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으로 끝난 조선족 부부의 코리안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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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dmin 작성일11-12-05 09:31본문
7살난 아들을 중국에 남겨두고 한국에 들어와 악착같이 돈을 벌던 조선족 부부의 ‘코리안드림’은 남편이 아내를 살해하는 비극으로 끝났다. 불륜을 의심한 것이 원인이었다.
한국 서울 용산경찰서는 1일 새벽 3시쯤 용산구 동자동의 한 여관에서 별거 중인 아내 이모(27)씨와 부부 싸움을 하다가 흉기로 아내의 허벅지 2곳을 찌르고,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로 조선족 이모(39)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중국 길림성 연변출신인 부부는 한국에서 돈을 벌기로 약속한 뒤 작년 10월 아내 이씨가 먼저 방문 취업 비자를 신청해 한국에 들어왔다. 아내는 서울역 부근 식당에서 일하며 매달 120만원 정도를 벌어 70만~80만원을 중국에 부쳤다.
홀로 7살난 아들을 돌보던 남편도 옌볜의 기숙사형 유치원에 아이를 맡기고 지난 4월 방문취업 비자로 입국했다. 이씨는 특별한 직업을 구하지 못했고, 서울역 인근 식당에서 간간이 종업원으로 일하면서 지난 10월까지 정부 보조로 컴퓨터 교육을 받았다. 그동안 생활비는 전적으로 아내 부담이었다.
파경은 지난 9월 찾아왔다. 돈벌이를 하지 못하고 아내에게 얹혀사는 못난 남편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던 이씨는 12살이나 어린 아내가 식당에서 일하다 밤 늦게 귀가하는 일이 잦아지자 바람을 피운다고 의심했다. 급기야 부부 싸움 끝에 식칼로 아내의 턱에 상처를 입혔다. 중국 국적이라 한국에서 이혼할 수 없었던 부부는 이혼을 전제로 별거를 시작했다.
그러나 남편은 이후 아내를 집요하게 쫓아다녔다. 친정 부모와 함께 동자동에 살던 아내는 후암동으로 이사까지 했다. 아내는 남편의 전화도 피했다.
남편은 지난달 30일 화장품 선물과 흉기를 들고 동자동의 한 식당에서 아내를 만나 술을 마시고 함께 여관에 들었다. 남편은 재결합을 요구했으나 아내는 끝내 거절했다. 이성을 잃은 남편은 아내를 살해했다.
남편 이씨는 경기도 파주시의 한 마을 근처에서 손목의 동맥을 잘라 자살을 시도했지만, 주민에게 발견돼 병원으로 후송됐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 관계자는 “열심히 산 부부라고 하는데 참 안타까운 결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