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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불법체류자, 외국인등록증을 받아 안은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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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11-03-17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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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한 조선족 동포 중 지난 90년대에 들어와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전락하다 보니 세기를 넘기도록 고향에 가보지 못하고 저마다 애틋한 사연을 가슴에 지닌 사람이 부지기수라 할 수 있다. 지난해 이래 법무부의 10년 이상 불법체류자 합법화 정책출범이래 그늘지고 움츠렸던 이들의 가슴에 한줄기 따스한 햇살이 비쳐 들고 있다.
경기도 모 지역에서 대림동에 왔다는 고향친구 강씨(가명)한테서 전화가 걸려왔다.
불법체류자인 자기가 오늘 오후 모 행정사로부터 외국인 등록증을 받아 안았으니 그대로 돌아갈 수 없다며 술 한잔 나누자고 했다.
약속장소에서 만나자 친구는 대견한 듯 지갑에 간직했던 외국인등록증을 꺼내 보였다.술잔을 연신 기울이는 친구는 무량한 감개를 털어놓았다.
지난 1996년 친구가 한국에 들어오기까지 밀항을 망라하여 여러 차 "도전"이 실패하여 여기저기서 꾸어댄 인민폐 10여 만 위안 날리었다. 하지만 "중도하차"는 없다며 나중에 모험을 무릅쓰고 위명여권으로 시도한 한국 행이 성사되었다. 친구는 돈을 벌어 먼저 빚을 갚고 남보다 잘 살아보자는 일념으로 거의 쉬는 날 없이 일하였다. 이듬해 아내도 브로커를 통해 한국에 들어와 식당에 취직하였다.
처음부터 현장을 찾아 다닌 강씨는 체질이 단단한데다 눈썰미가 좋아 막히는 일이 없어 간데 마다 호평 받았으며 일당도 괜찮았다. 하지만 가끔 정규회사에서 일당이 두둑한 일거리가 생길 때면 자신은 신원이 불명하다는 이유 하나로 명단에서 제외되고 자기보다 일솜씨가 서툰 동료들이 채용되어 억울할 때가 한두 번 아니었다고 한다.
그뿐이 아니다. 한국에 나온 지 8년 만에 노모가 중환에 계실 때도 곁에 가 지켜드리지 못했고 세상 떠났을 때도 타향에서 술잔을 기울이며 가슴속에 눈물을 삼켜야 했다.얼마 안 되는 논을 다뤄봤자 나오는 소득이 불 보듯 뻔하고 대학을 가지 못한 두 아들의 장래를 책임지려니 아직도 돈을 더 벌어야 했으니 말이다.
그 후 아들형제가 선후로 아내를 맞아 결혼식을 올릴 때도 참가하지 못하는 부모의 심정은 말로 형언할 수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불법체류자로 발편 잠을 자지 못하며 15년 세월을 보내는 동안 잊지 못할 따뜻한 추억도 가슴속에 남아있다고 했다.
어느 해 설 무렵 친구들과 자정이 넘도록 술 마시고 헤어졌는데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찾지 못해 헤매다 그만 지나가는 경찰차를 막아 섰다. 차에서 내린 경찰을 보는 순간 술기운이 절반 가신 친구는 속으로 “이젠 끝장이구나!”하며 한탄했다고 한다.
그런데 경찰은 "아저씨 집이 어디세요,모셔다 드릴께요"하며 친절하게 물었단다.하지만 친구는 그러는 날엔 이미 불법체류자가 된 아내마저 함께 추방되는 게 아닌가 걱정되어 얼버무리었단다. 경찰은 아무 걱정 말라고 재삼 설득하여 집까지 실어다 주고는
"아저씨, 고국에 와 돈 벌기 쉽지 않으니 술은 적당히 드시고 부디 몸 조심하세요"하고 당부하며 친구가 문을 열고 들어가는 것을 보고야 차에 올랐다고 한다. 취중에 얼굴모습조차 제대로 지금도 기억하지 못한 경찰이 고마울 뿐이라고 했다.
아무튼 보름 정도면 아내도 불법이 해소되니 먼저 고향에 돌아가 가족상봉의 꿈을 이루고, 이제부터 떳떳한 신분으로 돈을 버는 동시 고국 대한민국에도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일을 하며 열심히 살고 싶다는 심중을 터놓았다.
저의 친구 강씨뿐 아니라 모든 불법체류자신분 해소 동포들이 삶을 더 소중히 여기고 바른 자세로 인생을 설계해보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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