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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족 동포는 중화인민공화국 공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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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9-08-10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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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족 동포는 중화인민공화국 공민이자, 한국인과 같은 민족일 뿐만 아니라 북한 주민, 러시아의 고려인, 한국계 미국인, 재일교포와도 한 민족이다. 다시 말해, 조선족 동포는 국적으로 분류하면 중국인이고 민족으로 분류하면 우리와 같은 민족이다.
 
1948년 대한민국이 건국되고 1949년 중화인민국공화국이 건국된 후 중국 현지 조선족 동포는 60년을 중화인민공화국의 공민으로 생활해 왔다. 그런데, 한중 수교 이후 한국인은 조선족 동포와 생활적, 사업적으로 교류하면서부터 조선족 동포가 중국인이라는 엄연한 사실에 대해서 혼돈스러워 했고 심지어 인정하려 하지 않았다.
 
한국인, 우리는 왜 조선족 동포들이 중국인임을 부정하고 중국 공민의 입장에 서는 것을 부정적으로 혹은 서운하게 생각한 것일까? 이는 일제침략, 분단, 근대국가 성립, 냉전시대 등 동아시아의 복잡다단한 근대사에서 그 원인을 분석할 수 있다. 하지만 근본 원인은 대한민국이 다른 나라와 같이 다민족 국가가 아니라 ‘단일민족국가’이기 때문이다. 즉, 한국인에게 국가가 곧 민족이며, 민족이 곧 국가라는 인식을 갖고 있어, 다민족 국가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산업화 시대 이후, 근대국가가 성립되면서 세계적 차원에서 저마다의 이념과 체제를 형성하고 혈통을 기본 분류 코드로 삼는 민족적 커뮤니티가 아니라 이념과 체제를 기본으로 한 국가적 커뮤니티가 형성됐다. 중화인민공화국 성립 이후 중국은 중국 영토 안의 모든 소수민족을 공민으로 삼았다. 이는 중국뿐만 아니라 근대국가 성립의 과정에서 모든 국가가 다양한 민족을 자기 국민으로 삼았고 평등한 권리를 부여했다.
 
일부 예외도 있었다. 일본의 재일교포는 일본인과 동일하게 세금을 내면서도 취업 •진학 •영업 등에서 민족적 차별과 불이익을 받아, 생존권을 위협받는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 또한 과거 소련의 스탈린은 연해주 지역의 고려인을 현재의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지역으로 강제 이주시켰으며, 소수민족의 언어와 문화를 인정하지 않고 소수민족 동화정책을 폈다.
 
이와 같은 역사적 사실을 비교하면 우리는 중국 정부가 조선족 동포를 자기 공민으로 인정하고 한글과 조선민족의 문화를 존중하는 소수민족 우대정책을 편 것에 대해 고마워하지 않을 수 없다.
 
신중국 성립 이후, 소수민족들의 정체성을 인정하지 않고 소련과 같이 민족동화정책을 폈다면 지금과 같이 말과 글이 통하는 조선족 동포들도 없었을 것이며, 중국 진출 한국기업들이 한중 통번역을 찾느라 애를 먹었을 것이다.
 
2002년 월드컵 당시, 선양 시타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는 조선족 아주머니는 한국팀이 선전한 덕에 짭짤하게 돈을 벌었다. 당시 월드컵 복권이 유행했는데, 아무도 한국팀이 이탈리아팀을 이길 것이라 예상하지 않아 한국팀에게 돈을 건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런데, 조선족 아주머니는 한국팀에 돈을 걸었고 뜻하지 않은 많은 수입을 챙길 수 있었다.
 
축구를 잘 알지도 모르는 분이 모두가 이탈리아팀에 돈을 거는 상황에서 한국팀에 돈을 건 이유가 무엇일까? 정말 궁금했다. 그 아주머니의 대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한 민족 아닙니까?" 팔이 안으로 굽듯 한 민족이니깐 응원하는 마음으로 돈을 걸었다는 것이다. 조선족 동포들은 민족으로 따지자면 우리와 한 민족이다.
 
그러나, 한 민족이라고 해서 국적까지 포기하기를 바라는 한국인의 생각은 참으로 이기적, 자기 중심적 생각이다. 출가한 딸이 시집에서 가족으로 인정받지 못하거나, 스스로 시집의 가족을 자기 가족으로 삼지 않기를 바라는 사람이 있을까? 진정으로 자기 민족을 사랑하고 걱정한다면 중국 공민이 된 조선족 동포를 다행스럽게 생각해야 한다.
 
삼성 이건희 회장의 아들이 롯데에 취직했다고 가정해 보자. 삼성과 롯데가 야구 경기를 하면 부자는 어느 팀을 응원하겠는가? 당연히 부자가 응원하는 팀이 다를 수밖에 없다. 한 핏줄이지만 회사로 따지면 엄연히 입장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부자가 서로 다른 팀을 응원한다고 이상하게 볼 사람이 있겠는가?
 
한중 축구시합이 있을 때, 조선족 동포 직원이 중국팀을 응원한다고 서운해하거나, 심지어 배신감을 호소하는 한국인을 적지 않게 만났다. 한중 축구시합은 민족간 시합이 아니라 국가대표팀간의 시합이며 중국 공민인 조선족 동포가 중국팀을 응원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조선족 동포들은 한국팀이 다른 나라와 경기를 할 때는 모두가 한국팀을 응원했다. 한 민족이기에...
 
우리의 역사는 피침략의 역사였다. 대한민국 국체도 일제 식민지 역사 직후에 형성되었다. 이로 인해 우리의 민족적 단결심과 민족애는 세계인이 놀라워할 정도로 남다르다.
 
하지만, 세계가 놀라는 우리의 민족정신은 세계화 시대에 우리의 안목과 지혜를 흐리게 한다. 세계화는 민족 중심도, 국가 중심도 아닌 세계적 차원의 통합 과정이다. 오늘날 세계는 혈통과 이념, 체제 등을 중심으로 한 커뮤니티가 아니라 언어별로 커뮤니티가 형성되고 있다.
 
그래서 세계 공용어인 영어의 중요성이 어느 시대보다 중요시 되고 있으며, 중국어, 한국어 2개 언어가 가능한 조선족 동포들은 어떤 커뮤니티에도 다 속할 수 있다. 중국에 와 있거나 중국 공민이라고 해서 중국 커뮤니티에 참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중국 문화를 이해하고 중국인과 소통할 수 있을 때, 중국 커뮤니티에 참여할 수 있다.
 
한중 수교 이후 적지 않은 한국인이 조선족 동포를 상대로 사기를 쳤으며, 적지 않은 조선족이 한국인을 상대로 사기를 쳤다. 민족적 감정을 자극하면 의외로 쉬웠기 때문이다. 중국을 잘 모르는 한국인, 한국을 잘 모르는 조선족 동포를 민족적 감정을 자극해 믿게 하고 의도대로 움직이게 할 수 있었다.
 
세계화 시대, 우리는 세계화 시대에 걸맞는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 한국인, 중국인, 조선족 등 국적, 민족에 연연하지 말아야 한다. 세계화 시대, 어떤 나라, 어떤 민족의 사람들과도 자유롭게 교류하며 자기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사람, 상대로 하여금 스스로 한국, 한민족 문화의 우수성을 인정하게 할 수 있는 사람이 훌륭한 사람이다.
 
진정으로 내 나라, 내 민족을 사랑하는가? 세계화 시대, 민족과 국적의 틀에 갇혀 있는 애국애족은 국가와 민족, 자기 발전의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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