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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만 해외韓人, 100조원 경제권이 한국의 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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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11-03-05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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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만 해외韓人, 100조원 경제권이 한국의 미래다  
      
매출 수조원 기업인 등 韓人 '큰손' 속속 등장… 
韓商들, 이젠 각국의 변방 아닌 중심으로 활동
 
매년 음력 7월부터 한 달간 홍콩 도심 완차이·코즈웨이베이 등에서는 '차오저우 축제'(盂蘭勝會)가 벌어진다. '차오저우'는 홍콩과 맞닿아 있는 광둥(廣東)성의 '조주(潮州)'지방을 말한다. 풍물잔치가 요란하게, 한 달여간이나 도심에서 벌어지는데도 홍콩인들은 자기 일처럼 함께 즐거워한다.
한 지역의 축제가 국제도시 홍콩과 하나 될 수 있는 비결은 광둥 화상(華商)들의 경제파워 때문이다. 세계 500대 화교기업 중 140개 가까이 홍콩에 몰려 있고 주류는 광둥 화상들이다.(亞洲週刊) 아시아 최고 갑부인 '상신(商神)'리자청(李嘉誠) 창장그룹 이사회 의장도 '차오저우'출신이다.
화상들의 경제력은 중국 개혁개방의 성공으로 이어졌다. 마오쩌둥(毛澤東) 등 공산당 혁명 1세대들은 장제스(蔣介石)의 국민당을 내몰고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을 수립했다. 혁명의 승리와 새 나라 건국의 의욕이 앞섰던 탓일까. 확신을 가지고 추진한 대약진운동(1958), 이념 투쟁  문화대혁명(1966~1976)의 연속 실패는 수천만의 아사(餓死)자와 철저히 파괴된 경제상황을 남겼다. 1976년 마오쩌둥 사후(死後) 복권한 덩샤오핑(鄧小平)이 개혁개방을 선언(1978년 11기3중전회)한 것은 '12억~13억 인구를 먹여 살려야 한다'는 혁명 1세대의 마지막 몸부림이었다. 개혁개방파들이 '죽의 장막'을 걷고 외부에 손을 벌렸을 때 먼저 달려간 이는 광둥의 조주상, 저장(浙江)성 닝보방(寧波幇)·원저우방(溫州幇) 출신들이었다. "나는 고향을 떠난 지 오래됐고, 사업가로서 분망한 삶을 살고 있지만 한순간도 중국과 고향을 잊지 않고 있고, 전력을 다해 고국(중국)을 돕고 있다."(리자청 의장)
한상(韓商), 우리는 어떤가. 2007년 작가 조정래의 소설 '오 하느님'은 우리를 슬프게 했다. 전라도 소작농의 아들이 '일본군조선지원병'이란 이름으로 징용당했고, 만주에서 소련군 포로로 잡혔다. 이후 소련군에 재편입됐다가 다시 독일군 포로가 된다. 수용소에 갇힌 조선인, 그는 '고향에 돌아가려면 무조건 살아남아야 한다'는 일념하에 독일군으로 변신했고, 결국 노르망디 유타해변에서 '노란 얼굴의 왜소한 체격'을 지닌 희한한(?) 독일 병정으로 세상에 드러났다. 이 실존 조선인 인물 이야기는 고난의 유민사와 고단했던 한상의 뿌리를 짐작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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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박상훈 기자 ps@chosun.com  
110년 이민(移民)의 역사는 같은 기간 한상이 걸어온 길이었다. 1세대 한상들은 하와이 사탕수수 농장의 잡부로, 도심 골목의 청소부로, 탄광과 부두 노동자로 어렵게 살아남았고 2세·3세를 키웠다. 하지만 늘 주류에서 벗어난 변두리 삶이었다. 이제는 달라졌다. 매출 수조원의 제조업체를 소유한 수퍼 기업인에 월(Wall)가를 흔드는 큰손, 실리콘 밸리의 최첨단 IT업체 최고경영자(CEO), 심지어 국방력을 좌지우지하는 초대형 방산(防産)업체 경영자들이 속속 탄생, 해외 각국의 경제 주역으로 자리 매김 중이다.
개혁개방 30여년, 중국은 세계 2대 경제 대국으로 성장했다. '대만의 첨단기술'에 '홍콩 등 글로벌 화상의 자금과 유통판매망''제조기지 중국'이라는 3각(角) 네트워크가 큰 역할을 했다. 화상들의 총자산(3조9000억달러, 2009년 세계화상발전보고)은 중국 전체 GDP(국내총생산)를 훨씬 웃돈다. 전 세계 한인 기업의 자산(1200억달러)이나 전 세계 한인들의 경제규모(100조원, 2009년)는 화상 경제에는 턱없이 못 미치지만 앞으로 개척의 여지는 많다.
한상은 문화적으로도 중요한 역할을 해 왔다. 동남아와 중국, 일본 등 한류(韓流)의 씨앗은 한상들이 뿌린 것이었다. '대장금' 등을 해외 각국 TV에 주도적으로 소개한 주역은 한국문화를 사랑했던 현지 한인경제인들이었다.
우리는 10여년째 선진국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 나아가려는 마음은 간절하지만 불균형 경제, 고용과 노사문제, 가계부채, 비효율적인 정치 풍토가 앞을 가로막고 있다. 활로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해외 한인경제인들을 발굴하는 '한국경제의 글로벌 네트워크 재구축' 작업은 지금 당장 할 일이다. 해외의 한인경제인(韓商), 그들은 한국 경제의 조연이 아니며, 당당한 주인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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