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여자축구 공신 재일동포 "고국 돕고싶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admin 작성일11-08-11 09:43본문
‘나데시코 재팬’(일본 여자축구 국가 대표팀의 애칭)은 일본이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것을 일본 국민과 전 세계에 보여주려 했던 것 같다.
지난달 독일에서 열린 ‘2011 여자 월드컵’에서 우승한 일본 여자축구 국가 대표팀의 숨은 공신이 재일동포 기업가라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일본 여자축구 ‘아이낙(INAC) 고베(神戶)’의 구단주인 문홍선씨(60•사진). 경남 창녕이 고향인 재일동포 2세인 그가 만들어 키운 이 팀에는 일본 여자축구팀 주장으로 월드컵 대회 득점왕(5골),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한 사와 호마레를 비롯해 대표 선수 7명이 속해 있다. 올해 1월 전일본여자축구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고, 팀당 연간 16경기를 치르는 일본 여자축구 리그에서 전반기 8연승 무패 행진을 달린 최강팀이기도 하다. 한국 대표 지소연, 권은솜 선수도 속해 있다.
문씨가 여자축구팀을 만든 것은 2001년. 부동산, 정보통신(IT), 외식산업 등을 운영하는 (주)아스코홀딩스 회장인 그가 스포츠비즈니스 분야에 관심을 둔 것이다.
“처음에는 남자축구팀을 만들려고 했지만 선수를 모으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당시 감독의 권유를 받아들여 여자축구로 방향을 바꿨더니 운동을 하고 싶은데 갈 곳이 없어 고민하던 선수들이 모이더군요.”
창단 다음해인 2002년 지역 3부리그 우승을 시작으로 2003년 지역 2부리그, 2004년 지역 1부리그에서 각각 정상에 서며 한 계단씩 올라갔다. 2005년에는 전국 리그인 ‘나데시코 2부리그’에서 우승했고, 2006년 1부리그에 진입했다.
문 회장은 2006년부터 파격적인 실험에 착수했다. 모든 선수가 다른 일은 하지 않고, 축구만 하면서 월급을 받게 한 것. 아마추어 리그인 일본 여자축구에서는 지금도 ‘아이낙 고베’만 이 같은 시스템을 택하고 있다.
“10년 동안 여자축구에 쏟아부은 돈이 얼마나 되느냐고 누가 묻더군요. 한 15억엔(약 200억한화)쯤 되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가 ‘자선사업’을 하는 것은 아니다. 단기 이익을 보려고 하지 않고, 장기적인 목표를 세워놓고 투자했을 뿐이다. 월드컵 대회 우승으로 그 싹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전에는 여자축구팀의 지원에 인색하던 일본 대기업들이 국민적 영웅으로 떠오른 선수들의 유니폼에 회사 이름을 새겨넣으려고 줄을 설 정도라고 했다.
그는 “한국 여자가 강하지 않으냐. 한국 여자축구 대표팀도 올림픽이나 월드컵 대회에서 우승하는 날이 반드시 올 것”이라며 “고국의 여자축구 발전에도 이바지하는 것이 소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