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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촬영기자의 눈에 비친 조선의 실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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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2-12-24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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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으로 돌아와서 사진들을 정리했을 때 나는 또 평양의 거리에 되돌아간 것 같았다. 줄을 서서 하학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어린이들과 식품점에서 생활 필수품을 받아가는 보통 조선 사람들을 보면서... 그들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야 할 것 같다.

  2012년 11월 27일, 다시 한 번 조선으로 갈 예정이었다. 2003년에 가던 것과 달리, 이번은 조선 정부측 초청을 받아서 어린이 기금에 관한 주제를 취재하러 가는 것이었다.

  2003년에 조선으로 갔던 여행은 나에게 조선이 아주 폐쇄적이고 신비롭다는 강한 인상을 남겼다. 당시 나는 여행사를 따라 단둥(丹東)에서 입국하여 기차를 타고 평양으로 향했는데 기차는 전력이 부족해서 가다가 멈추고 멈췄다가 가고 하며 거의 꼬박 하루가 걸렸다. 평양 도착 후에 우리는 이미 마련된 여러가지 행사에 참석하고 관광을 했었다. 호텔에 있는 TV는 그저 조선의 중앙채널 하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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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발하기 전에, 나는 모든 장비들(전문 비디오카메라부터 충전 전지, CF카드까지)을 요구대로 하나씩 사진을 찍어 자세한 설명을 덧붙이고 심사비준을 기다렸다.나에게 문제가 될 수 있는 것들이나 생활용품 중에 조선 사람들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는 물건들을 골라냈다. 예를 들면, 짐에서 절대로 나와서는 안되는 한국 브랜드 상품 같은 것들이다. 핸드폰을 휴대하고 입국해서는 안되기 때문에 나는 일부러 iPhone4s 대신 낡은 모토로라를 사용했다.

  하지만 재미있었던 것은 내가 탑승수속을 하고 나서 모토로라로 메시지를 보내려고 할 때, 옆에 어떤 조선 남자가 새로운 애플 노트북을 사용하고 있었다. 포장함이 아직 테이블 위에 있는 걸 보니 아마 그분은 이 노트북을 중국에서 사서 평양에 가져가서 선물할 것 같았다. 그는 비행기에 탑승하기 전에 다시 노트북을 포장하고 가방에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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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의 개방 문제가 계속 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는 것은 내가 평양에 있었던 며칠 동안 확실히 느껴졌다. 평양시에는 높은 건축물도 많아졌고 건축 스타일도 많이 현대적이었다. 공사 현장과 비계가 시선을 가려서 그런지 2003년에 비해 온 거리에 붙어있던 혁명 표어들이 두루 감소된 것 같았다. 거리에는 차가 많아졌고 특히 택시의 차원도 많이 향상되었는데 포커스(Focus), 볼보(Volvo), 비야디(BYD), 그리고 조선 국산 브랜드 '평양' 자동차도 많이 있었다.

  평양 사람들의 생활은 많이 다채로워졌다. 2003년에는 종업원들이 입은 전통적 긴 치마를 제외하고 옷 색깔은 남색, 흰색, 회색 뿐이었는데 지금은 조선 여자들의 일상적 복장은 색깔도 밝고 스타일도 다양해졌다. 어린이들이 멘 책가방을 보면 중국 어린이들의 가방과 별 차이가 없었다.

  더욱이 큰 변화는 평양 사람들이 다 핸드폰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아직 무선 인터넷 정도를 사용하지 못하지만 길거리에서 집이나 회사에서 전화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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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텔에 있는 TV도 봉황TV, BBC, CNN 등 국제적 채널도 많이 생겼다. 한번은 내가 비디오 카메라와 망원 렌즈를 거리에 초점 맞춘 적이 있었는데 옆에 있었던 안전원이 나의 행동을 저지하지 않아서 나는 서둘러 렌즈를 다시 조준해서 보통 조선 사람들과 그들의 일상 생활 모습을 찍어놓았다.

  퇴근 시간이 되면 공공 교통여건이 아직 충분히 갖추어지지 못해 평양의 버스 정류장마다 사람들이 길게 줄을 지어 서 있었지만 요란하게 떠들거나 끼어드는 장면은 없었다. 하학하고 집에 가는 어린이들도 다 조용히 나란히 줄을 서서 빨간 신호등을 기다리고 길을 건넜다. 그들의 몸에서 나는 그 어떤 질서가 존재하는 것을 보았다.

  어느날 저녁, 우리는 스스로 호텔을 나갔다(저지하는 안전 요원이 없다는 것은 아직도 나에게 불가사의한 일이었다). 우리는 어떤 편의점에 갔는데 거기에는 풍부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적지 않은 상품들이 있었다. 대부분 상품은 중국산이었다. 근처에 살고 있는 주민들이 매일 번호나 이름으로 식품 배당을 무료로 받아가고 있었다.

  우리는 거기서 판매원 여자애를 만났다.판매업에 종사하는 일이라 그런지 여자애는 길거리의 행인들과 달리 아주 자연스럽고 대범하였다. 말은 안 통하지만 우리의 질문에 손짓하거나 그림을 그리는 방식으로 대답하는 모습이 아주 생생하고 귀여웠었다.

  매번 이런 간단하고 소박한 화면들이 생각날 때마다 나도 이렇게 자신을 일깨웠다. "혹시나 사람들이 조선을 가면화(面具化)시키는데 열중해서 오히려 진정하게 조선을 알아보는 것을 잊어버리는 것이 아닐까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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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은 아직까지 많은 문제들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으나 나는 "조선에서 가장 좋은 주택은 지식인에게 주고, 조선의 예술가들은 상당히 존중을 받고 있고, 조선은 의료, 교육, 주택 등을 무료로 인민에게 제공하며 조선 사람들은 자신의 민족 특성을 지키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솔직히 얘기하면 이번 평양 여행에서 나는 조선이 관제 방면에서 많이 풀어졌다는 것을 느꼈다.하지만 조선을 떠나기 전날 밤까지 긴장한 마음은 풀지 못했다. 나는 2시간을 들여 카메라에 있는 모든 사진들을 검사하고 혹시나 내 자신에게나 설비에 문제점을 줄 것 같은 사진들은 모두 삭제하였다. 이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었다. 직업으로 인해 내가 몰래 촬영하는 버릇이 있으니까.

  하지만 출국했을 때 카메라는 아무런 검사도 받지 않았고 모토로라는 또다시 내 손에 있었다. 귀국했을 때 탑승하던 고려항공의 비행사는 기술이 아주 뛰어나서 이륙과 착륙 과정에 흔들리거나 덜컹거리는 것이 거의 하나도 없었다.

  지금, 나는 다시 베이징의 집으로 돌아와있다. 평양의 사진들을 정리하는 나는 또 평양의 거리에 되돌아간 것 같았다. 하학하고 줄을 서서 집에 가는 어린이들과 식품점에서 생활 필수품을 받는 보통 조선 사람들을 보면서... 그들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야 할 것 같다./장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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