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가 통일된다면 아마 ‘한류’ 덕택이란 말이 나올지도 ............
페이지 정보
작성자 운영자 작성일11-06-22 16:23본문
‘한류(韓流)’가 쓰나미처럼 동남아에서 프랑스까지 전 세계로 흘러가고 있다. 그리고 가장 높은 옹벽에 둘러싸인 또 하나의 우리 ‘북한’에도 속도는 늦지만 그 물결이 침투하고 있다. 한반도가 통일된다면 아마 ‘한류’ 덕택이란 말이 나올지도 모르겠다.
“평양에서는 지금 한국 드라마 ‘아이리스’, ‘아테네’가 선풍적인 인기입니다.”(자유북한방송 소식통)
“드라마 ‘올인’에 나오는 송혜교 머리 스타일이 평양에서 유행하는 데 북한 당국에선 ‘남조선 날라리풍’이라며 단속을 강화하고 있습니다.”(데일리NK 소식통)
북한 전문매체들은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 내 한류 소식을 전하고 있다. 지난 2월 동아대 정치외교학 강동완 교수와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소 박정란 박사는 ‘한류, 북한을 흔들다’(늘품플러스)라는 책을 통해 “한류로 북한 주민들이 ‘아랫동네(북한에서 남한을 지칭하는 말)’에 대한 환상과 동경을 품고 있다”고 분석했다.
◆남한에 대한 환상과 동경에 강을 넘는다
한류는 북한 주민들에게 남한에 대한 환상과 동경을 심어줄 뿐 아니라 실제 탈북의 동기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북한 주민들은 남한 영상매체를 보고 “흰 쌀밥에 대여섯 가지 반찬이 오르는 밥상이나, 부모방·아이들방이 따로 있는 집, 외출할 때와 집안에서 다른 옷을 입는 사람들, 여성 운전자 등을 보고 큰 문화적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 같은 문화적 충격이 결국 북한 내부 통제에 대한 의구심으로 이어져 탈북의 동기가 됐다는 것이다.
‘한류, 북한을 흔들다’의 저자 강동완 교수는 “북한에서 남한 영상매체는 외부세계를 보는 또 다른 창”이라며 “이를 통해 북한 주민들은 자연스레 정권에 대한 불만이 쌓이고, 결국 탈북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북한에 부는 한류가 또 다른 세상으로 북한을 안내하는 변화의 기폭제가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평양에서는 지금 한국 드라마 ‘아이리스’, ‘아테네’가 선풍적인 인기입니다.”(자유북한방송 소식통)
“드라마 ‘올인’에 나오는 송혜교 머리 스타일이 평양에서 유행하는 데 북한 당국에선 ‘남조선 날라리풍’이라며 단속을 강화하고 있습니다.”(데일리NK 소식통)
북한 전문매체들은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 내 한류 소식을 전하고 있다. 지난 2월 동아대 정치외교학 강동완 교수와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소 박정란 박사는 ‘한류, 북한을 흔들다’(늘품플러스)라는 책을 통해 “한류로 북한 주민들이 ‘아랫동네(북한에서 남한을 지칭하는 말)’에 대한 환상과 동경을 품고 있다”고 분석했다.
◆“남한 드라마·영화 매일 봤어요”
‘한류, 북한을 흔들다’는 북한 9개 도에서 골고루 뽑은 33명의 탈북자를 상대로 심층면접 조사를 시행해 연구 결과물을 기술한 책이다. 이 책에서 강 교수는 ▲중국과 접경지역인 함경도는 물론 평양·황해도를 포함한 9개도 전역에서 남한 영상물이 시청·유통되고 있으며 ▲당 간부들까지 조직적으로 남한 영상매체 유통에 개입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이번 연구는 북한에서 부는 ‘한류 열풍’이 절대 부풀려져 알려진 게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남한 영상매체를 얼마나 자주 보았는지’에 대해 34%가 ‘매일 보았다’고 응답했고, ‘일주일에 1~2번 본다’는 응답자는 16%, ‘한 달에 1~2번 본다’는 응답자도 41%에 이르렀다.
응답자의 91%가 한 달에 적어도 한 번 이상 남한 영상매체를 접한 셈이다. 응답자들이 소유했던 영상기기 중 일반TV가 가장 많았고, CD플레이어와 라디오, 오디오 플레이어, 소형TV 순이었다.
남한TV를 전혀 수신할 수 없다고 알려진 것과는 달리 청진, 함흥과 황해도 바닷가 지역에서는 대부분 남한 방송이 수신되는 것으로 이번 심층면접 조사에서 드러나기도 했다.
◆“강호동, 이효리가 기억에 남아요”
남한 영화·드라마 등이 인기를 끌면서 우리 연예인들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인지도도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지난 3월 대북전문매체 데일리NK는 평양과 신의주 소식통을 통해 “강호동과 유재석이 북한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다”며 “엑스맨, 1박2일과 무한도전 등 예능 프로그램들도 인기가 많다”고 전했다. 강호동·유재석이 ‘국민MC’를 넘어 ‘한반도MC’가 된다는 말까지 나왔다.
실제로 이번 심층 설문조사에서도, 탈북자들에게 ‘(북한에 있었을 때 남한 영상매체 시청을 통해) 가장 기억에 남는 배우나 가수는 누구였느냐’고 질문했더니, 가수 중에선 김연자·태진아·송대관 등 중견가수에서부터 H·O·T, 이효리 등 비교적 신세대 가수들까지 다양한 이름이 나왔다. 배우 중에선 배용준·이병헌·송혜교·장동건·권상우 등 한류 대표 배우들이 모두 망라됐다.
◆“평양 주민, 2002년 월드컵 시청했다”
이번 조사에선 한국 영상물이 거의 실시간으로 북한에 전달되고 있다는 점도 확인됐다. 일본 조총련계 학교를 다니다가 북송됐다는 탈북자는 컴퓨터 외장 하드로 남한 영상물 동영상을 받는 방법으로 “2002년 한일 월드컵을 거의 실시간으로 봤다”고 증언했다.
이 같이 한류가 북한에 점차 빠르게 침투하는 것은 중국 접경지역 보따리상의 역할이 상당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한류, 북한을 흔들다’ 연구에 따르면,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시절 북한 주민들은 식량을 구하기 위해 중국 접경지역을 왕래하는 빈도가 높아졌는데, 이때 남한 소식도 이들에 의해 함께 전해졌다. 이를 시발점으로 중국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한국 DVD·CD 등이 전해지며 한국 문화가 북한에 침투한 것이다.
최근에는 장사꾼들 사이에서 “한국 CD·DVD 장사가 수지가 남는다”는 이유로 크게 활성화돼, 당 간부들까지 참여해 장사에 나서면서 북한 내부까지 한류가 빠르게 침투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류, 북한을 흔들다’는 북한 9개 도에서 골고루 뽑은 33명의 탈북자를 상대로 심층면접 조사를 시행해 연구 결과물을 기술한 책이다. 이 책에서 강 교수는 ▲중국과 접경지역인 함경도는 물론 평양·황해도를 포함한 9개도 전역에서 남한 영상물이 시청·유통되고 있으며 ▲당 간부들까지 조직적으로 남한 영상매체 유통에 개입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이번 연구는 북한에서 부는 ‘한류 열풍’이 절대 부풀려져 알려진 게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남한 영상매체를 얼마나 자주 보았는지’에 대해 34%가 ‘매일 보았다’고 응답했고, ‘일주일에 1~2번 본다’는 응답자는 16%, ‘한 달에 1~2번 본다’는 응답자도 41%에 이르렀다.
응답자의 91%가 한 달에 적어도 한 번 이상 남한 영상매체를 접한 셈이다. 응답자들이 소유했던 영상기기 중 일반TV가 가장 많았고, CD플레이어와 라디오, 오디오 플레이어, 소형TV 순이었다.
남한TV를 전혀 수신할 수 없다고 알려진 것과는 달리 청진, 함흥과 황해도 바닷가 지역에서는 대부분 남한 방송이 수신되는 것으로 이번 심층면접 조사에서 드러나기도 했다.
◆“강호동, 이효리가 기억에 남아요”
남한 영화·드라마 등이 인기를 끌면서 우리 연예인들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인지도도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지난 3월 대북전문매체 데일리NK는 평양과 신의주 소식통을 통해 “강호동과 유재석이 북한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다”며 “엑스맨, 1박2일과 무한도전 등 예능 프로그램들도 인기가 많다”고 전했다. 강호동·유재석이 ‘국민MC’를 넘어 ‘한반도MC’가 된다는 말까지 나왔다.
실제로 이번 심층 설문조사에서도, 탈북자들에게 ‘(북한에 있었을 때 남한 영상매체 시청을 통해) 가장 기억에 남는 배우나 가수는 누구였느냐’고 질문했더니, 가수 중에선 김연자·태진아·송대관 등 중견가수에서부터 H·O·T, 이효리 등 비교적 신세대 가수들까지 다양한 이름이 나왔다. 배우 중에선 배용준·이병헌·송혜교·장동건·권상우 등 한류 대표 배우들이 모두 망라됐다.
◆“평양 주민, 2002년 월드컵 시청했다”
이번 조사에선 한국 영상물이 거의 실시간으로 북한에 전달되고 있다는 점도 확인됐다. 일본 조총련계 학교를 다니다가 북송됐다는 탈북자는 컴퓨터 외장 하드로 남한 영상물 동영상을 받는 방법으로 “2002년 한일 월드컵을 거의 실시간으로 봤다”고 증언했다.
이 같이 한류가 북한에 점차 빠르게 침투하는 것은 중국 접경지역 보따리상의 역할이 상당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한류, 북한을 흔들다’ 연구에 따르면,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시절 북한 주민들은 식량을 구하기 위해 중국 접경지역을 왕래하는 빈도가 높아졌는데, 이때 남한 소식도 이들에 의해 함께 전해졌다. 이를 시발점으로 중국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한국 DVD·CD 등이 전해지며 한국 문화가 북한에 침투한 것이다.
최근에는 장사꾼들 사이에서 “한국 CD·DVD 장사가 수지가 남는다”는 이유로 크게 활성화돼, 당 간부들까지 참여해 장사에 나서면서 북한 내부까지 한류가 빠르게 침투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 ▲ ▲ (자료)북한 시장에서 상인들이 좌판에 상품들을 잔뜩 쌓아놓고 장사를 하고 있다. /조선일보DB
한류는 북한 주민들에게 남한에 대한 환상과 동경을 심어줄 뿐 아니라 실제 탈북의 동기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북한 주민들은 남한 영상매체를 보고 “흰 쌀밥에 대여섯 가지 반찬이 오르는 밥상이나, 부모방·아이들방이 따로 있는 집, 외출할 때와 집안에서 다른 옷을 입는 사람들, 여성 운전자 등을 보고 큰 문화적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 같은 문화적 충격이 결국 북한 내부 통제에 대한 의구심으로 이어져 탈북의 동기가 됐다는 것이다.
‘한류, 북한을 흔들다’의 저자 강동완 교수는 “북한에서 남한 영상매체는 외부세계를 보는 또 다른 창”이라며 “이를 통해 북한 주민들은 자연스레 정권에 대한 불만이 쌓이고, 결국 탈북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북한에 부는 한류가 또 다른 세상으로 북한을 안내하는 변화의 기폭제가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 ▲ 드라마 수출로 한류 열풍을 주도하고 있는 '파리의 연인'과 '겨울 연가'(오른쪽)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