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쪽 인연' 새터민 10쌍 특별한 결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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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10-11-04 15:48본문
김계연 기자 = 함경북도 온성 출신으로 2005년 두 아들과 함께 두만강을 건너 남한에 온 김이옥(가명.45.여)씨는 작년 1월 북한에 부인과 딸을 두고 온 이광석(가명.49)씨를 만났다.
두 사람은 석 달 만에 살림을 합쳤지만 어려운 형편 때문에 결혼식은 엄두도 내지 못하다가 1년 반만인 5일 오전 11시 서울 송파여성문화회관 웨딩홀에서 합동 결혼식을 올린다.
이날 이들과 자리를 함께 하는 9쌍도 대부분 새터민으로, 남한에서 맺은 인연의 결실로 결혼식을 올리게 됐다.
2006년 이후 남한에 온 이들은 살림을 차린 곳이 서울과 경기, 광주 등 서로 다르지만 '북남남녀' 한 쌍을 제외하면 모두 북한 이탈 주민이다.
북한에서 중국으로 건너간 이후 10년 넘도록 함께 살면서 사진 한 장 제대로 못찍어 본 부부도 있다.
지난달 22일 결혼반지와 혼례에 필요한 양복ㆍ한복을 맞추려고 서울에 모이기도 했던 이들은 뒤늦은 결혼식을 준비하는 즐거움을 감추지 못했다.
광주에 사는 박철희(가명.42)씨는 "서울에 사는 친구집에서 하룻밤 신세를 졌다. 마음이 설레 잠을 제대로 못 잤다"고 말했다.
이들의 결혼식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서울송파구협의회 회원과 관내 기업들이 마련했다. 결혼식에 드는 모든 비용은 물론 TV, 냉장고, 전기밥솥 등 기본적인 혼수도 선물한다.
결혼식에서는 민주평통 김병일 사무처장이 주례를 서고 탈북 피아니스트 김철웅 씨가 축하곡을 연주한다.
결혼식이 끝나면 석촌동 백제 초기 적석총과 롯데월드 민속박물관 등지를 둘러보고 올림픽파크텔에서 첫날 밤을 보내는 '간이 신혼여행'도 떠난다.
민주평통 관계자는 4일 "올해 초 새터민과 함께 하는 민속놀이 행사에서 안타까운 사연을 접하고 합동결혼식을 준비했다"며 "1년 가까이 준비한 만큼 새터민 부부들에게 특별한 선물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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