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대남기구의 침묵이 길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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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12-01-29 03:15본문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북한 대남기구의 침묵이 길어지고 있다.
`김정은 체제'가 가동한 지 한달이 됐지만 북한의 대남기구인 민족화해협의회(민화협)와 민족경제협력연합회(민경련) 등이 남한단체의 제안에 반응하거나 먼저 연락하는 움직임은 거의 없는 상태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은 이달 초 말라리아 방역지원 사업을 논의하자며 팩스를 북한 민화협에 보냈지만 아직 답신이 없고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도 북한의 침묵으로 사업 협의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재개된 개성 만월대 발굴사업과 겨레말큰사전 남북공동편찬사업 등 사회문화 교류도 새해에는 남북간 협의가 재개되지 않고 있다.
단지 북한 민화협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에 따른 조전을 보낸 민간단체들에 감사한다는 내용의 답신을 새해 초 보냈을 뿐이다.
남북평화재단이 지난 27일 황해북도에 밀가루를 지원했지만 본격적인 대북지원 사업의 재개로 보기는 어렵다.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지난해 여름부터 추진해왔고 개성공단을 관할하는 북측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과 협의한 사업이기 때문이다.
남북간 경협분야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북한의 대남 경제협력 창구인 민경련은 새해 들어 남한의 경협업체들에 아무런 연락을 하지 않고 있다.
민경련은 지난해 12월 중순 김 위원장이 사망하기 직전까지 남측 업체들에 사업에 관한 접촉을 하자며 적극적인 태도를 보인 바 있다.
매년 1월에는 새해 계획을 수립하느라 남북간 접촉이 뜸한 것이 사실이지만 북한 대남기구의 침묵이 예상보다 오래 지속되고 있다는 게 관련단체들의 전언이다.
이는 김 위원장 사망의 여파로 북한이 아직 대남정책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 대북소식통은 "최근 일부 단체가 중국을 통해 북한에 간접적으로 연락했는데 북측 관계자가 `아직 상부에서 (대남사업과 관련해) 명확한 지시가 없다'는 입장을 전해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북한의 대남기구들이 김 위원장의 49재(2월3일)와 그의 생일(2월16일)을 거친 뒤에야 본격적인 행보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은 예년처럼 정부·정당·단체 연석회의 등의 절차를 통해 대남정책의 기조를 정할 가능성이 있다.
북한은 작년에도 1월5일 `정부·정당·단체 연합성명'에서 무조건적 남북 당국간 회담을 제의한 뒤 대화공세를 대대적으로 펼쳤다.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29일 "북한이 대남정책에 대한 전반적인 시스템을 정리하고 있는 것 같다"며 "북한이 정비작업을 마치면 남측과 민간차원의 인도적 사업이나 경협을 위한 접촉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