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족 등 재외동포를 보는 한국인의 시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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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4-01-29 08:38본문
조선족 등 재외동포를 보는 한국인의 시선은?
작년 11월 대통령의 해외 순방길에 일어난 재외동포들의 반정부 시위는 참 당황스러운 일이었다.
이 사건을 둘러싸고 벌이는 국내 정치인들간 상호 공방과 이를 다루는 대중매체들의 부정적 기사들도 흘러 넘쳤다. 심지어 극우성향의 인터넷 사이트로 유명세를 탄 곳에서는 지독한 험담마저 흘러나왔다. 우리는 이런 문제를 어떻게 봐야 하는가.
재외동포 700만 명의 시대!
재외동포들의 삶을 가까운데서 지켜보거나 연구를 위해 조사를 하게 되면 해외에서의 삶이 한국(한반도)에서의 삶과 관련되어 있음을 종종 느끼곤 한다. 고향 또는 출신배경이나 사회·경제적 관계는 이주 후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물론 한국인들이 많이 모여 사는 미국이나 일본, 중국, 유럽 국가 등을 보면 대개 한인교회로 인해 새로운 공동체나 인간관계가 형성되기도 한다.
그러나 재외동포 1세대들의 사회관계에는 한국의 출신배경이나 사회·경제적 경험과 관계가 연결되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그들의 삶은 여러 요인이 따라 다양하고, 의식 역시 다양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한국의 대중매체에 등장하는 재외동포는 크게 보면 두 타입으로 나눠져 있다. 그 하나는 긍정적으로 소개되는 성공한 재외동포들이다. 이주 현지에서 성공한 사업가나 입지전적 인물들, 재외동포 사회의 리더들, 자녀를 유수한 대학, 특히 소위 명문으로 일컽는 하바드대학 등 아이비 리그 같은 곳에 자녀를 진학시킨 1세대들과 그런 대학에 진학한 자녀세대들은 재외동포 사회 대중매체에도 자주 등장하고, 간혹 국내 대중매체에 소개돼 유명세를 타기도 한다.
그런데 한국 대중매체나 한국 사회가 그런 사람을 대하는 태도에 얼마나 모순이나 위선이 차있는가 생각할 때가 있다. 한 예로 미식축구선수로 이름을 떨친 한인계 미국인 하인즈워드 선수를 보자. 한국은 과거로부터 다문화가정의 자녀에 대해서는 ‘혼혈아’라고 하여 무관심하거나 무시해 왔음을 반성하지 않을 수 없다.
다른 하나는 부정적인 사람들이다. 2007년 버지니아텍 주립대에 재학 중 총격사건의 범인이었던 조승희로 대표되는 경우다. 당시 한국 사회에서나 미국내 한인 사회에서는 이 문제가 민족문제로 비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전전긍긍했다. 조승희가 저지른 행위에 대해 집단(?)적으로 사과하고, '혐한(嫌韓)'분위기가 조성되지 않도록 예민하게 반응한 것이다.
반면 이주 동포들이 정착하는 과정에 겪는 고통이나 한국정부의 이주정책 등, 재외한인사회과 관련된 문제점에 대해서는 그리 주목하지 않는 듯하다. 이렇게 '스테레오 타입(stereo type)'화 된 재외동포관 때문에 그들도 우리와 똑 같은 욕망과 의식, 감정과 태도를 갖고 있다는 사실조차 종종 잊기도 한다.
작년 11월, 재외동포들의 반정부 집회 및 시위 사건을 조금만 성찰해 보자. 암울했던 1970, 80년대에 반독재 민주화운동을 했거나 한국 독재 정부에 대해 반감을 가졌던 사람들 중에는 해외로 이주하는 경우가 간혹 있었다. 또는 해외로 유학을 떠났다 독재 정부에 대한 거부감으로 현지에 눌러앉은 사람들도 꽤 있었다.
그러다보니 그들은 해외에서도 반독재 민주화 운동에 헌신하는 경우가 많았다. 1980년 광주에서 일어난 5.18민주화운동이 국내에서는 보도가 통제되어 그 비극적 실상을 제대로 알지 못했던 시절, 해외언론을 통해 동포들에게 먼저 알려졌다. 심지어 이런 사실들이 재외동포들을 통해 한국으로 역수입되는 어처구니없는 일도 있었다. 이런 아이러니는 1980년대의 민주화운동을 재외동포들이 국내 민주화 운동을 촉발시키는 도화선이 됐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게했다.
1990년대 이래 한국이 차츰 민주화되면서 그런 일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여겼다. 그런데 지난 해 11월 프랑스, 미국 뉴욕과 워싱턴, 독일 등의 여러 지역의 재외동포들이 국정원 선거개입을 규탄하는 반정부 민주화운동에 불을 지폈다. 또 미국내 대학에서는 재외동포들이나 유학생들의 시위가 일어나기도 했다.
21세기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이러한 일들은 낯설기 보다는 어쩌면 너무도 자연스럽다. 재외동포들은 고향을 생각하면 늘 눈시울을 적시기만 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그들도 각양각색의 배경과 경험을 바탕으로 희망, 태도, 가치관 등의 자기철학을 갖고 산다. 떠나온 고국이 잘되면 자기 일처럼 기쁘게 받아들이고 박수를 보내지만 문제가 있으면 푸념도 불평도 한다. 때문에 문제가 심각할 때는 비판하거나 거리에 나서 시위하는 일은 자연스러울 뿐만 아니라 심지어 고맙게 여겨지기도 한다.
힘든 외국생활에 자신과 자기 가족만 잘살면 된다며 이기적이고 안일한 삶에 빠져 사는 사람들보다는 고국의 문제와 위기에 애정과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들이야 말로 한국의 민주주의의 발전과 경제적 번영, 나아가서는 평화 통일을 염원하고 함께 만들어나갈 진짜배기 동포가 아닐까 싶다. 편견과 도식화된 눈으로 재외동포를 평가하거나 재단하기에 앞서 함께 한민족의 미래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어우러지고 서로 등을 토닥이는 열린 시선과 따뜻한 마음이 절실한 시절이다.
재외동포신문
김귀옥 한성대 교수
작년 11월 대통령의 해외 순방길에 일어난 재외동포들의 반정부 시위는 참 당황스러운 일이었다.
이 사건을 둘러싸고 벌이는 국내 정치인들간 상호 공방과 이를 다루는 대중매체들의 부정적 기사들도 흘러 넘쳤다. 심지어 극우성향의 인터넷 사이트로 유명세를 탄 곳에서는 지독한 험담마저 흘러나왔다. 우리는 이런 문제를 어떻게 봐야 하는가.
재외동포 700만 명의 시대!
재외동포들의 삶을 가까운데서 지켜보거나 연구를 위해 조사를 하게 되면 해외에서의 삶이 한국(한반도)에서의 삶과 관련되어 있음을 종종 느끼곤 한다. 고향 또는 출신배경이나 사회·경제적 관계는 이주 후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물론 한국인들이 많이 모여 사는 미국이나 일본, 중국, 유럽 국가 등을 보면 대개 한인교회로 인해 새로운 공동체나 인간관계가 형성되기도 한다.
그러나 재외동포 1세대들의 사회관계에는 한국의 출신배경이나 사회·경제적 경험과 관계가 연결되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그들의 삶은 여러 요인이 따라 다양하고, 의식 역시 다양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한국의 대중매체에 등장하는 재외동포는 크게 보면 두 타입으로 나눠져 있다. 그 하나는 긍정적으로 소개되는 성공한 재외동포들이다. 이주 현지에서 성공한 사업가나 입지전적 인물들, 재외동포 사회의 리더들, 자녀를 유수한 대학, 특히 소위 명문으로 일컽는 하바드대학 등 아이비 리그 같은 곳에 자녀를 진학시킨 1세대들과 그런 대학에 진학한 자녀세대들은 재외동포 사회 대중매체에도 자주 등장하고, 간혹 국내 대중매체에 소개돼 유명세를 타기도 한다.
그런데 한국 대중매체나 한국 사회가 그런 사람을 대하는 태도에 얼마나 모순이나 위선이 차있는가 생각할 때가 있다. 한 예로 미식축구선수로 이름을 떨친 한인계 미국인 하인즈워드 선수를 보자. 한국은 과거로부터 다문화가정의 자녀에 대해서는 ‘혼혈아’라고 하여 무관심하거나 무시해 왔음을 반성하지 않을 수 없다.
다른 하나는 부정적인 사람들이다. 2007년 버지니아텍 주립대에 재학 중 총격사건의 범인이었던 조승희로 대표되는 경우다. 당시 한국 사회에서나 미국내 한인 사회에서는 이 문제가 민족문제로 비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전전긍긍했다. 조승희가 저지른 행위에 대해 집단(?)적으로 사과하고, '혐한(嫌韓)'분위기가 조성되지 않도록 예민하게 반응한 것이다.
반면 이주 동포들이 정착하는 과정에 겪는 고통이나 한국정부의 이주정책 등, 재외한인사회과 관련된 문제점에 대해서는 그리 주목하지 않는 듯하다. 이렇게 '스테레오 타입(stereo type)'화 된 재외동포관 때문에 그들도 우리와 똑 같은 욕망과 의식, 감정과 태도를 갖고 있다는 사실조차 종종 잊기도 한다.
작년 11월, 재외동포들의 반정부 집회 및 시위 사건을 조금만 성찰해 보자. 암울했던 1970, 80년대에 반독재 민주화운동을 했거나 한국 독재 정부에 대해 반감을 가졌던 사람들 중에는 해외로 이주하는 경우가 간혹 있었다. 또는 해외로 유학을 떠났다 독재 정부에 대한 거부감으로 현지에 눌러앉은 사람들도 꽤 있었다.
그러다보니 그들은 해외에서도 반독재 민주화 운동에 헌신하는 경우가 많았다. 1980년 광주에서 일어난 5.18민주화운동이 국내에서는 보도가 통제되어 그 비극적 실상을 제대로 알지 못했던 시절, 해외언론을 통해 동포들에게 먼저 알려졌다. 심지어 이런 사실들이 재외동포들을 통해 한국으로 역수입되는 어처구니없는 일도 있었다. 이런 아이러니는 1980년대의 민주화운동을 재외동포들이 국내 민주화 운동을 촉발시키는 도화선이 됐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게했다.
1990년대 이래 한국이 차츰 민주화되면서 그런 일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여겼다. 그런데 지난 해 11월 프랑스, 미국 뉴욕과 워싱턴, 독일 등의 여러 지역의 재외동포들이 국정원 선거개입을 규탄하는 반정부 민주화운동에 불을 지폈다. 또 미국내 대학에서는 재외동포들이나 유학생들의 시위가 일어나기도 했다.
21세기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이러한 일들은 낯설기 보다는 어쩌면 너무도 자연스럽다. 재외동포들은 고향을 생각하면 늘 눈시울을 적시기만 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그들도 각양각색의 배경과 경험을 바탕으로 희망, 태도, 가치관 등의 자기철학을 갖고 산다. 떠나온 고국이 잘되면 자기 일처럼 기쁘게 받아들이고 박수를 보내지만 문제가 있으면 푸념도 불평도 한다. 때문에 문제가 심각할 때는 비판하거나 거리에 나서 시위하는 일은 자연스러울 뿐만 아니라 심지어 고맙게 여겨지기도 한다.
힘든 외국생활에 자신과 자기 가족만 잘살면 된다며 이기적이고 안일한 삶에 빠져 사는 사람들보다는 고국의 문제와 위기에 애정과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들이야 말로 한국의 민주주의의 발전과 경제적 번영, 나아가서는 평화 통일을 염원하고 함께 만들어나갈 진짜배기 동포가 아닐까 싶다. 편견과 도식화된 눈으로 재외동포를 평가하거나 재단하기에 앞서 함께 한민족의 미래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어우러지고 서로 등을 토닥이는 열린 시선과 따뜻한 마음이 절실한 시절이다.
재외동포신문
김귀옥 한성대 교수