 취업하는 조선족 등 재외동포 수는 제한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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